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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 교통사고, 20대 남성 5명 사망
화염 속 약혼자 꺼내려던 녀성, 생명 위독 약혼자를 구하려고 화염 속으로 들어간 호수혜(胡秀慧)와 13일 교통사고로 모두 타버린 자동차를 조사하고 있는 싱가포르 경찰들.
흰색 BMWM4 쿠페가도로 우를 마치 빙판길 달리듯 빠른 속도로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다. 180도 회전한 차량은 통제 불능인 상태로 차선을 가로 질러 상점에 충돌한다. 15초 뒤 자동차는 화염에 휩싸인다. 다시 21초후 한 녀성이 차량을 향해 10초간 질주해 주저없이 차량 화염 속으로 들어간다. 페쇄회로(CC)TV 두대에 잡힌 1분 19초 분량의 비극이다. 차량에 타고 있던 20대 남성 5명은 모두 사망했고 녀성은 전신의 80%에 화상을 입었다.
21일, 13일 오전 5시 42분 쯤 싱가포르 탄종파가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됐다. 음력 설(CNY)에 청년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은 싱가포르를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1주일 넘게 관련 보도가 줄을 잇고 있을 정도다. 센토사섬 북쪽의 탄종파가는 한식당이 밀집해 사실상 '코리아타운'이라 불리는 번화가다.
페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 당시 차량 모습(왼쪽 사진)과 불길에 휩싸인 차를 향해 돌진하는 호수혜.
끔찍한 사고에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호수혜(胡秀慧)는 차에 갇힌 약혼자 룡준위(龙俊伟)를 구하려고 CCTV에 나오는 것처럼 불길 속으로 뛰여들었다. 호수혜는 당시 사고지점 맞은편 한 한식당에 친구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호수혜는 화염에 휩싸인 차량의 문을 열려고 했다. 온몸에 불이 붙은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전신의 80%에 화상을 입었다. 현재 생명이 위독하다. 정확한 사고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룡준위의 아버지(62)는 "아들과 수년간 사귄 호수혜는 딸과 같은 존재였고 아들과 곧 결혼해 집을 살 계획이였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호수혜는 비행기승무원으로 일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16세 때부터 '게타이(Getai)' 가수로도 활동했다. 게타이는 싱가포르식 트로트로서 혼령을 달래는 유명한 음악공연이다. 호수혜의 지인은 "호수혜는 큰 마음을 가진 작은 사람"이라며 "사랑을 위해 모두가 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그가 쾌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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