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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학규 소설

두 녀인의 포옹
2015년 12월 23일 17시 27분  조회:1001  추천:1  작성자: 장학규
 
단편소설
 
두 녀인의 포옹
 

기나긴 한여름 해도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산새들의 다정한 지저귐도 숲속에 잠든지 이윽하고 야수들의 울부짖음이 간단없이 들려왔다. 
술주정뱅이같이 익살스레 생긴 검은 바위는 킥킥거리며 그녀를 비웃는듯 했다. 그녀는 그만 우뚝 멈춰섰다. 그녀는 전신에 소름이 쭉 끼치는 것을 어쩔수 없었다. 등의 버섯짐은 급작스레 천근같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아래다리가 떨려나 그 자리에 쿡 물러앉았다. 
이제 같이 온 사람들을 찾는다는것은 더욱 말이 아니였다. 그녀는 저으기 후회되였다. 버섯무지를 발견한후 그들과 함께 캤더라면 아무 일도 없었을것이였다. 그러나 이것은 뒤늦은 후회였다. 그녀가 버섯을 다 캤을 땐 사람들이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고 그래서 그녀는 그들을 찾아헤맸던것이다.
“간나새끼들…”
그녀는 공연히 그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승냥이의 울음소리가 무섭게 들려왔다. 그녀의 낯색은 새까맣게 질렸다. 푸들푸들 튀는 가슴을 부여잡고 황황히 자리를 떴다. 
한마장이나 되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서니 개울물이 나졌다. 그앞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이 가로놓여있었다. 그녀는 미처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릴 엄두도 못내고 개울을 건넜다. 
원래는 개울을 따라 내려갈가고 생각하였다가 어쩐지 이 산이 익숙해보여 그대로 산을 톺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와서 천근같이 무겁던 짐도 그녀에게 아무런 중압을 주지 못하고있었다. 그녀는 한시급히 산봉우리를 올라가려는 일념뿐이였다. 그녀의 기억이 틀림없다면 산 저쪽에는 나무집이 있었다. 
점심때에 누군가 나무집에 들어가 다리쉽이나 하자고 제의한것을 욕심많은 그녀가 한사코 우겨서 길을 재촉했던것이다. 
끝내 산봉우리에 올라섰다. 그녀는 급히 눈을 들어 산아래를 굽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가 산언덕에는 나무집이 어슴푸레 보였다. 
그녀는 저으기 마음이 놓였다. 
(흥, 네년들이 나를 따돌렸지만 나는 죽지 않아. 죽지 않았을뿐만아니라 네년들보다 더 많이 캤어.)
기쁨에 겨워 막 달려내려가던 그녀는 웬 일인지 우뚝 멈춰섰다. 
나무집에는 어떤 사람이 있을가? 사냥군이 아니면 삼림지기일것이다.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풍만한 젖가슴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홱 돌아섰다. 똑마치 저 나무집안에서 웬 음충한 눈길이 그녀를 훔쳐보는것만 같았던것이다. 
그녀는 기계적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또다시 우뚝 멈춰섰다. 가면 어디로 간단말인가? 앞으로 간다는건 죽음을 의미할뿐이다. 
옳지. 점심에 밥을 먹으면서 볼라니 주위에는 온통 인삼밭이였다. 틀림없이 인삼장의 집일것이다. 그렇다면 저 집에 녀인이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인삼이란 한해두해에 다 키울수 있는것이 아니다. 남자주인은 꼭 생활을 보살펴주는 녀인이 수요될것이다. 그런데 어느 녀인이 이 심산벽곡으로 기여들어오려고 하겠는가? 그녀라면 절대 돈을 벌려고 이런 곳에 오지 않을것이다. 
승냥이의 울음소리는 점점 더 크게 울려왔다. 그것은 홀쪽한 배를 살고기로 채우려는 야수의 피비린 울부집음이였다. 
그녀는 엉겁결에 뒤로 둬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그만 얼굴을 싸쥐고 서럽게 울었다. 
“어~엉, 어~엉…”
문득 승냥이의 울음소리가 지척에서 울려왔다. 
초풍할 지경으로 놀란 그녀는 저도모르게 산아래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장 나무집을 향해 달려갔다. 
“왕왕…”
그녀가 금방 나무집을 둘러싼 바자에 다가섰을때 집앞에 쪼그리고 있던 개 세마리가 불시에 그녀한테로 달려오며 사납게 짖어댔다. 
“워리, 왜 야단이야!”
나무집 문이 열리며 웬 녀인이 초롱불을 들고 나왔다. 한족저고리를 입은 그 녀인은 바른손에 렵총을 들고 곧추 바자로 다가왔다. 밖의 사람을 발견한 한족녀인은 어지간히 놀라는 눈치였다. 
“당신은 누구예요? 귀신인가요? 사람인가요?”
