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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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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에서의 사색
2016년 08월 05일 15시 10분  조회:1198  추천:0  작성자: 중국민족

 글/효문
 

 

    말로만 자주 듣던 한국 서울의 대림동에서 보름이라는 시간을 체류했다. 백문불여일견이라더니 한족과 조선족들이 많이 집거하여 있는 대림동은 명실공히 서울안의 중국거리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스스럼없이 들리는 한어, 연변 나그네들의 함경도 말씨, 심양지구 사람들의 평안도 말씨가 한데 뒤섞여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음식점, 중국상점, 직업소개소, 환전소 등 한국사람보다는 중국조선족과 한족을 상대로 하는 크고 작은 간판들속에는 사천의 마라탕, 동북타래떡과 만두를 파는 간판도 있었다. 그밖에 노래방 또한 도처에 있는데는 노래를 못부르는 사람을 상대로 노래연습장도 있었다.
    대림동은 매우 자유스러운 거리다. 법과 질서를 위반하지 않으면 소신껏 자신을 표현할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그속에서 우리는 우리대로 살고 있지 않는가? 아무데나 뱉어놓은 가래춤과 되는대로 널린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자주 눈에 띄였다. 조금은 부끄럽고 유감스러웠다.
    대림의 낮은 이렇다하고 밤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날 일부러 대림거리를 산책하였다. 지금은 한국행이 아주 편리하여 가족이 모두 나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많다고 들었는데 가족을 떠난 외로움과 그리움이 아직도 해소된것이 아닌지 휴식날 밤 끼리끼리 활동이 빈번했다. 도처에 남자들이 술마시고 좋은 기분에 큰소리로 떠드는 장면과 부처간이 아닌 남녀들이 한데 몰켜 다니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수 있었다. 전에 불법체류 단속을 할 때야 어디 이런 풍경이 있을가? 이런 기회에 친구끼리 술을 마시며 직장에서, 회사에서, 노가다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풀어놓는것 같아 좀은 무질서해보였지만 리해가  되였다.
    이것은 또한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해도 오랜 세월 다른 체제에서, 다른 가치관에서 생활했기에 이질적인 차이로 다년간 한국인들속에서 살아왔지만 그들 세계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원인과도 관련된다. 그러니 한국에 살면서도 부득이 같은 문화권에서 오래 생활해 온 조선족들끼리 래왕하게 되는것이다. 이제는 한국에 와 가족이 함께 사는 사람이 날로 많아져 생일이나 잔치, 환갑연, 지어는 아기 돐잔치까지 한국에서 진행한다. 그리고 동창회, 향우회 등 동아리도 수없이 많다. 그렇게 자주 만나 스트레스를 풀면서 우의를 돈독히 하는것은 좋은데 소비돈이 늘어나고 술좌석이 잦다고 한다. 부조돈만도 대국의 기질이 있어 통크게 10만원(인민페 600원), 서로 사이가 좋으면 20만원이다. 한국인은 보통 5만원정도인데 말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의 생활페턴을 따르는것이 아니라 점차 중국에서 생활할 때의 그 생활방식대로 살아가는것이다. 돈은 한국사람만큼 벌고 한족사람처럼 절약하여 쓰지 않으면 돈이 모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저런 허점이 있는 와중에도 이제 더는 불법체류를 단속하지 않아 사람들이 왕래가 매우 쉬워졌고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 역시 자유스러워 그 어떤 불안이나 공포감을 찾아볼수 없다는것이 반가왔다. 이제 한국행은 조선족에게 거의 자유왕래라 해도 되지 않을가. 거의 6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 있다니 세 사람당 한사람 꼴로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니 이제 한국땅은 서울을 중심으로 어디가나 중국조선족이 있는 곳으로 되고 있다. 전에는 월세나 고시원 등에서 거주했다면 이젠 점차 월세도 아니고 전세집, 형편이 좋은 사람들은 아예 살림집을 사고 눌러앉은것이다.
    대림동에서 필자가 알아본데 의하면 많은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 젊은 계층들이 더욱 그렇다면 조선족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백여년 지켜온 우리의 민족공동체는 어떻게 될것인가?
    정녕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수시로 제기하게 되는 곳이 바로 서울의 중국거리 대림동이다. 우리는 아무리 그 속에 살아도 남인것이다. 말하자면 렴가의 로동력에 불과하다는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에만 가면 되고 돈만 벌면 되는것인가? 사회적 인간으로서 마땅한 대우와 권리를 가져야 인간다운 삶을 사는것이 아닐까? 공민권을 갖지 못하고 선거권과 피선거권도 없이 그저 세월가는대로 산다. 돈만 바라보고 사는것이다. 그것이 한국에서의 중국 조선족의 삶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것인가? 우리가 처음 한국땅을 디뎠을 때 이곳이 낯설었듯이 언제가는 중국도 낯설어질것이다. 점차 중국의 정치사회제도에 관심을 갖지 않게되고 중국을 모르는데서 많은 불편이 생길것이다. 특히 가장 걱정되는것은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태여나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러므로 중국인이지만 한어를 모른다. 한어를 모르고 향후 중국에 와서 어떻게 적응하겠는가? 때문에 왔다갔다를 시계추처럼 반복하다보면 우리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될것이다.
    우리는 어찌해도 조선족으로서 중국의 물을 먹고 중국에서 뼈를 자래웠기에 중국문화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이 좋은 나라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지키면서 앞서가는 민족으로 사는것이 한국에서 생활하는것보다 훨씬 보람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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