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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学奎文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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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학규 수필

랍치인생
2016년 09월 10일 18시 17분  조회:800  추천:0  작성자: 장학규
수필
랍치인생
 
 

요즘은 핸드폰을 당장 팽개쳐버리고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열두번 넘어 일어난다. 사람이 열불이 나서 도대체 살수가 없다. 한두시간도 아니고 하루 24시간을, 그것도 하루이틀도 아닌 일년내내 핸드폰에 랍치되여 사는 내 인생이 마냥 불쌍하고 억울하다. 

내가 핸드폰이란 물건을 처음 접촉하기는 20여년전의 일이다. 1993년 청도에 와서 입사한 한국회사 사장이 벽돌장만한 들고다니는 전화기를 가지고 현장에 가끔 들렸었다. 일명 데코데로 불리운 그 전화기는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성깔이 사나운 사장님은 말을 하다가도 기분이 잡치기만 하면 전화기를 쳐들고 때리려는 시늉을 하군 했었다.

한번은 한국인 부장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하여 진짜로 사장이 던진 데코데에 머리를 깬적도 있었다. 그때 나는 전화는 들고 다니면서 통화할수 있고 또 필요하면 사람도 때릴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그로부터 한 5년이 지나니 중국에도 핸드폰이 심심찮게 보였다. 별로 사치한 물건이 아니게 대수 여유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고다닐수 있게 되였다. 물론 소형화가 되였고 지금에 비해 엄청 비싸기는 했다. 거개가 3,4천원이상이였고 비싼 거는 만원도 넘었다. 중국은 다른건 다 늦어도 장사거리 주물럭거리는데는 참말 빨랐다. 하루 아침에 남의 흉내를 도무지 흠집 찾을수 없이 용케 해내군 했다.

여유돈 대신 적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나는 허리춤에 삐삐기(호출기)를 차고 상사가 언제 어디서 부르든 수시로 달려가군 했었다. 그때 나는 전화기는 통화 기능외에도 사람을 아무때나 개처럼 부를수 있다고 한탄했었다. 

다시 3년 지나서 나도 용케 핸드폰을 가지게 되였다. 취재하려 일단 밖에 나기만 하면 하루종일 사람을 찾을 방법이 없어서 회사에서 만날 핸드폰을 사라고 독촉하는것을 여러번 들은 어느 기업하는 친구가 덜렁 3천여 원을 주고 하나 사주었던것이다. 그러니까 내 절로 산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가진것이다. 

“이 정도면 안돼? 어른이 뭐 게임할 일도 없고, 그저 통화나 하면 되잖아.”

친구가 오히려 미안해하며 이렇게 말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그때는 문자를 주고 받는 기능이 있었던지 기억에 잘 남지 않지만 지뢰를 파는 게임 같은건 있었다. 그래도 나는 친구의 말대로 게임을 놀지 않았다. 핸드폰을 대화하는데만 충실하게 사용했었다. 

후에는 자기 돈을 팔면서 여러번 새 핸드폰을 바꾸었었다. 거의 1,2년 꼴로 한번씩 바꾸었지 않았나 싶다. 어떤 경우는 핸드폰을 마사먹거나 잃어버려서, 또 어떤 경우는 광대역을 설치하면서 덤으로 받아서 그간 사용한 핸드폰이 억수로 많았다. 그래도 통화외의 기능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느끼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가면서도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그 시점에도 나는 핸드폰은 통화하는데만 쓰는게 맞다고 생각하고있었다. 그러다가 마누라가 하도 지청구를 해대면서 스마트폰을 안겨줘서야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것을 문뜩 알게 되였다. 

그 사이 핸드폰에 많은 기능이 추가되였던것이다. 통화외에 고작 계산이나 하고 게임을 놀고 메시지나 받던데로부터 이젠 핸드폰으로 뉴스를 볼수 있게 되였고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고 녹화도 할수 있게 되였다. 메일을 주고 받는건 물론 멀리 있는 친구와 화상 채팅도 할수 있다. 20년전에 미국 과학환상영화에서 화상 채팅하는 장면을 보고 저게 가능할가고 의문을 품었던것이 금방 현실로 우리앞에 다가온것이다. 네비게이션도 핸드폰에 들어오고 은행도 핸드폰과 접목되여서 핸드폰 하나만 들고나서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어졌다. 

