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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学奎文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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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의 섭리
2015년 04월 20일 15시 27분  조회:1314  추천:0  작성자: 장학규
수필

들꽃의 섭리


로출의 계절이지만 우리 아파트단지내에는 화려한 로출이 없이 여기저기 숨어서 수수하게 피는 들꽃들이 있다.

언젠가 딸애를 데리고 산보를 나갔다가 "아빠 저 꽃 정말 이뻐!" 하는 감탄때문에 갑자기 관심을 돌리게 되였다.

정말이지 이제는 꽃이란 이미지에 깜짝 놀랄만큼 호들갑을 떨 나이는 언녕 지나 있다. 그리고 꽃에 애간장을 끓이거나 꽃을 따서 집으로 가져와 병사리에 꽂을 정도로 유치한 세상도 아닌것 같다.

솔직히 농촌에서 자랐지만 나는 꽃을 잘 모르고 있다. 흔하게 보이는 나팔꽃이나 민들레꽃 정도만 알고 함박꽃도 “내 고향 오솔길”로 유명세를 탔던 연변의 한국화 가수 덕분에 남들과 물어서 겨우 알았다. 나무 종류도 아는게 별로 없고 풀 이름이나 나물 명칭도 딱히 아는게 거의 없다. 나무는 백양나무, 소나무 정도가 지식의 바탕이나 다름없고 풀에 대한 상식은 잔디 정도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요즘 꽃에 끌리는 마음이 있다. 이름도 잘 모르지만, 그리고 꽃의 속성에 대한 료해도 별로 없으면서 자꾸 눈길이 가게 된다. 나이를 먹긴 먹은건가? 남자가 새삼스럽게 꽃따위에 신경을 돌리는것도 예상사는 아닐것이다.

한번은 학교 갔다 돌아온 딸애가 아파트단지내에 이쁜 꽃이 있다면서 그쪽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어차피 끌려서 갔다. 내 보기에도 이름 모를 그 들꽃이 참 이쁘기는 했다. 한번 꺾어보고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런데 손을 내밀었다가 그대로 다시 당겨왔다. 꺾은 다음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것이다. 한번 코에 대고 냄새 맡아보고 바로 버리기에는 량심이 허락치 않는다. 마땅히 두고두고 생기를 띠고 향기를 내야 할 꽃이다. 사람이라면 꽃 역시 가슴 아프지 않을가싶다. 멀리서 화려한 빛갈에 감동하고 진한 내음을 들이마시면 오죽이나 좋을가.
하지만 딸애는 꼭 꺾고싶어하는 눈치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더니 리해할수 없다는듯 종알거렸다.
“아빠 빨리 꺾어줘.”
여차하면 애의 말을 따라주고싶지만 그러나 인츰 시들어질가봐 걱정이고 어쩔수 없이 거리에 버려야 하는 나쁜 인상이 남겨질가봐 두렵기도 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꽃병에 꽂기도 참 곤난하다. 마누라가 바로 갖다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태여나 자란 마누라는 꽃에 거의 관심 자체가 없다. 달랑달랑 지전에는 무한한 욕망을 보이는 대신 다른 세상사와는 아예 담을 쌓고 산다.
허나 나한테는 계속 욕망이란게 살아있다. 어려서 못 배운 딜레마가 있고 하고싶은 많은 일들을 못했다는 스트레스도 있다. 그런것들을 미봉하고 확인하고 소유하려는 본능은 여전히 살아있다. 물론 꽃마저도 제대로 몰랐다는 부끄러움 역시 그중의 하나이다. 이제라도 꽃을 배우고 꽃과 가까워지고싶어진다. 하다 못해 들꽃 옆에 다가가 오래토록 몰랐던 그 냄새를 맡아보고 그 형태를 살펴보고 그러면서 그 행복해하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 그러면서 나 역시 기쁘고 설레이고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도 딸애와 함께 들꽃을 보고 왔다. 굳이 딸애가 아니더라도 이젠 내가 더 보고싶어진다. 살짝 보듬어보고 또 부드럽게 얼굴도 대보았다. 꽃향이란게 이런건가고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된다. 내 나이 답지 않다.

그러고보니 아파트 화단에는 울금향도 있고 난초도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복숭아나무도 있고 앵두나무도 있고 살구나무도 있었다. 화단에 글자를 써놓아 그런 꽃인줄 알게 되였지만 아직 시든 상태로 있었다. 그것들도 시기에 따라 꽃을 피웠을테이지만 여직 나는 모르고 지낸것이다.

딸애는 아예 나를 끌고 화분통을 사자고 한다. 그리고 들꽃을 파가지고 집에서 키우자고 한다. 나는 그래서는 안되는 리유를 아직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딸애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꽃의 습성도 잘 모르면서 나름대로 예쁘게 자란 들꽃을 꺾었다가 고사시키면 정말 조물주에게 미안한 노릇이 아닌가? 그것보다 그 꽃을 파서는 아니된다는 책임감이 앞선다.

세상은 질서가 있는것이다. 내가 욕심나는거, 내가 좋아하는거, 내가 사랑하는걸 모두 갖자고 하면 세상은 란리가 날게 아닌가.

하물며 보금자리에 정말 보기 좋게 행복하게 피여있는 꽃을 서먹한 환경으로 끌어와야 할 권리는 나에게 없는것이다.

나는 그저 이렇게라도 가까이에서 볼수 있고 만질수 있는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꽃의 곡선 하나하나가 그렇게 매력적이고 순간순간 발산하는 향기가 정신을 혼미시키지만 나는 어쩌면 속수무책으로 지켜볼수밖에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나에겐 정말 오래간만에 찾아온 감각이고 유혹이고 또 향수이지만 불혹의 인생을 넘어서면서 지나친 욕심이 패가망신을 불러온다는 진리를 나는 언녕 터득했었다.

들꽃의 섭리, 어쩌면 그것이 또한 자연의 섭리이고 인간의 섭리가 아닐가싶다.

잃은거만큼 얻는게 인간의 삶이라면 얻는것만큼 잃게 되는것도 자연의 섭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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