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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 '아이언맨' 로봇슈트… 일본 일상 속으로 들어오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27일 07시58분    조회: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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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로봇슈트 시장 급성장]

무게 3~5㎏으로 가벼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착용
들 때 무게감 절반으로 줄고 산 오를 때 체력 소모 20% 줄여

고령화·노동력 부족한 농촌부터 산업현장·스포츠 대회장서도 활용



지난 21일 오후 1시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항의 한 물류 창고 앞. 중국으로 수출할 보온재가 담긴 상자를 컨테이너에 싣는 작업이 시작되자 일본 항만 운송회사 다쓰미상회 소속 다케무라(59)씨가 일본 아토운사가 만든 보라색 로봇슈트를 입고 나타났다. 바닥에 놓인 상자의 무게는 하나에 20~30㎏. 다른 직원들은 낑낑대며 상자를 들어 올렸지만, 다케무라씨는 별로 힘든 기색 없이 무표정하게 작업을 계속했다. 로봇슈트가 상자 무게 중 15㎏을 대신 들어준 덕분이었다. 그는 "힘이 달려 원래 60세가 되는 내년까지만 일하려고 했지만, 이제 로봇슈트를 입기 때문에 10년은 더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쓰미상회는 평균 나이 55세인 물류 창고 직원들이 하역 작업을 힘들어하자 작년에 로봇슈트를 도입했다. 가즈시 야마오 다쓰미상회 차장은 "항만 물류 같은 육체노동 분야는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부상 없이 계속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로봇슈트 도입을 매년 늘려갈 계획"이라고 했다.

영화에서만 보던 로봇슈트를 일본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로봇슈트의 원조는 1960년대 미국 GE사 등이 만든 '하디맨'이라는 제품이었지만, 무게가 680㎏에 달해 무용지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일본의 로봇슈트는 3~5㎏로 가볍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환경의 작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농촌과 산업 현장은 물론 스포츠 대회장에서도 로봇슈트가 활약 중이다.

◇농촌에서 건설 현장까지… '팔방미인' 로봇슈트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지요." 와카야마현에서 귤 농사를 짓는 다케보노 마사시(68)씨는 작년부터 로봇슈트를 입고 수확 작업을 한다. 20㎏ 무게의 귤 상자를 200개 나르는 것이 매년 고역이었지만, 지금은 로봇슈트 덕에 부담이 확 줄었다. 그는 "로봇슈트를 입으면 상자가 10㎏ 정도로 느껴져 옮기기 수월하다"며 "끊어질 듯 아팠던 허리 통증도 줄어들었다"고 했다.

일본 농업인의 평균 나이는 67세다. 이처럼 고령화된 일본 농촌에서 로봇슈트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거운 수확물 운반과 엉거주춤한 자세에서의 작업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업계는 약 3000대의 로봇슈트가 농업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고 추산한다. 야기 에이치 와카야마대학 교수는 "로봇슈트는 고령 농업인뿐만 아니라 여성과 청년 농부에게도 믿음직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산 타는 것을 돕는 임업용 로봇슈트도 최근 실험에 들어갔다. 일본 나라 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 등이 2025년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산을 오를 때의 체력 소모를 20%가량 줄여준다고 한다.


‘로봇 강국’일본에서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육체 노동자들이‘로봇슈트’를 입고 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1일 일본 오사카항의 한 물류 창고에서 일본 항만 운송 회사 다쓰미 상회 소속 한 직원이 로봇슈트를 입고 25㎏짜리 상자를 옮기고 있다(왼쪽 사진). 로봇슈트는 상자 무게 중 15㎏을 대신 들어준다. 로봇슈트를 입은 일본의 한 농부가 과일을 수확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동휘 특파원·구보타사

일본 대형 건설사 오바야시구미는 건설 현장에 10대의 로봇슈트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한 달에 120만엔(약 1140만원) 정도의 대여비가 들지만 2014년부터 현장에 투입해본 결과 근로자의 작업량이 1.5배로 늘었다고 한다.

◇스포츠 경기 보조에 제설(除雪) 작업도

지난여름 열린 '2017년 파워 리프팅 재팬컵 대회' 현장에는 로봇슈트를 입은 경기 진행 요원들이 등장했다. 파워 리프팅 종목은 누워서 들어 올리는 역기의 최대 무게치를 겨루는 경기를 말한다. 선수 40명이 각자 세 번씩 무게를 바꿔가며 역기를 들어 올렸다. 작년까지는 진행 요원들이 맨몸으로 선수가 들 무게를 세팅했다. 역기에 10~50㎏ 무게의 플레이트를 끼우고 빼는 고된 작업을 120번 넘게 했다. 올해 로봇슈트의 힘을 빌린 한 진행 요원은 "허리와 근육에 무리가 많이 가는 동작이지만 올해는 가뿐했다"고 일본 언론에 밝혔다. 2012년 런던마라톤 때는 척수 장애로 하반신이 마비된 영국의 클레어 로마스 선수가 이스라엘의 보행 로봇을 착용하고 16일 동안 풀코스를 완주했다.

겨울에는 제설 작업 현장에 로봇슈트가 나타난다. 폭설이 자주 내리는 아키타현 요코테시는 로봇슈트를 활용해 제설 작업을 벌인다. 주민 오하라 사토시(34)씨는 "로봇슈트가 허리를 펼 때 상반신을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공항에 가려고 리무진 버스를 탈 때도 로봇슈트를 만날 수 있다. 도심과 하네다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 회사의 수하물 담당 직원들은 2016년부터 로봇슈트를 입고 짐을 나른다. 나리타공항에서는 항공사 직원들이 체크인 카운터에서 로봇슈트를 착용하고 짐을 부친다. 스미토모화학 등 기업들도 로봇슈트를 속속 도입하는 중이다.

◇2025년 시장 규모 1500억원대로 '껑충'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와 후지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25년이 되면 로봇슈트 산업 시장 규모가 1543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248억7000만원에서 10년 사이에 6배 넘는 규모로 커진다는 것이다. 지난 2일 도쿄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2017 국제로봇전(IREX)'에서 크게 주목받은 로봇도 바로 로봇슈트였다. 20여개 로봇 기업이 자신들의 로봇슈트를 들고 나와 관람객을 상대로 체험 행사를 열자 부스마다 20~30명이 줄을 섰다. 주최 측인 국제로봇연맹(IFR) 관계자는 "2016~2019년 4년간 로봇슈트 6600대가 팔려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도쿄 시내 백화점 곳곳에 로봇슈트 매장이 생겨 영업 중이다. 히로미치 후지모토 아토운사 사장은 "2019~2020년이 되면 로봇슈트가 가정집에도 보급될 만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로봇슈트를 포함한 로봇 개발에 적극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15년 '로봇 신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정부와 민간 기업이 1000억엔(약 9500억원)을 로봇 개발에 투자하고 관련 산업 시장 규모를 2조4000억엔(약 22조8000억원)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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