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문제로 말다툼하다 부모를 살해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집에 불까지 지른 30대 아들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효두)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3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7월 28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소재 자택에서 카드빚 2000만원 문제로 어머니 조모(65)씨와 다투다 홧김에 살해한 혐의다. 또 어머니를 해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이틀 후에 아버지(69)마저 살해하고 시신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웃 부부가 열흘째 보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조씨 집에 출동한 경찰은 안방에서 포장용 충전재(뽁뽁이)에 감긴 채 불에 탄 남녀 시신 2구를 발견했다.

체포되기 직전까지 시신이 있는 집에서 지내던 박씨는 경찰이 집 문을 두드리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이 있는 안방에 등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박씨는 2층 난간에서 뛰어내려 도망치다 체포됐다.

재판부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살해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이며 패륜적인 범행이므로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책임을 묻고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채무변제를 독촉했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등 범행수단 및 방법이 잔혹할 뿐 아니라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 날 계획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했다”며 “범행 동기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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