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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ID 1만5000개 압축… 입장료 낸 70여명 추적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3월30일 22시16분    조회: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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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상화폐 계좌서 회원 특정 / 조주빈 휴대폰 2대 잠금 못 풀어 / 文대통령 “n번방 반인륜적 범죄 / TF 구성해 디지털 성범죄 근절” / 민변 “아동음란물 소지 처벌 미미 / 최근 1년 재판 실형 선고 20%뿐”


 
“이용자 전원 처벌하라”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30일 대전지방검찰청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물 이용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미성년자 등 여성을 성착취해 동영상을 찍고 불법수익을 올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수사대상인 ‘박사방’과 아류 n번방에 가입한 아이디를 1만5000개로 압축하고, 이 중 유료방에 참여한 회원 70여명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자료를 토대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가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입장료를 보낸 70여명의 명단을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유료방 입장료를 받기 위해 박사방에 3개의 암호화폐 지갑주소를 게시했다. 이 중 2개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구글 등에서 찾을 수 있는 가짜 암호화폐 지갑이고, 1개는 조씨가 사용하는 진짜 주소였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조씨가 실제 돈을 받을 때는 일대일 대화방을 통해 자신의 지갑주소를 특정해 알려줬는데, 일부 회원은 가짜 지갑주소에도 입금한 것으로 보고 3개의 암호화폐 지갑을 훑어 이들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확인된 신원이 진짜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입장료를 보낸 행동이 부적절한 만큼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신분증을 차용 또는 도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9월부터 박사방 관련 수사를 하면서 대화방에 참여했던 ‘닉네임’ 정보를 하나씩 파악해온 경찰은 이날 해당 대화방에서 1만5000개의 닉네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유료 회원뿐 아니라 관련된 그룹 참여자를 모두 합친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사람이 여러 닉네임을 쓸 가능성도 있어, 실제 회원 수가 1만5000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씨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9대 등 디지털 증거 20여점 가운데 휴대전화 2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분석을 마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7대에서는 유의미한 자료를 못 찾았고, 2대는 진행 중인데 해당 휴대전화의 잠금이 풀리면 유의미한 자료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자신의 범죄 사실은 시인했지만, 휴대전화 암호를 풀기 위한 협조는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주빈이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줄 것처럼 하면서 안 풀고 수사당국을 갖고 노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본인이 세상을 휘두를 수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는 것 같다. 사악하고 영악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청와대에서 비공개 주례회동을 갖고 “총리실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는 물론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종합적인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하고도 반인륜적 범죄’”라며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피해자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미성년자를 이용한 음란물을 제작·소지한 혐의를 다룬 공판을 분석한 결과, 실형 선고가 내려진 경우가 2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조씨 등 소위 ‘n번방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변 아동성착취영상물대응TF에 따르면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아동청소년보호법 제11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죄’가 적용된 150여건의 재판 중 실형 선고는 30여건뿐이다. 이마저도 징역 6개월이나 1∼2년 사이 단기 징역형이 많았다고 TF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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