특히 위챗의 등장은 우리의 인생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위챗 모멘트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뜻깊고 즐거운 순간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흥성거리는 단체 행사나 오붓한 가족모임 장면들은 보기에 그저 좋았고 음식 솜씨 자랑이나 관광체험도 눈을 즐겁게 했다. 

그러는 와중에 위챗 계정도 알게 되면서 세상이 이렇게 될수도 있구나 하는 위기감도 들었다. 누구나 기자가 되고 누구나 뉴스를 전달할수 있다는 현실앞에서 전률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공식 사이트에서만 뉴스를 접하던 따분함에서 벗어나 일반 시민 기자들이 전하는 소식은 더욱 우리 현실에 가까왔고 친근하기도 했다. 수십개 계정에서 매일 전하는 뉴스나 정보는 산더미 같았고 하루 스물네시간이 오히려 부족함을 느꼈다. 시간만 나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젠 본능이 되였고 습관이 되였다. 

동시에 생겨난 위챗 모임방도 인기리에 출범했다면 틀린 표현이 아닐것이다.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서 찧고 볶는게 꽤나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이 모든 스릴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둥둥 뜨던 풍선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한것이다. 

무엇보다 모멘트에 광고들이 뜨기 시작한것이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전에 티비를 보면서 제일 싫었던게 광고였던거 같다. 그 미열이 핸드폰으로 이어진게 분명했다. 그래도 참을수는 있었다. 어차피 상품시대이니까 광고는 피면할수 없다고 좋게 생각했다. 싫으면 보지 않으면 되니까. 뛰어넘어서 보고싶은것만 골라 보면 되니까.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였다. 여기저기서 면목있는 사람들이 자기네가 만든 모임방에 초청했다. 대개는 아주 친하고 자주 만나고 또 술도 나누는 사람들이라 체면에 수락하지 않을수도 없었다. 그렇게 억지로 끌려들어간 모임방이 저그만치 스물개가 넘었다. 작은 집이 수십명이고 큰집은 수백명이나 된다. 어떤 집에는 초청한 방장외에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 많은 방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한마디씩만 말해도 수천마디가 된다. 핸드폰이 시도때도 없이 띵동땡동거려서 도무지 사람이 일할수 없다. 결국 몽땅 소음처리를 해버렸지만 핸드폰을 들기만 하면 새빨간 얼굴들이 다투어 자기를 봐달라고 서로 달려드는데는 짜증이 나지 않을수 없다. 

그렇다고 모임방에서 탈퇴할수도 없다. 자칫 초청한 친구나 가까운 방장과 현실에서 사이가 벌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스마트하게 탈퇴한 사람을 바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랍치당한 많은 중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휴면상태 그대로, 개장 휴업 그대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을수밖에 없다.  

사실 모임방에서 발언하는 내용들은 거의가 전혀 영양가가 없는것들이다. 어느 모임방이나 하릴없는 사람들이 다 있는 모양으로 하루종일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여러가지 아이콘을 퍼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전문 위챗계정의 뉴스들을 부지런히 날라오기도 한다. 남들한테도 있고 남들도 다 본듯한것들을 자기 혼자만 있는것처럼 무더기로 올려놓고 으시대는 사람들을 보면 막 욕하고싶은 충동마저 일어난다.

이보다 더 억이 막히는것은 모임방마다 찾아다니면서 여러가지 보험을 선전하는 사람들이다. 딱 다단계 판매원 같아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비단 모임방에서만 아니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도킹을 요청해와서는 매일 개인 위챗으로도 보내는것이다. 가히 살인적이라 해야겠다.

물론 교인들의 선교행위도 눈쌀을 찌프리게 하기에 충분하고 별의별 투표장을 끌어와서 투표해달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애교를 벗어나 투정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가 실지는 하나의 민폐라는것을 모르고있다. 숱한 사람들이 그 테두리에 억지로 포박당하여 멋대가리 없는 쇼를 막무가내로 구경해야 하는 이 현실이 참으로 비참하다. 뛰고 나는 재간이 있는 사람도 꼼짝 못하고 그대로 당해야 하는 이 심정들을 누가 안단 말인가. 

스마트한 인간이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그속에 스스로를 랍치하는 이 액션은 과연 바람직한것인가? 백세인생 시대에 랍치 인생을 사는것도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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