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첨단 과학 기법을 이용, 반세기 전 발생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 음모론을 뒷받침해온 한 가지 근거가 허구임을 밝혀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댈러스에서 차량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의 총을 맞고 숨졌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범인 리 하비 오즈월드가 집에서 총을 들고 있는 사진(왼쪽)과 다트머스대 연구팀이 이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모습(가운데). 오른쪽은 인체공학적으로 이 자세를 분석한 것이다. /다트머스대
음모론자들이 제기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오즈월드의 집에서 발견된 사진이었다. 사진에서 오즈월드는 한 손에는 공산주의자 신문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소총을 들고 있다. 그러나 오즈월드의 자세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불안정해 보인다. 얼굴에 비치는 그림자도 부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음모론자들은 이 사진이 오즈월드의 사진에 소총을 합성한 조작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다트머스대 해니 페이리드 교수 연구팀은 최근 개발한 3차원 디지털 모델링 기술을 이용, 오즈월드의 사진 속 현장을 재현했다. 오즈월드의 각 신체요소의 형태와 크기, 질량, 무게 등을 고려해 3D 그래픽으로 입체적인 오즈월드를 만들었다. 이어 소총과 신문 등도 실제와 같은 크기, 형태로 만들어 넣고 인체공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사진 촬영 당시 오즈월드의 자세는 사진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뒤쪽으로 한 발짝 빠져 있는 오른쪽 다리 때문에 사진에서는 마치 전체적으로 몸이 기울어진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이 이 그래픽에 다양한 각도로 빛 효과를 넣어 그림자를 만들자, 얼굴의 그림자 역시 사진과 동일하게 재현됐다. 사진이 조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50년 넘게 이어진 음모론을 반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드디어 나온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디지털 포렌식' 10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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