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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배고프지만 확실한 행복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6월2일 10시07분    조회: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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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물론 건강에도 좋아…단식일에도 500kcal 이하는 섭취

 
가끔 아침식사를 꼭 먹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강 전도사를 만날 때면 당혹스럽다. 기숙사형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지난 30년간 아침식사를 걸러왔다. 고등학생 때 한숨이라도 더 자려고 아침을 안 먹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됐다. 다행히 지금까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고, 뜻밖의 이점도 있다. 오전 공복감이 머리를 맑게 해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약간의 허기짐을 참으며 오전에 이런저런 업무를 처리한 뒤 맛있는 점심을 먹을 때 쾌감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침을 안 먹다 보니 난감할 때가 있다. 어쩌다 점심이나 저녁을 거르면 온종일(24시간) 의도하지 않은 금식을 하게 된다. 드물게 점심, 저녁을 모두 거르면 36시간 동안 금식을 한다. 이런 나를 보고서 직장 동료가 한마디 던졌다. “그게 간헐적 단식이에요!” 그렇다. 정말 나는 자신도 모르는 새 간헐적 단식을 실천한 셈이다.

일주일에 이틀만 굶어라!

오래전부터 금식은 기독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에서 수행 방법으로 권장됐다. 언제부턴가 건강이나 몸매 관리 수단으로 단식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가끔 TV 프로그램에서도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단식원’이 대표적 예다. 과학자도 최근 단식의 효과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 주목받는 금식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이 있다. 대표적인 간헐적 단식법은 일주일 가운데 닷새는 평소 식사량대로 먹고, 나머지 이틀은 섭취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7일 가운데 월요일과 토요일의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프로그램이 한 예다.  
 
또 다른 간헐적 단식법은 격일로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일요일은 먹고, 월요일은 굶고, 다시 화요일은 먹고, 수요일은 굶고…. 하루 24시간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딱 9시간만 열량을 섭취하고 나머지 15시간(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은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법도 있다. 

 
짐작하다시피, 이런 간헐적 단식법에 가장 열광하는 사람은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살을 빼려는 이들이다. 간헐적 단식은 규칙이 단순해 따르기 쉽다. 다이어트에 필요한 특별 음식, 예를 들어 단백질은 많고 지방은 적은 닭가슴살이나 단백질 보충제 같은 것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데 들어가는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그렇다면 과학자는 왜 간헐적 단식을 포함한 금식에 주목하는 것일까. 놀랍게도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점이 많다는 과학적 증거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간헐적 단식이 효과적인 살 빼는 방법으로 주목받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뇌 건강, 혈압 등에도 효과

일단 선부터 긋자면,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에 좋다는 과학자의 주장은 대부분 동물실험에서 나왔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인다.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쓰이려면 인슐린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슐린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혈당은 높은데 정작 써야 할 에너지는 부족한 상태에 놓인다. 흔히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이런 상태일 개연성이 크다.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해 몸속 혈당이 효과적으로 에너지로 태워 없어지도록 돕는다. 이렇게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지면 혈당이 부족할 때(공복 시) 몸속 지방을 포도당으로 전환해 이용하기 시작한다. 몸속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쓰면 자연히 살이 빠지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이 다이어트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뿐 아니다. 간헐적 단식은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간헐적 단식을 한 생쥐는 뇌의 신경세포 재생이 향상됐고, 늙은 생쥐는 인지 능력도 나아졌다. 심지어 간헐적 단식은 알츠하이머병(치매)과 파킨슨병을 앓는 생쥐의 인지 기능 저하도 늦췄다. 비록 동물실험이지만 인상적인 연구 결과다.  

과학자는 이런 결과가 간헐적 단식이 뇌의 신경세포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운동할 때 근육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가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듯이, 간헐적 단식을 하면 신경세포의 성장과 유지를 돕는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공복 상태인 오전에 오히려 업무 효율이 높아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조심스럽지만 항암효과를 나타낸 연구 결과도 있다. 간헐적 단식을 한 생쥐는 암에 걸릴 위험을 나타내는 세포의 증식이 감소했다. 또 간헐적 단식이 암에 걸린 생쥐의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늦추는 사실도 확인했다. 아직은 동물실험 결과일 뿐이지만, 어떤 과학자는 인간에게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낼 잠재력이 간헐적 단식에 있다고 믿는다. 

이 밖에 간헐적 단식은 생쥐의 혈압을 낮추고 일정 수준의 혈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간헐적 단식을 한 생쥐의 심장과 뇌는 각각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야기하는 세포 손상에도 좀 더 강한 저항력을 보였다.  

아직 인간을 상대로 진행한 간헐적 단식에 대한 연구는 드물고 그 결과도 서로 엇갈린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난 수천 년간 다양한 종교에서 수행 방법 가운데 하나로 간헐적 단식을 권해왔다. 또 그런 수행 방법을 따랐던 종교인 상당수는 보통 사람보다 건강했다. 이렇게 간헐적 단식은 과학적 증거 이전에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적 증거가 있다.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단식하는 날이라고 나처럼 무턱대고 아무것도 먹지 않기보다 500kcal 이하로 최소한의 열량 섭취는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달걀 1개나 옥수수 1개 같은 식으로 말이다. 가장 피해야 할 일은 간헐적 단식 이후 폭식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난 다음 식탐과 폭식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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