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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유전인자
2014년 09월 16일 12시 24분  조회:1508  추천:1  작성자: 장학규

못 말리는 유전인자


장학규

 

조깅에 재미를 붙인지도 꽤나 된다. 젊었을때는 새벽까지 책을 보고 늦잠 자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지금은 열시만 되면 눈꺼풀이 저절로 내리덮여서 도무지 이겨낼수가 없다. 대신 새벽 4시가 좀 넘으면 침대에 그대로 누워있을수가 없다. 아무리 눈을 감고 숨을 죽여도 잠이라는 물건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하는수 없이 어슬렁 기어 일어나 식구들이 덩달아 깨날가봐 조용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늙지도 않은 몸이 지금 난시부르스를 하고 있는셈이다.
고작 조깅을 시작하게 된 동기설명이 좀 길어졌다.
그런데 이건 좀 심각한 문제인데 매일 조깅하러 나갈때마다 눈쌀이 찌프려지는 일이 하나 있다. 간밤까지 멀쩡하던 아파트 앞의 쓰레기통이 아침만 되면 널부러져서 '내장'을 산지사방에 헤쳐버리고있는것이다.
처음에는 동물들의 짓거리일 것이라 의례 짐작했었다. 요즘 뉴스에서 메돼지 수가 불어서 피해가 막심하다는 소식을 가끔 들어오는 중이였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내에 벼라별 형형색색의 강아지를 키우는 업주들이 많았다. 솔직히 그 메돼지류나 강아지류들의 짓거리일지 누가 안단말인가?
그러다가 오늘 아침 그 '동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었다. 아주 멀쩡하게 차려입은 쉰나마 됨직한 아저씨였다. 쓰레기 통을 뒤져서 병사리나 종이따위를 챙기고 있었는데 진짜 메돼지처럼 쓰레기통에 사람 머리가 다 들어가다싶이 하고있었다.
일전 반도도시보에 희한한 기사가 떠서 나는 그걸 보고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했었다.
청도 이촌의 어느 강 하나가 늦가을 비로 하여 불어서 거기에 빠져죽은 사람 하나가 있다는 기사였다. 좀 랭혈적인 말일지도 모르지만 별로 관심이 가는 소식은 아닌상 싶다. 강물이 불어서 사람이 빠져죽는 일은 어느 동네서나 예사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는 불감증에 절어있는 사회에서 산다. 매일 이 동네 저 마을에서 사건사고가 다발적으로 터져 인명이 파리 목숨처럼 죽어나가는것을 목격하고 듣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마비되어 무감각적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솔직히 좀 부아통이 돋아나는 그런 사건이었다.
발단은 물이 불어나면서 강으로 여러가지 륙지의 물건들이 떠내려오는것이었다. 사고를 친 사람은 그 떠내려오는 물건들중에 쓸만한 것이 보여서 그걸 주으려다가 발을 헛디뎌 강물에 밀려간것이다. 아주 허황한 희생임에 틀림없다.
그 기사를 쓴 기자라는 인간도 참 재미있었다. 사고 현장에서 생방송을 하고있었는데 자기가 취재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러 사람이 강물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널판자나 플라스틱박스 같은 이런 저런 "보물"을 건지고 있었다고 덧붙인것이다.
보물?
세상에!
거리나 강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것을 '보물'이라고 형용할 수 있는 기자가 있다니 같은 기자로서 그저 얼굴이 뜨끔해난다.
하기사 내가 필요하지 않는걸 남이 유용하게 쓸수 있다면 그게 그 남한테는 보물일수가 있겠다. 그러나 어쩌면 주인도 쓸려고 챙겨두었던것이 폭우에 쓸려 떠내려왔을지도 모를 남의 물건을 공짜로 챙기려고 목숨까지 내거는 그 행위는 어쨌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할수는 없겠다. 행여 주어서 원주인한테 돌려주려고 했다면 또 모를까 기자의 취재에서 보다싶이 그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우니 아무튼 이래저래 정당하지도 깨끗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조소거리행위라고 할수밖에 없다.
산동사람들의 위생관념은 말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이 다 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밥 먹는 자리에서도 꺼리낌없이 휭하고 코를 풀고 그 손을 씻지도 않고 만두를 쥐어 된장에 찍어먹는 일은 다반사이다. 남에 대한 배려심이 전혀 없이 자기 몸만 빠져나갈수 있다면 아파트 계단이고 입구고 아무렇게나 쓰레기들과 물건들을 쌓아둔다. 물론 공용장소나 공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온통 쓰레기 천지다.
내가 살고 있는 백사하 강변만 해도 그렇다. 정부에서 숱한 돈을 들여 강변을 공원처럼 꾸며놓았다. 그런데 매일 수백명의 낚시군들이 모여들면서 강변에는 별의별 오가잡탕들이 버려져서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 낚시군들이 낚시를 하면서 낚시밥 봉지나 이것저것 군입질하면서 생겨나는 쓰레기들을 바로 옆에 그대로 버리기 때문이다. 이틑날 그 자리에 와서 또 낚시질 할것이 분명한데도 오늘만 편하면 만사대길이라는 인간족속들이다.
그래서 느닷없이 미국 인디안인들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글로벌시대를 맞이했는데도 인디언들이 계속 원시생활을 고집하니까 미국 정부에서 한번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토굴 같은 것들을 다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고층아파트를 지어준 것이다. 몇달이 지나서 이 사람들이 아파트 생활 어떻게 하냐고 찾아가보니 아파트엔 돼지나 닭 같은 동물들을 키우고 자기들은 숲속에다 초막집을 다시 지어놓고 지내더란다.
이것은 어느 학자의 글에 게재된 내용이다.
결코 타민족이나 타국민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없다. 내가 말하고저 하는것은 대를 이어오는 유전인자는 그래서 말릴수 없다는것이다. 어렸을 적에 한족들이 애 돍잔치를 하면 우리가 애에게 의식적으로 연필이나 책을 쥐도록 유인하는것처럼 한족들은 쥐꼬리를 쥐도록 애를 닥달하는것을 많이 보아왔었다. 쥐처럼 뭐나 집으로 끌어들이라는 고심이였다. 그런 문화속에서 인성이 자사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법이 있는가?! 그런게 몸에 배겨지면 인디언들처럼 아파트가 초막집보다 불편해지게 되는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사회는 발전한다. 거기에 맞추어 사람도 적응하면서 탈피를 거듭해야 하는것이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것이 나쁜 문화라면 고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조상이 초막집에서 딩굴었다고 그 후손들이 살기 편한 아파트를 거부한다면 인류는 퇴화되고 말것이다.
요즘 청도 민족사회도 많이 변모되여가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모진 가난에 찌들렸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정말 억세게 일하고 벌었었다. 그런데 이제 주머니에 몇푼 담겨지기 시작하니까 점차 고향에서의 나쁜 버릇들이 되살아나고있는것 같다. 술도박이 머리를 쳐들고 허풍떨기가 다시 성행하고있다. 니 잘났니 내 못났니 다투기가 또 시작되고 너나없이 얼굴을 빳빳이 쳐들고 안하무인으로 거리를 쓸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역시나 유전인자란것은 못말리는구나 하는 막무가내와 더불어 더 늦기전에 이제라도 고향을 어렵게 떠났던 초심을 되새기며 각자가 자신의 유전인자를 고쳐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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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하얀 진주
날자:2017-09-22 10:12:49
유전인자가 무섭네요. 잘 읽었습니다.
집단 무의식이죠. 우리 의식은 모르고 있지만 우리 몸은 깊숙히 알고 있고 또 그리 행하도록 시키는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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