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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참치집에 웬 '비아그라'?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9일 09시18분    조회: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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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고 서울에만 머문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다. 해외나 지방 휴가지로 떠나는 이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프랑스·일본·이탈리안·한식 등 다양한 맛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 연휴에 웬만한 식당은 다 쉴 것 같지만 소문난 맛집 중 의외로 문을 여는 곳이 꽤 많다. 연휴 기간 동안 매일 한 곳씩 '오늘 문 여는 맛집'을 소개한다. 오늘(10월 9일)은 강남 3대 참치로 불리는 참치그라다. 
 

저녁 ‘다이아몬드 코스’에 나오는 참치회. 김경록 기자

저녁 ‘다이아몬드 코스’에 나오는 참치회. 김경록 기자

서울 선릉역 5번 출구 뒷골목에 있는 참치그라. 여러 식당이 모여있는 데다 3층에 있어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2004년 부터 10년 넘게 이 인근에서 장사를 해온 덕분에 강남에선 꽤 유명하다.  
장기훈 사장(47)이 참치그라를 처음 연 건 사실 이보다 1년 앞선 2003년이다. 일식집·복어집·참치집 등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장 사장은 “내 가게를 해보겠다”며 야심차게 가게를 준비했다. 그러나 현실은 막막했다. 전세금까지 뺐지만 흔히 말하는 상권 좋은 동네에서 가게 얻을 형편은 안됐다. 그때 친구가 “방이동에 작은 참치집이 나왔다”고 알려줬다. 테이블 3개, 주방장이 직접 요리를 내주는 바 좌석 6개밖에 없는 작은 가게였다. 백발의 노부부가 운영하던 가게였는데 손님이 거의 없었다. 가게에 들어온 장 사장을 반기기는커녕 귀찮아하는 노부부를 보며 ‘자리가 아닌 주인의 문제’라고 판단해 가게를 인수했다.   

선릉서 13년 장사한 '참치그라'
같은 부위도 방향 달리 잘라 맛 내
사람이 재산 "손님 번호 3만 개 저장"

  
'참치그라'로 이름붙인 이유 
가게 이름은 장 사장이 직접 지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다들 바다나 참치가 들어간 이름만 얘기했다.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다. 다른 동네를 지나가다 우연히 본 ‘장어그라’라는 상호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장 사장은 “참치는 장어 못지 않은 스태미나 음식”이라며 “그걸 알리기 위해 참치 뒤에 비아그라의 그라를 붙였다”며 웃었다. 듣는 사람들이 다들 재미있어 했다. 무엇보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아 좋았다.  
장기훈 참치그라 사장이 해동한 참치를 썰고 있다. 고객을 맞고 참치를 썰어내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 김경록 기자

장기훈 참치그라 사장이 해동한 참치를 썰고 있다. 고객을 맞고 참치를 썰어내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 김경록 기자

옅은 소금물에 해동
망해가던 가게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비결은 역시 음식이다. 장 사장은 식전에 제공하는 죽을 만들 때 생쌀을 갈아 사용했다. 일부 식당에서 전날 팔고 남은 밥을 이용해 죽을 만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재료비는 아낄 수 있지만 밥알이 푹 퍼져 씹는 식감과 맛은 확실히 덜하다. 서비스로 대충 주던 걸 이렇게 제대로 만들자 죽을 먹지 않던 손님이 죽을 따로 포장해갔다.  
참치는 손님이 원하는 상태로 냈다. 예를 들어 완전히 녹은 참치를 선호하는 고객에겐 녹은 상태로, 아삭한 식감을 원하는 손님에겐 살짝 얼려둔 상태로 냈다. 공통적으로 모든 참치는 미지근한 소금물에 담가 해동시킨다. 장 사장은 “참치는 바닷물에 살기 때문에 소금물에 담가두면 염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참치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참치는 다양한 방향으로 잘라낸다. 같은 부위라고 써는 방향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트지를 떼내다  
방이동 가게의 유리창엔 시트지를 붙여 안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처음엔 가게 안에 손님이 없는 게 보여 ‘맛 없는 집’이라는 이미지가 생길까 우려해서다. 입소문이 나며 점점 찾는 사람이 늘었고 그때마다 시트지를 위부터 조금씩 잘라냈다. 그리고 6개월 후엔 가게 밖에서 손님을 볼 수 있을 만큼 낮췄다. 1년이 지나자 하루 매출이 110만원으로 올랐다. 저녁 장사만 하고, 그것도 1인분에 1만5000원짜리 저렴한 코스요리를 판 걸 감안하면 얼마나 장사가 잘 됐는지 가늠할 수 있다.  
1년 후 장 사장은 지인에게 가게를 넘긴 후 강남으로 옮겼다. 단골 손님들이 “장사 제대로 하려면 강남으로 오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참치그라에 있는 크고 작은 방들. 김경록 기자

참치그라에 있는 크고 작은 방들. 김경록 기자

사람이 가장 귀한 자산

강남 생활은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다. 선릉역 1번 출구 뒤 새로 지은 건물 지하에 가게를 구했는데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게다가 건물주가 보기 안 좋다며 건물 외벽에 간판조차 달지 못하게 했다. 그래도 단골 손님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는 찾아오는 손님이 고마워 늘 웃으며 맞았다. 장 사장은 “참치를 직접 잡아오는 게 아니어서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게 아니다”며 “무엇보다 손님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접 손님을 맞고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손님이 좋아하는 부위를 기억해 뒀다 먼저 챙기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관계를 쌓는 것이 장 사장의 방법이다.  
  
먼저 하면 서비스 시키면 심부름  
직원들에게도 늘 “내가 먼저 하면 서비스고 시켜서 하면 심부름”이라며 차별화한 서비스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손님이 소주를 주문하기 위해 부르면 가장 많이 팔리는 두 종류의 소주를 모두 들고가 즉석에서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원하는 소주를 묻고 다시 가져오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 손님이 술을 따르는 모습을 눈여겨 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술을 따르는 술병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남은 술의 양이 적다는 걸 의미하기에 병이 점점 거꾸로 세워지면 알아서 술을 챙긴다. 술 판매를 강요하는 것처럼 혹시라도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두 병 이후에는 미리 갖다 주지 않는다. 직원들도 10년째 함께 일해 장 사장의 뜻을 알고 함께해준다. 그는 “손님이든 직원이든 한 번 맺은 인연은 계속 간다”며 “사람이 가장 귀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고객 명단을 저장해두는데 계속 늘어 무려 3만 여 명이나 된다. 변함없이 연락처에 있는 고객들에게 명절마다 문자로 인사를 전한다.  
 

참치 도로(뱃살)에 금가루를 올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손님 열에 일곱이 단골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장 사장의 마음을 아는걸까. 실제로 가게 손님 중 60~70%가 단골이다. 이때문에 경기가 나쁜 때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예약하지 않고 왔다간 발걸음을 돌려야 할 만큼 늘 만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2016년) 10월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조금씩 빈 자리가 보인다. 매일 서너 테이블은 비어있다. 걱정하는 장 사장에게 오히려 단골들이 “다른 가게는 3~4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데 이정도면 잘되는 것”이라며 격려한다. 장 사장도 초심을 잊지 않고 더 노력한다. 힘들 때면 왼쪽 팔에 적힌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더 빡세게 뛰어야 한다’고 적힌 명찰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여전히 사람이 가장 중요하죠. 남는 건 사람뿐이거든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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