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룡호
http://www.zoglo.net/blog/sunlonghu 블로그홈 | 로그인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 미발표작품

나의카테고리 : 미니소설

[미니소설] 귀먹은 할아버지와의 대화 (손룡호)
2018년 05월 07일 13시 47분  조회:608  추천:0  작성자: 이슬빛
미니소설

귀먹은 할아버지와의 대화 
 
손룡호 
   
     연길명성중의 진료소에 안도에서 70대 중반을 벗어난 리씨라는 할아버지 한분이 와서 앞뒤귀에 침을 여러대 꽂고 있었다. 
   곁에는 50대를 넘어서 풍맞아 다리를 저는 최씨라는 남자가 머리에 수두룩히 침을 꽂고 있었다. 
  나란히 앉아 있노라니 두 사람은 자연히 대화하고 싶어졌다.
   그래도 나이가 한참 어려보이는 최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는 왜 귀에 침을 맞습니까?......"
    사람좋게 생긴 할아버지는 웃는다.
    "무스게라우?......"
    보매 귀가 들리지 않아 찾아온 모양이였다.
    "귀가 들리지 않습니까?......"
    "야, 고속렬차를 타면 금방 오는데...세월이 믿기 어렵게 빨리 좋아진다니까?....."
    최씨는 웃었다. 사람의 귀에다 좋은 소리만 듣고  나쁜 소리는 듣지 않는 신경공능을 증가시킬 수만 있다면 오죽 좋으랴는 생각이 피뜩 들었다. 
    사람은 나쁜 소리 들으면 마음이 불안해나고 그런 일이 자주 있으면 피가 혼탁해지고 나중에 병이 나게 되는 법이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최씨는 높은 소리로 말하였다.
   "할아버지, 귀가 들리지 않으면 좋은 점도 있겠습니다. 남이 욕하거나 흉보는 소리를 듣지 못하니 좋을거 아닙니까?......"
    "야, 상해에 가 있는 아들 집에 가서 3년을 있다가 돌아와 지금은 경로원에 가 있소. 살아보니 그래두 제 로친이 제일입데."
    "맞습니다. 늙으막에는 로친이 제일이지요. 우리 아버지두 젊어서는 우리 어머니 앞에서 우쭐대더니 눍어서 오금을 못쓰게 되니까 우리엄마만 찾습데다."
    리씨할아버지는 또 알아듣지 못하고 대신 웃으면서 자꾸 두다리를 안으로 가다드린다. 
    "할아버지 여기서 치료하면 귀가 열릴 것입니다."
    "야, 전렬선염이 있어서 오줌을 누어야겠소."
    "누세요. 위생실이 저쪽에 있습니다."
    "야, 오느라고 기차표 값 18원, 가느라고 18원, 기차역전서 뻐스타고 왔다갔다 2원, 점심에 초두부를 먹자면 20원은 깨질거니까......한번 나오면 50원은 달아나오."
    "로임 얼마 나옵니까?......"
    "올해 76섯살이요."
    최씨는 웃었다. 귀는 잘 듣지 못하지만 성격은 소탈해 보이였다. 그래서 최씨는 엄지손가락을 내 들었다.
    "할아버지 귀는 멨어도 마음은 메지 않았어요.".
    "야, 집에서 맏이가 아니라 셋째요."
    "사랑합니다."
   최씨는 두 손을 머리우에 올리면서 사랑표시를 하였다. 할아버지도 웃으면서 같은 동작을 하였다. 
    사람이 늙어가면 나름대로 탈이 나는 법이다. 메가는 현상이 늦게 더 늦게 와야 할텐데......
                                 2018.4.13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 [미니소설] 현대아이들...(손룡호) 2018-11-02 0 837
12 [미니소설] 도대체 누가 셈이 못들었는데? 2018-05-07 0 789
11 [미니소설] 귀먹은 할아버지와의 대화 (손룡호) 2018-05-07 0 608
10 [미니소설] 착한 사람 (손룡호) 2018-05-07 0 595
9 [미니소설] 아름다운 음모 (손룡호) 2018-05-03 0 635
8 [미니소설] 썅디메이(想的美) 2018-02-18 0 1295
7 [미니소설] "뢔, 갈심 은솨 마러 어충호?..." (손룡호) 2018-01-22 0 694
6 팬들이여 우리가 만든 노래를 계속 불러가자 ! 2017-10-26 0 717
5 [미니소설] 국경련휴 5편 (5편) 2017-10-02 0 857
4 [미니소설] 오늘은 로인절 6편 (손룡호) 2017-08-15 0 657
3 [미니소설] 사람과 쓰레기 (손룡호) 2017-08-14 0 595
2 [미니소설] "변하기 싫습니다."(손룡호) 2017-07-12 0 812
1 [미니] '아빠, 다른 아빠가 와서 저녘밥을 다 먹어치웠어.' 2017-05-26 0 171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