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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모르게 본인 정자로 50차례 인공수정 시술한 불임전문의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16일 11시18분    조회: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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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환자 성인자녀 2명의 생물학적 父 확인…익명 기증자로 속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의학계에서 인정받던 불임전문의가 인공수정 시술을 하면서 최대 50차례나 환자 모르게 본인 정자를 사용한 사실을 뒤늦게 시인해 파문이 일었다. 

15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지역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40여 년간 불임전문의로 일하다 2009년 은퇴한 도널드 클라인 박사(79)는 전날 인디애나폴리스의 마리온 카운티 법원에서 공무 집행 방해 등 2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클라인 박사는 30~40년 전 환자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익명의 기증자'의 것으로 속이고 시술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인디애나 주법상 불임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를 인공수정 시술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처벌받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前) 환자 자녀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 조사에 응해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돼 각 혐의당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었다. 

헬런 마셜 판사는 클라인 박사가 과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고, 현재 80세를 앞둔 고령이라는 점을 집행유예 판결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클라인 박사가 환자들을 기만했고, 가족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며 법원의 선처에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클라인 박사가 환자의 신뢰를 받는 자신의 위치를 남용했으며, 그의 무모한 행동은 해당 가족들에게 세대를 넘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클라인 박사의 환자에게서 태어난 매튜 화이트(35) 등이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생물학적 형제·자매 관계를 확인하고 2014년 인디애나 주 검찰총장에게 조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 클라인 박사는 전 환자의 성인 자녀 최소 2명의 생물학적 아버지로 드러났다. 화이트는 "민영 검사소를 통해 23명이 클라인 박사와 유전적 연관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현재 검사를 고려 중인 사람들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클라인 박사는 2016년 1월 검찰 조사에서 중상모략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1970~1980년대에 정자 기증자를 찾기 어려운 환자들을 돕기 위해 약 50차례 직접 정자를 기증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환자들에게 "정자는 익명의 의대 또는 치대 학생들과 수련의들이 기증한 것이며, 단일 기증자의 정자를 세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 전 클라인 박사는 자책감을 표현하면서 본인 가족과 환자 및 환자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검찰에서 사실을 부인했던 이유에 대해 "두렵고 부끄러워서 어리석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들어서는 도널드 클라인 박사 [인디애나폴리스 C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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