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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 하지 않았다면 안된다 말하지 말라'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6월6일 09시00분    조회: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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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리춘자
연변지체장애인협회 리춘자 주석의 이야기
 


취재차 기차역전 부근의 연변지체장애인협회를 찾아서 입구에 이르니 노래소리와 기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조용히 앉아 독서를 하거나 수공예작품을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협회에 모인 여러 장애인들은 흥겹게 노래를 부르거나 배구를 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이런 예상 밖의 분위기 속에서도 돋보이게 한복을 차려입은 리춘자 주석은 분주히 오가며 사무를 보고 있었다. 장국집 사장과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개인적 신분도 제쳐두고 대부분의 정력을 장애인협회의 일상에 쏟아붓는다는 리주석의 넘쳐나는 열정은 다리의 장애로도 막아내지 못할듯 거침없었다.
 


그녀는 30년전, 룡정에서 구두공장을 경영하던 시절부터 다른 장애인들의 처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였다. 당시 공장에서는 복지 차원에서 지체장애인을 몇명 고용했는데 음식솜씨가 잽쌌던 리주석은 경영자 겸 주방장 역할도 하였으며 짬짬이 시간을 짜내여 장애인 로동자들을 배려한 문예활동과 체육활동도 조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리주석은 이들의 고충도 많이 알게 되였고 자신보다 더 가슴 시린 상황에서도 맥을 놓지 않고 모지름 쓰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게 되였다.
 


리주석은 1997년에 연길에 온 뒤 자신의 음식솜씨를 딛고 가게〈고향장국집〉을 열었다. 한창 전성기 때에는 분점을 늘여 도합 4곳에 가게를 가질 정도였지만 마음속에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남아있었다. 당시 음식점 같은 복무업에서는 선뜻 장애인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릇된 편견으로 장애인이 일하는 장국집이라고 돌아서는 설음도 겪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 때부터 리주석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선 연변지체장애인협회의 주석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리주석은 세가지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는 이를 악물고 불편한 다리로 운전면허증을 얻는 것이였다. 둘째로 리주석은 연변과학기술대학의 최고경영자모임에 참석하여 경영과 관리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얻음과 동시에 자선인사들과 안면을 익히고 관계를 돈독히 키웠다. 마지막으로는 협회 사업에 몰두하기 위하여 장국집 네곳을 한곳으로 정리하였다. 1년간 바삐 돌아치며 준비를 한 끝에 리주석은 마침내 2008년 3월에 협회 주석으로 당선되였다.
 


협회 주석을 맡은 뒤 장애인 취업부터 열성스레 틀어쥐였다. 그래서 우선 수공예작품 교실을 열었다. 비록 수입이 많지는 못하더라도 할 일이 있다는 자체에서 장애인들은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장애인 무용교실에 정력을 쏟았다. 자유롭지 못한 신체에 오래동안 억눌렸던 회원들이여서 무용교실을 그 무엇보다 반기였다.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 휠체어가 없어 난감해하자 리주석은 선뜻 자신의 지갑을 열었다. 

2016년 4월에 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에게 경사가 생겼다. 자치주장애인련합회에서 조직한 문예콩쿠르에 참가하게 되였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첫시작부터 일이 꼬였다. 5월 13일에 열리는 콩쿠르에 참가한다는 결정을 내린 때는 이미 4월 20일이였다. 계획을 짜고 련습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였다. 장애인 단체의 관계자들이나 무용교사도 모두가 시간이 딸려 안될 것이라고 머리를 가로젓는 속에서 리주석은 이 절호의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였음에도 리주석과 공연에 참가할 배우들은 서둘러 훈련에 들어갔다. 마침 하늘도 노력하는 자를 도왔는지 련습단계에 부딪친 몇몇 걸림돌들을 순조롭게 넘었고 다행히 콩쿠르 직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공연에서도 배우들은 열흘 동안 흘린 땀이 헛될세라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 날 관객들은 몸은 휠체어에 기대면서도 꿋꿋이 일떠선 장애인 배우들의 의지에 감동을 받아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제 공연일까지 련습할 시간이 열흘 남짓이 남았으니 안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안되는 건 없다.’였습니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도 일이 힘들거나 고되여보이면 ‘안된다.’, ‘못한다.’는 말부터 자주 합니다. 하지만 저희 장애인들은 아닙니다. 아직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 먹어 물러나면 그 다음에는 더 작은 곤경 앞에서도 움츠러들게 되고 그렇게 반복하다가 종당에는 집에 들어박혀 사회와 단절되게 됩니다. 그러니 되든 안되든 먼저 해보아야만 안다는 의욕이 있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꿈을 지키고 있으면 성공은 꼭 옵니다.”
 


