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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원더우먼 이게 무슨일이야? 쓰레기통앞에서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4월14일 06시13분    조회: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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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으로 분장하고 쓰레기통을 끄는 여성. /페이스북 'Bin isolation outing' 그룹

미국·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자가 격리된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길거리에 갖다 놓으려 집 앞에 나갈 때 요란한 ‘코스프레’를 하고 외출하며 패션쇼를 하고 있다. 외출 자제령으로 집에 갇힌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해 유쾌한 방식으로 무료함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쓰레기통 패션쇼’는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州) 허비베이에 사는 여성 대니엘 애스큐씨가 시초다. 한 친구가 “쓰레기 버리러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어서 신난다”고 소셜미디어에 쓴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에 ‘쓰레기통 격리 외출(Bin isolation outing)’이라는 공개 그룹을 개설했다. 여왕으로 분장하고 쓰레기통을 끌고 가는 자신의 사진을 먼저 게재했다.




여왕으로 분장하고 쓰레기통을 끄는 호주에 사는 다니엘 애스큐씨. 그는 지난달 친구 말에 영감을 받아, 차려 입거나 재밌게 분장하고 쓰레기통을 갖다 놓는 사진을 공유하는 공개 그룹을 소셜미디어에 만들었다. /페이스북 'Bin isolation outing' 그룹

이 페이스북 그룹 소개에는 “우리보다 쓰레기통이 더 자주 외출하니까 화려한 드레스, 발레 치마 등을 차려 입고 화장도 하고 나가자”며 “웃음이 보약이니까, 창의적이고 힘이 나는 사진을 공유해달라”고 써 있다. 그룹 개설 불과 2주 만에 69만 명 이상이 이 그룹에 가입했고, 태평양 건너 미국, 대서양 건너 노르웨이 등 유럽까지 유행하고 있다. 하루에 게시물 2000개도 넘게 올라온다. CNN은 “친구들 몇 명 사이에서 시작한 농담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며 “자가 격리된 사람들이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방식”이라고 했다.

지역마다 쓰레기 처리 방식은 다르지만, 미국과 호주 등의 주택가에서는 보통 집주인이 꽉 찬 쓰레기통을 집 앞에 직접 내놔야한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게 뒷마당에 쓰레기통을 보관하다가, 수거일이 되면 집 앞 도로에 쓰레기통을 끌어다 내놓는 방식이다. 쓰레기 수거업체에서 쓰레기통을 비워주면 쓰레기통을 다시 도로에서 뒷마당으로 가져가야 한다.




'헐크버스터'로 분장하고 쓰레기통을 끄는 남성. /페이스북 'Bin isolation outing' 그룹
초기에는 남편들이 여장하고 쓰레기통 비우는 사진 위주였는데, 최근에는 토이스토리의 ‘우디’, DC코믹스의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 마블의 ‘헐크버스터’, 해리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간달프’ 등 수퍼 히어로나 인기 영화 주인공으로 분장한 사람들까지 등장할 만큼 아이디어가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쓰레기통 끌고 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분장한 사람도 있다. CNN은 “자가 격리로 재미없는 집안일도 재밌는 외출이 됐다”며 “사람들은 서로 사진을 공유하며 격려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아래는 ‘쓰레기통 격리 외출(Bin isolation outing)’ 그룹에 올라온 사진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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