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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해빙 따라온 블라디보스토크의 봄빛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18일 09시23분    조회: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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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 블라디보스토크=글·사진 남영진 편집위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5월 중순은 서울의 1달 전 날씨였다. 가로수에 연록색 잎이 파릇하게 돋고 들에는 풀밭에 샛노란 민들레가 한창이었다.

▲ 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5월 11~13일 주말을 끼고 2시간 반 인천에서 연해주로 날아갔다. 비행기는 서해로 나가 북한 상공이 아닌 산둥([山東) 반도와 랴오둥(遼東) 반도 사이를 지나자 동쪽으로 꺾어 다롄(大連)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 만주를 가로질러 러시아령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전날까지 현지에는 소나기가 내려 우산을 준비해 갔는데 공항에 내리자 서울의 4월 중순 같은 따뜻한 봄날이었다. 겨울에는 영하 40도라는데 영상 16도니 덥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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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리무진 버스를 타고 1937년 이오시프 스탈린의 명령으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될 때까지 고려인들의 신한촌이 있었던 우스리스크시로 북상했다. 시내는 인구 17만명의 도시답게 유럽식 건물들이 들어서 낯설지 않았다.

 

15년 전 러시아 지역의 고려인, 중국 지역의 조선족, 일본의 재일동포 등 해외 동포들과 함께 시민들이 모여 동북아평화연대(공동대표 홍선희)를 창립했다.

<동평>이 올해 제1기 평화학교(대표 박윤재)를 열어 그 수강생 20여명이 1860년대부터 1937년까지 연해주와 두만강 국경 부근에 살았던 우리 동포들의 삶과 의병활동, 일제 때 선조들의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보기위해 달려간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9월 6일 러시아 블라이보스토크에서 헤이그특사 중 일원인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들과 함께 이 선생의 유허비를 참배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우스리스크에 도착해 ’독립운동가의 횃불‘이라는 이상설 선생의 유골이 뿌려진 수이푼 강가에 흰색대리석으로 솟아있는 유허비에서 헌화와 묵념으로 그 높은 듯을 기렸다.

곧바로 발해 5경 12부의 하나였던 솔빈부 성터를 올랐다. 멀리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파릇한 초원에 우리에게도 낯익은 민들레, 뱀딸기, 할미꽃들이 피어 반겼다.

돌아오는 도중 해자와 토성터가 분명한 내성에선 고사리와 산마늘 등의 새 순이 올라와 선조들이 살던 지역의 친근감을 더해 주었다.

시내로 들어와 연해주 한인 독립운동의 대부로 1921년 일본군들에 살해된 최재형 선생의 마지막 거주지(현재 최재형박물관을 만드는 내부 공사중)를 들러 걸어서 5분 거리의 초·중등학교를 방문했다. 하학중인 어린이들이 보였다.

여기가 1917년 러시아 혁명 후 재러 한인들의 대표기구인 전로한족중앙총회가 열린 곳이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전까지 고려인들이 제일 많이 살았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 2층 건물의 ’고려인문화센터‘와 체육관을 방문했다. 현관에서 고려인 아이들와 러시아 어린이들이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다.

▲ 우스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 현관에서 고려인과 러시아 어린이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있다,

<동평>의 끈질긴 청원으로 우리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재연해주고려인회 김니콜라이 회장이 5억원을 기탁해 2층 공연장, 1층 박물관과 옆에는 체육관이 들어섰다.

압권은 청소년 아리랑 가무단의 환영 공연이었다. 2003년 모스크바축전에서 대상을 받은 ’북팀‘과 칼춤, 부채춤의 공연에 박수가 쏟아졌고 문화센터 관장의 딸인 옥사나양이 한국뮤지컬 <당신을 기억하며>와 가요 <비가오면 눈물이 나요>를 열창하자 앙코르가 이어졌다.

저녁은 중국 식당에서 고려인회와 문화센터 임원들이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누는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김치와 낮에 보았던 고사리무침이 맛있었다.

이틀째 새벽 호텔식당에서 뷔페를 먹고 버스로 남쪽 두만강으로 5시간 달렸다. 도중에 37년 17만명이 강제 이주될 때 처음 화물칸을 탔던 라즈돌리예역을 방문했는데 마침 탱크를 실은 화물차와 객차가 도착해 현실감이 더했다.

이후 이 지역 각 역에서 17만명이 124대의 화물차에 실려 40여일만에 우즈베케스탄,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가 그해 겨울에 3분의 1이 추위와 풍토병으로 죽어 현지 공동묘지에 묻혀있다.

1863년 함경도의 극심한 기근 때문에 13가구가 두만강을 건너 처음 정착한 지신허마을. 2004년 서태지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연한 뒤 이 옛터에 기념비를 세웠으나 지금은 국경 접근이 금지돼 들어가지 못했다.

핫산 지역의 크라스키노시(한국말 연추)에서 간단한 점심을 하고 두만강 쪽으로 꺾었으나 길에서 장례식 행렬을 만났다. 이를 앞지를 수 없어 안중근 단지동맹비를 먼저 찾았다.

▲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남양알로에 유니베라 농장안 언덕위에 있었다. 1908년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김기룡 정원주 등 13명의 독립운동가들이 모여 무명지를 잘라 ’대한독립‘이라는 혈서를 쓰고 조국독립을 맹세한 것을 기리는 비다.

’단지(斷指)동맹비‘에 무명지가 잘린 손가락을 뚜렷이 새겼다.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결국 두만강행은 포기하고 크라스키노 전망대에 올라 해변의 발해 염주성터를 조망하고 향토박물관과 포시에트 항구의 석탄하역작업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핫산군의 군청이 있는 슬라비안카 해변에 있는 최신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모래사장에서 술과 노래로 ’광란의 달밤‘을 보냈다. 3일째 새벽 5시에 도시락을 먹으며 4시간여 졸음여행 끝에 브라디보스토크 시내로 들어왔다. 중간에 휴게실이 없어 시입구의 백화점 화장실을 들렀는데 2층 매장에 세계적 패션브랜드들이 즐비했다.

곧바로 고려인들이 1874년부터 들어와 1911년 시외곽 신한촌으로 이주될 때까지 살았던 ’개척리‘ 신한촌 기념비를 찾았다. 몸이 불편한 고려인 관리인에게 촌지를 갹출해 전달했다.

독수리전망대에 올라 아무르만과 군함, 시가지를 잠깐 보고 공항가기 전 북한식당 ’평양옥‘에서 냉면과 명태식혜, 소주를 곁들였다. 몇년간 출입금지였던 이 곳에 우리외에도 한국 손님들만 있었다. 한반도 평화의 봄을 연해주서 실감했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kumbokju03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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