그번 성공을 발판으로 회원들은 크나큰 정신적 에너지를 얻게 되였다. 그 뒤 더 많은 경연과 공연에 륙속 나서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었다. 2017년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장애인련합회의 자격으로 제9회 전국장애인예술대회에 참가하여 집체무용〈길〉로 특별상 1등을 받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중국 방방곡곡에서 100여개의 대표팀, 도합 1,000명에 달하는 장애인들이 참가했는데 그중에서 무용조 최고점수를 받는 쾌거를 이루게 되였다. 리주석은 1등도 1등이려니와 무엇보다도 조선족무용을 널리 알리게 되여 자랑스러웠다. 연출이 최고조에 다달았을 때 가장 큰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10명에 달하는 남자배우들이 상모를 돌리는 대목이였다. 련습단계에서도 이런저런 아쉬움을 완전히 없애버리지 못했기에 배우나 아래에서 보는 회원들이나 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다행히도 아무런 실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한번 하늘이 노력하는 사람을 도운 것이다.
 
많은 장애인들의 갈망을 면바로 파악하여 새로운 운동종목을 개척해나갔다. 좌식배구가 그 하나였다. 축구는 달리지 못하면 할 수 없지만 배구시합은 축소한 시합장내에서 앉아서도 가능했기 때문이였다. 워낙 회원들 중에 배구경기를 즐겨 보는 사람이 많았던지라 공감대를 이루게 되였다. 이렇게 좌식배구가 점차 몸에 익어가면서 특히 숙련된 회원들로 선수단을 꾸리여 시합에 나갔다. 처음 나선 경기는 2017년, 항주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배구대회였다. 비록 처음이여서 높은 성적은 따내지 못했더라도 연변지체장애인협회 배구팀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후부터 협회 배구팀은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좌식배구시합에 참가하여 연변의 지체장애인들의 기상을 보여주었다.

 
왜 문학이거나 수공예 같이 비교적 조용한 분야보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에 비중을 두었을가? 리주석은 우정 장애인들에게 하나의 좌표를 설정해놓았다. 즉 장애인들이 몸이 불편하여 불가능하다는 소극적 정서나 나이가 많다고 주눅부터 드는 소극적 심리 등 부정적인 페단들을 짚어가면서 사회의 동정을 사 더 많은 기부를 받는 쪽에 머리를 쓰기보다는, 장애인들이 사회에 참여하도록 도와주고 수동적으로 앉아있기보다는 주동적으로 움직이고 자아생존의 출로를 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사회적으로 장애인의 새로운 형상과 이미지를 구축해간다는 전략이였다. 
 
현재 협회는 정부조직과 자선단체의 지원하에 운영되며 동시에 사회 각계의 고마운 분들이 물심량면으로 주는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자발적인 도움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협회의 앞에는 여전히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첫째로, 의학의 발전으로 소아마비 같은 질병은 사라졌어도 아직 민간에는 사고로 혹은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젊은 장애인들은 협회에 참가하려 해도 생활고 등 문제로 시간을 좀처럼 얻기 힘들다. 한편 젊은 장애인들은 생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둘째로, 중증 장애인들은 외출을 꺼리고 있다. 휠체어에 타야 하는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계단과 화장실이다. 계단 대신 만든 장애인 전용 비탈길은 이름만 비탈길이지 휠체어를 타고 오르기에는 너무 가파르거나 심지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도 없이 좁은 곳도 많다. 아직까지는 이런 비탈길도 소수의 은행에서나 갖추고 있을 뿐 대다수의 공공장소에는 여전히 계단만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화장실의 경우 예산이 모자라 쪼그려 앉는 좌변기가 대부분이고 앉는 서양식 좌변기는 보기 드물다.


 
“자기는 몸이 멀쩡하니까 장애인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여러 제도에 대해 관심도 없거니와 지어는 ‘수자가 그리 많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돈을 쓸 필요가 있냐’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얻을지도 모르고 부모나 친지, 혹은 자기 자신이 늙어서 외출하기 힘든 상황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고령화추세에 앞으로 로인들이 더욱 많아질 터인데 지금부터라도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기초시설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듯 장애인복지사업에 대한 리춘자 주석의 열정과 원견은 실로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경사스럽게도 올해 5월 16일에 리주석은 북경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6차 자강모범 및 장애인후원 선진일군표창대회에 참가하여 전국에서 뽑힌 500명 대표들과 함께 습근평, 리극강, 왕호녕 등 당과 국가 지도자들의 회견을 받았다. 국가 지도자들의 고무격려, 이는 리춘자 주석한테는 더 높이, 더 멀리 뛰기 위한 강력한 에너지이다. 

글 <연변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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