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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장성’에 갇힌 한국관광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5일 08시26분    조회: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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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만 바라본 쇼핑 위주 저가상품
사드보복에 관광 생태계 황폐화… 유커 돌아와도 낡은 구조 그대로
시장-콘텐츠 다변화 노력은 뒷전… 의료 등 고부가 관광 개발 시급


중국 의존형 관광산업 언제까지… 4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중국어로 적힌 광고판 옆을 지나고 있다. 가게 간판도 중국어 일색이어서 “한국이 아니라 중국 같다”는 관광객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보는 쇼핑 위주의 한국 관광 관행이 타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2일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이후 처음으로 중국 단체관광객 32명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문에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이 260여 일 만에 돌아왔다. 관광 한파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 관광시장은 ‘이제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지만 유커의 쇼핑에만 의존해온 한국 관광의 고질적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한국 관광엔 ‘한국’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진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쇼핑이 75.7%로 압도적이었다. 쇼핑이 한국 관광의 주요 목적인 관광객 국적은 중국이 64.1%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유커의 천국’으로 불리던 제주에서는 중국인 쇼핑객만 기다리는 이른바 ‘천수답 관광’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국 기업의 이름을 사용한 쇼핑가는 폐허처럼 스산해졌고, 중국 크루즈선이 들어오지 않는 국제여객터미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각종 개발사업과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었다. ‘유커의 귀환’에 다시 취해 한국 관광의 악습이 되풀이된다면 그 폐해가 다른 경제 분야도 위협하는 무기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사드 보복으로 황폐화된 한국 관광 생태계에선 대안으로 제시된 ‘관광시장의 다변화’조차도 유커 관광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쇼핑 위주의 저가 관광 서비스를 제공했던 여행사들이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을 하며 값싼 관광상품을 양산하며 물을 흐리고 있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3만8000원짜리 3박 4일 한국 여행상품’까지 등장했다. 한국 관광 왔다가 쇼핑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면세점 쇼핑을 위해 한국에 관광객으로 오는 ‘주객전도’ 현상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싼값에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가 면세점으로부터 모객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적인 담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의 국적만 바뀌었을 뿐 ‘유커 맞춤형 저가 저질 관광’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요 대체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한국 관광에 큰 매력을 못 느낀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한국 관광의 콘텐츠 부족’에 대한 불만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관광, 럭셔리(고급) 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으로 콘텐츠를 다변화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환경을 관광 체험상품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이른바 ‘관광 사대주의’를 탈피하고 품격을 높이려는 정책적 시도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악습이 고착화된 상황”이라며 “관광업계의 자정 노력은 물론이고 국가 전반이 구조 전체를 바꿀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유커의 쇼핑과 면세점 투어에만 의존해온 한국 관광의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고, 그 근본적 대책을 모색해보는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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