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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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편지
2019년 12월 31일 20시 48분  조회:1197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제1부 풍구의 바퀴가 서면 수펄은 죽는다




 아득한 편지


허공을 정처 없이 맴도는 왕잠자리
까맣게 탄 기다림에 날갯짓 짙붉다.
 
팔매질에 수면을 뛰어가는 조약돌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간다.
 
이제 바람의 등에 실려 온 낙엽
창턱에 살포시 쪽잠이 든다.
 
발밑으로 맨발 밑으로
보랏빛 그리움이
한길 반 높이로 쌓였는데
왜가리 유리병
깡마른 꽃가지 초리 끝에
가녀린 상념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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