“승냥이… 아니, 사람이예요.”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버섯 캐러 왔다가 그만 길을 잃었어요.”
그녀는 절망과 애원에 찬 눈으로 한족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족녀인은 드디어 바자문을 열어주었다. 
“빨리 들어와요.”
그녀는 비칠거리며 울안을 지나 집안에 들어섰다. 
단칸집이였는데 딴 사람은 없었다. 나무벽에는 온통 짐승가죽을 박아놓아 한결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도 그녀는 저도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왜 바깥주인은 안보이나요?”
“어제 일보러 촌에 내려갔어요. 오입질하느라고 오늘도 안오는가봐요.”
한족녀인은 가는말처럼 중얼거리더니 그녀를 도와 버섯짐을 내려놓았다. 
“몽땅 버섯인가요? 많이도 캤네요.”
부러움에 젖은 목소리였다. 그녀의 눈길은 버섯짐을 핥고있었다. 
“네. 그런데 혼자서 무섭지도 않나요?”
한족녀인의 속셈을 알아본 그녀는 되도록 말머리를 돌리려고 애썼다. 
“뭘요. 돈 벌자면 이런 고생도 해봐야지요. 아이구 버섯이 먹음직도 하네요.”
버섯짐을 풀어보던 한족녀인은 갑자기 환성을 질러댔다. 어쩔새도 없이 한족녀인의 얼굴에는 탐욕의 빛이 더욱 강해졌다. 
“저는 여기서 2년나마 보냈지만 종래로 이렇게 먹음직한 버섯을 보지 못했어요.”
“그래요? 그럼 인사로 좀 드리지요.”
그녀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해요.”
한족녀인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듯이 부엌으로 가더니 큼직한 소래를 들고 나왔다. 그녀는 그 소래에다 절반쯤 채워주었다. 그랬건만 한족녀인은 크게 기뻐하는 눈치가 아니였다. 금방까지도 다사하던 한족녀인은 급작스레 새침해졌다. 참 맹랑한 일이였다. 바로 그만한 버섯때문에 그녀는 동료들과 헤여졌던것이다. 그런데….
“여직 저녁을 잡숫지 않았겠군요?”
한족녀인은 소래를 원래의 자리에 탕 놓더니 속에 없는 말을 했다. 
“아니…”
웬 일인지 그녀는 얼굴이 달아올라 아래말을 잇지 못했다. 
한족녀인은 그이상 말이 없이 밥그릇들을 가마에 되는대로 집어넣고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그녀도 체면이고 뭐고 지킬새없이 신을 벗고 구들에 올라가 앉았다. 
얼마후 밥상이 차려졌다. 그녀는 게눈감추듯 밥 한사발을 제꺾 먹어치웠다. 그녀는 이날처럼 젓가락질을 재치있게 해본적이 없었다. 
“몹시 시장했군요.”
한족녀인은 야릇한 웃음을 띄우며 밥 한사발을 떠서 넘겨주었다. 
“제가 아주머니라면 언녕 이 집으로 찾아왔을거예요. 여기에 남정들이 10여명이 있더라도말이예요.”
“그건 왜요?”
그녀는 밥사발을 받으면서 리해할수 없다는듯 눈을 슴벅이였다. 
“왜선가구요? 살아야 하기때문이지요. 남정들한테 시달림을 당하더라도 승냥이 밥으로는 되지 않겠어요.”
“그건 또 왜요?”
그녀는 이상하다는듯 한족녀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상할게 없어요. 사람은 좋으나 궂으나 사람과 함께 있어야지요. 하물며 생사관두에 고려할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그녀는 새삼스레 밥맛이 없어져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족녀인의 철학이 도무지 리해되지 않았고 따라서 일종 혐오감이 생겼던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가요?”
한족녀인은 밥그릇을 거둘념도 않고 그녀앞으로 한걸음 다가앉았다. 
“듣고 있어요.”
“제가 금방 이곳에 왔을때의 일이였어요. 그날도 남편은 일보러 촌에 내려갔어요. 그런데 말이예요. 남편이 떠나서 얼마 안지나 웬 사나이가 물 얻어먹으러 들어왔어요. 미끈한 사내였어요. 그런데 물 먹고 인츰 간다던 그가 날이 어두워질때까지 갈념을 안했어요. 결국 그를 여기에 묵게 했지요.”
“어마나,”
그녀는 저도모르게 이마살을 찡그렸다.
“여기에요? 단 둘이서요?”
“한밤중이 되니 그 자식이 슬금슬금 기여드는것이 아니겠어요…”
“저런, 그래서요?”
