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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녀를 슬퍼한다
2017년 10월 03일 18시 12분  조회:883  추천:1  작성자: 장학규
웅녀를 슬퍼한다
 
 

나는 술을 많이 즐기는 편이어서 일반적으로 술을 저장해두는 법이 거의 없다. 일단 어찌어찌하다가 그놈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친구 하나쯤 더부살이로 불러들여 깡치를 내고야 마는 성질이니깐,그래서 우리 집에 손님이 오면 종래로 찬장에서 술병을 끄집어 내며 "이 술 좀 맛보소." 따위로 으시대본 적이 없고 언제나 손님의 주머니를 넘보는 듯한 "술 사오라."는 재촉이 불쌍한 아내를 괴롭히기 일쑤이다.

 
   그런데 일전 이사를 하다가 고방 한구석에서 난데 없는 술 한병을 발견하였다.그것도 다섯근 들이 대짜배기 병이었다. 병에 인삼, 오미자 명색들이 잔뜩 불궈져 있는  것을 보면 의식적으로 그렇게 해놓은 것이 틀림 없는데 언제 그랬는지는 아무리 해도 생각나지 않았다.아무튼 술이 생겨서 좋았다.땅콩을 공짜로 주어 먹는 심정이었다.꿀 본 벙어리처럼 헤벌써해진 나를 발견하고 요즘 들어 잔소리가 갑자기 늘어난 아내가 누룽지 긁는 소리로 짹짹 시까스르는 것이었다.
 
  "왜 술 보지 못했어요?벌써 1년도 넘은 술인데..."
  "그랬던가?"
  "당신이 직접 불궜지 않구 뭐예요.뭐,곰 사양장 하는 기업가가 웅담분을 주더라며...하긴 잘해요.우리는 곰의 자손이라고 입버릇처럼 중얼대더니..."
 
  아내의 빈정이 갑문이 되었던지 그날 나는 술 한모금도 넘길 수가 없었다. 아프리카의 식인종이면 또 모를가. 괜히 할머니의 담낭을 먹는 듯한 꺼름직한 환각이 얼른거려서 도무지 마음을 가라 앉힐 수가 없었다.
 
   문학을 즐기고 그 중에서도 평론을 편애하는 까닭에 나는 남달리 문학동태에 주의를 돌린다. 아니,민감하다는 편이 나을 것이다.그래서 우리 문단에 남영전이라는 토템시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시를 잘 모르면서도 그 분의 토템시만은 꽤 읽어보았다. 물론 여러 토템가운데서도 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었다.단군신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곰은 틀림없는 우리의 토템이었던 것이다.
   
  하다면 곰에 대한 우리 민족의 숭배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단순히 문자기록만 본다면 물론 단군할아버지때부터였을 것이다. 곰이 바로 그 어머니였으니깐.
   
  재미있는 얘기가 되겠지만 조선족 노인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젊었을 때 모두가 한두번쯤은 범을 때려 잡은 듯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 이 점은 어디까지나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범은 고작 백날을 참지 못해서 우리의 선조가 되지 못했으니깐 맞아죽어도 쌍통이지.동정해줄 사람이 없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렇게도 인내성이 없고 우쭐거리니 생존력도 미약할 것이 아닌가?

 
   하다면 우리의 선조가 되어진 곰은 대접 받고 행복했을까? 그런것도 아닌 것 같다. 곰쓸개가 건강에 이롭다고 말 그대로 닥치는대로 잡는 것이 다름아닌 바로 우리 민족이다. 범을 잡는 똑같은 방식으로 곰을 대처하는 우리 민족이다. 웅담은 간염에 좋고 무엇은 정력에 좋고 아무튼 우리 눈에는 곰의 모든 것이 보배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돈벌이를 위해 곰사양에 궐기한 우리 민족이 엄청나게 많다.뿐만 아니라 신문,방송,잡지 할 것 없이 웅담분 광고가 비지 않는다.

  지난 세기 90년대 초에 한국의 골목마다에 조선족 곰열장사군이 나타나 일대 풍경을 장식했다고 한다. 마치도 중국의 곰은 조선족이 몽땅 잡았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한다. 하긴 사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누구누구라 할 것 없이 옹근 민족이 일떠나 곰 토벌을 하는 셈이 아니고 뭔가?!

 
   토템이란 하나의 문화이다.
  그것의 산생,발전,발달의 과정에 원인이 있고 계기가 있고 지속될 수 있는 도리가 있기 마련이다. 토템에 대한 숭배도 각도를 바꾸어보면 민족성의 구심력과 지구력을 대변한다.그럴진대 토템은 우리의 둘레속에 있고 마음속에 있고 머리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곰을 잡다 못해  "곰처럼 미련하다."는 비유구까지 애써 만들어내어 자기를 신고스레 세상 보게 해준 선조를 모욕하는 민족은 그래 대체 무슨 민족이란 말인가?
 
  지금도 만족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개는 신적인 존재이고 세상의 모든 사물을 초월한 마음속의 기둥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만족마을에서 자랐던 나는 만족들이 개가 늙어 죽을 때까지 정성들여 키우는 것을 자주 목격하였다.죽은 후에는 또 깨끗한 땅을 골라 묻는 것이 법처럼 되어있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두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처럼 남들과 비교해보면 우리에겐 모자라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뿌리가 없고 철학이 없을 뿐만 아니라 까놓고 말해 토템마저도 없는 것이다. '단군신화"는 어떤 사람들이 그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닌가고 의심할 지경이다.
 
   하기에 우리는 웅녀를 슬퍼할 이유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의 석달 열흘간의 고행을 동정하고 자식을 갖고 싶었던 그녀의 애끓던 마음을 가엾이 여기고 더구나 그녀의 원 족속들이 오늘날 당하는 고통에 연민을 표할 수밖에 없다.
 
 하다면 구경 누가 웅녀의 응어리진 마음에 만족할만한 답안을 적어줄 수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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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하얀 진주
날자:2017-10-09 10:14:49
웅녀를 슬퍼할만 하네요. 제목이 참 인상깊습니다. 선생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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