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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는 봄날이 없다
2015년 03월 05일 08시 37분  조회:1835  추천:0  작성자: 바위
도시의 밤빛은 언제봐도 현란하다. 즐비한 고층빌딩들 그리고 오색찬란한 네온에 눈이 부실정도이다. 낮과 밤이 따로 없이 갈수록 밝아지는 도시는 현대문명을 자랑하기에 너무도 충분하다. 세상만물은 비좁은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 울타리를 만드느라 바쁘다.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생존법을 익혀가고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면서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인생이 힘들어도 환상과 자화자찬으로 아픔을 달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그런데 어쩐지 갈수록 흐리터분해지는 몽롱한 의식과 시각으로 도시의 률동과 어울리지 않게 기가 죽어있고 갈팡질팡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정처없이 길을 가는 그들에게 차디찬 비물만 얼굴을 때린다. 머리는 촉촉히 젖어들고 온몸에 불빛이 찾아들지만 영문 모를 슬픔과 애환에 고독스럽기만 하다. 눈물은 어느새 흘러나와 눈가에 맺히고 눈물비물 범벅이 되여 흘러내린다. 쌀쌀한 찬바람 불어와 몸은 떨리고 몸 둘곳이 없다. 그저 가로등만 소리없이 친구가 되여 비물에 몸서리치는 그림자를 던져줄 따름이다...

태양이 결석한지도 너무 오래다. 어디서 뭘하는지 해빛의 냄새조차 없다. 가장 추운때가 겨울인줄 알았는데 어쩐지 여기는 봄날이 이렇게도 추운지. 파릇파릇 새록마다 애절하게 기다리는 아지랑은 아직도 소식없고 쌀쌀한 칼바람에 애처롭기만 하다.

별수 없지만 아침에도 찬비 저녁에도 찬비가 내린다. 삼켜버릴수도 없는 걱정과 고통은 따뜻함을 원해도 해빛은 보이지 않고 길가에 흔한 꽃들도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한송이도 없다. 어쩌다 사람들 향기에 취하지만 진정 그들의 마음에 드는 한가닥 향기는 보이질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불안감을 피할수 없다지만 가슴깊이 파고드는 불안한 그들의 마음 누가 와서 들어줄까. 자신에게 욕도 해보고 때리기도 해보고 물어보기도 한다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비통과 상처를 멀리할수 있을까. 얼마를 기다려야 봄꽃이 활짝 필라나.

아픔과 외로움을 어떻게 거절하여야 하는지 몰라서 그저 외로이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꽃은 피고 아릿다움을 뽐내다가 지지만 그들은 어떻게 자신을 감싸고 덥혀야 하는지 모른다.

타향에서 걸어가는 길 너무도 멀고 무겁다. 혼신의 힘을 다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야 한다. 목적지가 아무리 찬란하다 하여도 주어진건 없고 인젠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만 멈추어서는 안되고 멈출수 없을뿐이다. 굳어진 시선들, 야유의 시선들, 기대의 시선들, 격려의 시선들 여기저기에서 번쩍거린다. 그속에서 그들은 외로이 자신과 싸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싸움에서 이겨 백전백승의 장군이 될것처럼 말이다.

번영의 뒤에 숨어있는 도시의 삭막함은 천길 함정마냥 입을 벌리고 나약한 자들을 삼킬듯 공포스럽다. 함정을 피하려는듯 외로운 사람은 거리를 떠돌기도 하고 고독한 마음은 필에 담아 달래보기도 한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비물에 젖어 방황하다가 어느 순간 법률의 고압선에 손을 댔다가 인생을 망치는 처참한 결과를 낳는다. 침묵한 사람은 언젠가를 모를 폭발을 기다리듯이 일촉즉발 초읽기 상태이다. 어쩔수 없는 사람들은 다행으로 필끝에서 글이 되여 마음을 추스르고 얼굴에 주름살을 파며 세월과 싸울 뿐이다.

행복을 찾아 동분서주한지 몇해던가. 보일락 말락 잡힐듯 안잡힐듯 숨박꼭질만 반복되는 인생 누가 행복이 그렇게 쉽다고 했더냐. 행복을 찾아가는길이 인생이라면 슬픔과 함께 하는것은 무엇이라 할까.

희미한 불빛속에 가물거리는 광선을 타고 잡고싶은 무언가를 유심히 살펴보아도 눈에 잡히는건 아직 없다. 억척스레 일하면서 자신의 그 몫을 찾아보아도 허사인줄 인제야 알았다.

창밖의 비는 줄줄 멋없이 잘도 내린다. 아무런 고통도 불안도 없듯이 제멋에 흥이다. 그저 부럽기만 한 세상만사지만 넓은 세상에 거처도 없으니 마음은 텅텅 비여가고 자신의 존재도 의미를 잃어간다. 주변에도 마음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따스한 봄날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다행으로 가슴이 후련해 나기도 한다. 마음이 차가워지면 눈물로 덥히고 마음이 아파나면 비로 씻고 마음이 힘들어지면 찬바람으로 정신을 차리고 마음이 상처를 입으면 깊은 밤에서 쓰다듬고 마음이 허전해지면 툴툴 털고 명상에 빠져보면 어떨까. 천국보다 아름답고 황홀한 세상이 펼쳐질지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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