“저는 발칵 성을 내였어요. 남편 없는 아낙네라고 업신 여기지 말아요. 사내대장부면 황소처럼 일부터 잘해야 해요. 이 ‘할미’가 욕심나면 일솜씨부터 보여줘요 하면서 슬슬 구슬렸지요. 그러니까 그 자식은 저절로 물러나는것이였어요. 이틑날 일어나서는 온종일 김을 맸지요.. 이렇게 이틀이나 김을 매주고는 남편이 돌아오자 꼬리빳빳이 내뺏어요. 호호호…”
이때 밖에서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한족녀인은 잽싸게 뛰여일어나더니 냉큼 렵총을 거머쥐였다. 
“아마도 인삼장에 곰이 뛰여들었나봐요.”
“곰이요?”
그녀는 후다닥 놀라며 무작정 한족녀인의 팔소매를 틀어잡았다. 
“나가지 말아요. 전…무서워요.”
“안돼요. 인삼장은 우리의 생명이예요. 남편이 돌아와서 물으면 저는 어떻게 대답하겠어요. 곰이란놈이 한번 뛰여들면 인삼장이 결딴나요.”
“그러면 저는 어째요?”
“저 구석에 큰 칼이 있지 않아요. 저것으로 문을 지키고있어요.”
문가로 걸어가던 한족녀인은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돌아서서 새파랗게 질린 그녀를 이윽토록 바라보았다. 
“한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요. 혹시 제가 잘못되면 저의 남편이 돌아올때까지 인삼밭을 지켜줘요. 그는 오입쟁이이니 주의해야 해요.”
비장하게 후사를 부탁한 한족녀인은 밖으로 뛰여나갔다. 개짖는 소리가 더 요란하게 들리는가싶더니 잇달아 땅 하는 총소리와 더불어 캐갱갱하는 개들의 단말마적인 울부짖음도 동시에 들려왔다. 그뒤로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그녀는 황급히 창문에 얼굴을 대고 밖을 내다보았다. 희미한 달빛을 빌어 웬 거무스레한 물체가 엉기적거리며 집으로 다가오는것이 보였다. 그녀의 눈길은 어느덧 구석에 있는 큰 칼에 가 멎었다. 그녀는 급히 일어섰다. 
급촉한 숨소리가 문가에 다달았다. 그녀는 고도로 긴장되면서 칼을 부여잡았다. 
“삐꺽”
문이 맥없이 열렸다. 그녀는 심장의 압축을 느끼며 급히 칼을 쳐들었다. 그러나 인차 허공에서 멈춰졌다. 
문가에는 목에 렵총을 건 한족녀인이 맥없이 주저앉아있었다. 오른손으로 왼쪽어깨를 부여잡은채 일어서려고 모지름을 쓰고 있었다. 
“곰에게 좀 핥이웠어요. 덕대우의 봉지약을 가져와요.”
그제야 제정신이 벌컥 든 그녀는 부산하게 한족녀인을 부축하여 구들에 앉히고는 약을 찾아들었다. 
“손을 치워요.”
“이리 줘요.”
“왜 이래요. 빨리 치워요!”
한족녀인은 더 고집하지 않고 손을 치웠다. 그녀는 상처자리에다 약을 쏟아놓기 바쁘게 돌아서서 버섯주머니를 쫙 찢었다. 꽁꽁 다져졌던 버섯들이 쏟아져나오면서 봉당에 마구 뒹굴었다. 그랬건만 그녀는 한족녀인의 상처를 싸매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족녀인은 의혹에 찬 눈으로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볼뿐이였다. 
밤은 깊어만 갔다. 그들은 한이불속에 들었다. 이불은 한채밖에 없었던것이다. 한족녀인은 인차 코를 골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리뒤척 저리 뒤척 종시 잠들수가 없었다. 이 하루가 그녀에겐 꿈속의 세상에서 헤매는것만 같았다.
그녀가 풋잠에 들었을 때 무엇인가 그녀의 하신을 더듬고있었다. 한족녀인이였다. 아마도 옆사람을 자기 남편으로 여긴듯싶었다. 그녀는 가법게 한족녀인의 손을 밀어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녀를 꼭 껴안는것이였다. 어찌도 억세게 끌어안았던지 도무지 물리칠수 없었다. 그녀는 하는수없이 내버려두었다. 급기야 그녀는 강렬한 충동을 억제할바 없어 한족녀인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 충동은 이성간의 그런 성적충동과는 다른 일종 미묘하고 아리숭한 충동이였다. 여하튼 그녀는 그 포옹속에서 그 어떤 만족을 얻고있었고 영원히 그렇게 포옹하고싶은 심정이였다. 
“날이 밝아오는군요.”
한족녀인은 잠꼬대처럼 중얼거렸다. 그 얼굴에는 알릴듯말듯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래요. 응당 밝아야지요.”
어디선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오는듯싶었다. 그녀는 그들이 자기를 찾아나선 사람들일것으로 짐작하면서 살풋이 눈을 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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