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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의원, CBS라디오 인터뷰서 밝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김 전 의원은 군사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얻어 내내 시달렸다.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용인 묘지에서 성묘를 하는 모습. 김대중도서관 제공
“니가 김대중의 아들이냐? 너는 절대로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해.”
고 김홍일 전 의원이 회고록에서 밝힌 고문 수사관들의 말이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이었던 그는 아버지의 정치적 동지였다. DJ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권의 핍박을 받았고 고문 후유증으로 병을 얻어 내내 고생했다. 이런 아들을 생전의 DJ도 무척 애달파 했다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이) 저하고 둘이 앉아 있을 때면 ‘내가 왜 정치를 했던가, 내가 왜 대통령이 되었는가, 결국 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들들, 특히 우리 큰아들 홍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져서 살 수가 없다’ 이런 애절한 장남 사랑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1980년에는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받았다. 2009년 DJ 서거 때도 장례식장에 휠체어에 병약한 몸을 의지한 채 나타나 보는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 아들이 DJ에게는 평생 마음의 빚이었던 셈이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보다 굉장히 정적인 분이고 눈물도 잘 흘리셨다”며 “김홍일 의원에게 여러 애잔한 마음이 있을 때 눈물을 흘리시는 그런 모습을 수 차례 봤다”고 떠올렸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에서 조문객이 김 전 의원을 추모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이희호 여사도 건강이 안 좋아져 입원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의원은 “금년에 만 97세이시다”라며 “(고령이기 때문에) 위독하다는 말도, 위독하지 않다는 말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1일 병문안을 다녀왔다. 박 의원은 “제가 가니까 주무시기에 손을 잡고 ‘사모님, 박지원입니다, 박 실장이요’ 그랬더니 딱 눈을 뜨시고 ‘왔어요?’ 그러고 몇 마디 하시는 걸 보면 어제는 좋으셨다”고 전했다. 이 여사는 한 달째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있다.
박 의원은 “(지금은) 외부 인사들의 접촉도 전부 끊고 있다”며 “김 전 의원의 별세 소식도 말씀 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여사가 받을 충격을 고려해서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7개월 되는 제 아내의 사망 소식도 여사께서는 모르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최근에 (이 여사가) 조금 쇠약하시니 저로서는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며 “(회복되기를) 많이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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