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벼짚공예의 장인 고원건, 전통문화 보존과 선양에 힘써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6월25일 16시05분    조회:190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고원건,

벼짚공예전승인 고원건, 리려 부부
 
“짚신이나 방석이나 망태기를 만들 때 사용되는 벼짚은 반드시 낫으로 잘라야지 기계를 들이대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벼줄기가 편평한 것으로 골라야 합니다. 이런 벼짚은 새끼줄을 꼬는데 최고죠.” 태여나서 줄곧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땅에서 살아온 한족 사나이 고원건(54세)은 손에 들고 있는 평범한 새끼줄을 흔들어 보이며 전문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조선족 전통문화가 깃들어 있는 새끼줄과 벼짚공예품을 여느 조선족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는 그는 비범하고 남달라 보였다. 새끼줄을 서두로 필자는 고원건과 담소를 나누었다. 
 
고원건이 벼짚공예에 깊은 애착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든 손으로 엮어보기를 즐기던 그의 어릴적 취미에서 비롯됐다. 부모가 버드나무가지로 광주리를 엮거나 옥수수 잎으로 물건을 담아두는 작은 바구니를 엮으면 그는 무조건 동참해 일손을 거들었다. 현재 보면 조금 따분해 보이는 중복작업이였으나 그에게는 둘도 없는 취미생활이였다. 부모옆에서 열심히 배우던 그는 어느새 홀로 원자재를 장만해 광주리도 엮고 바구니도 엮으면서 기술적으로 막히는 곳이 있으면 부모님으로부터 약간의 귀띔을 받으면 금방 해결할수 있었다. 현재의 시간대에서 고원건의 유년시절을 바라보면 사실 그는 후날 벼짚공예에 필요한 기본기능을 련마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8년, 고원건의 남다른 손재주를 알게 된  화룡시부련회에서는 신민촌 민간공예조사를 떠나면서 그를 동참시켰다. 조선족 마을인 신민촌은 편벽한 시골이지만 손재주의 장인들이 대거 운집해 있다는 부련회 책임자의 소개에 고원건은 호기심이 잔뜩 동해 걸음마저 빨라졌다. 그가 만난 장인들은 대부분 70~80대의 조선족 로인들로서 신민촌이란 이 동네를 손수 일구었거나 혹은 신민촌에서 평생을 살아오면서 벼짚 엮기에 탄탄한 실력을 쌓은 분들이였다. 로인들은 여유롭게 올방자를 틀고 앉아 벼짚으로 새끼줄을 꼬아 이리꿰고 저리 돌리고 하더니 금방 짚신을 만들었고 모양새가 그럴듯한 새초롱도 선보였다. 고원건은 새끼줄의 신통함에 놀랐고 로인들의 손재주에 마음이 끌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로인들과 함께 벼짚을 주어 새끼줄을 꼬고 있었다. 유년시절에 갈고 닦은 실력덕에 벼짚공예 입문이 신속했다. 로인들은 허우대가 좋은 한족 청년이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척하면 척”하는 눈썰미에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대부분 고희를 넘긴 로인들은 조선족 전통문화인 벼짚공예가 후계무인인 상황에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였다. 벼짚공예의 “전성시대”는 건국 초기 때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벼짚으로 엮은 짚신, 망태기, 올방자 등은 가정집의 필수 생활용품이였다. 신민촌 촌민들은 생각을 넓혀 겨울 농한기가 오면 따뜻한 구들에 앉아 바구니, 멍석, 삼태기 등을 양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민촌” 표 벼짚 생활용품들은 원양선박을 타고 동남아로 수출되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상품으로 거듭났다. 촌민들도 새끼줄 덕에 약간의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호황기를 누리던 벼짚 상품들은 플라스틱 제품이 출현하면서 수출길이 점차 좁혀졌고 가정집에서도 자취를 감추었다. 품이 많이 드는 대신 내구성과 실용성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였다. 
 
그러나 현재 벼짚공예에 관한 이야기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한동안 력사더미에 묻혀 있던 벼짚 상품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시점을 딱히 꼭 집어 얘기할 수는 없으나 사람들의 생활질이 대폭 상승하면서 벼짚공예를 전통문화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실용보다는 수장과 관상용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원건은 마침 시대의 물결에 편승했다. 
 
 
 
현재의 고원건은 벼짚공예를 리용해 주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는 화룡시부련회직업기능학원의 책임자이자 벼짚공예 과목의 강사이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일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매기 학생 등록수가 40~50여명 되면 한달 간의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강사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작품을 제작하다 차차 련습이 깊어지면서 기술력도 좋아지고 숙련도도 현저하게 제고되는데 눈썰미가 좋고 손재주가 야무진 학생들은 독립적으로 꽤나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원건은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대신 판매하며 판로까지 해결해 준다. 가장 간단한 짚신, 새초롱은 시장에서 40~50원에 판매되고 항아리 같은 부피가 큰 공예품은 한개당 700~800원에 팔린다고 한다. 수업에 등록한 학생들은 대부분 화룡시 현지의 50~60대 농민들이다. 그들은 벼짚 공예기술을 배워 여름철과 겨울철 농한기에 공예품을 제작해 짭잘한 수입을 올려 살림에 보탬한다. 고원건은 화룡시장애인련합회와도 이미 여러번 합작을 했다. 현재까지 총 3기를 거쳐 150여명의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쳤다. 그중 18기 학생인 50대 녀성 리화방은 연변기능경진대회에 참가해 벼짚 새초롱으로 2등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을 고원건은 우선 자기돈으로 “선불”해 사서 두었다가 시장에 판매한다. 그들을 돕기 위한 차원에서 고안해낸 방법이다. 
 
벼짚공예품은 생각밖으로 판로가 넓고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화룡시 현지와 연변주에서 진행되는 여러 전시회에서는 고원건을 귀빈으로 모셔갈 정도다. 고원건이 만든 제품들을 전부 전시할 수 있도록 아예 커다란 부스 한칸을 무료로 내어주기도 한다.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전통문화이다 보니 언론들도 앞다투어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하는 덕에 벼짚공예품을 넘어 전시회까지 덩달아 홍보가 된다. 전통 산장, 수장 애호가, 어린이들이 벼짚 공예품을 사가는 주요 고객이다. 산장 주인들은 벼짚 공예품들을 산장 이곳저곳에 걸어두거나 배치해 전통 느낌을 살리고 수장 애호가들은 전통문화 보존과 감상을 위해 사간다. 간혹 부스를 찾는 어린이들은 호기심에 못이겨 부모를 졸라 하나씩 산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어릴적 물품에 관심을 갖는 것에 흐뭇해하며 기꺼이 장바구니에 담는다. 전시회에 나갈 때면 하루에 적어도 3000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며 고원건은 만족해 하였다. 
 
 
2008년을 기점으로 벼짚공예를 접한지 어언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고원건은 여전히 자신을 가르쳤던 신민촌의 스승들을 기억하고 있다. 신민촌 생산대 대장을 지냈던 전용철 로인과 그의 부인 최순자, 그리고 최영희, 림윤호, 림영금……이중 일부 로인은 이미 세상을 떴다. 이 로인들은 저마다 능한 한가지 제품들이 있었는데 고원건은 하나씩 배워나가며 1년도 안되는 사이 모든 “학과 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자체의 생각을 넣어 새로운 제품들도 창작해 냈다. 기술을 배우며 로인들과 두터운 정을 쌓은 그는 현재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로인들을 뵈러 간다. 명절 때면 과일과 채소를 듬뿍 사서 방문한다. 로인들이 남김없이 배워주었기에 오늘날의 자신이 가능했다며 고원건은 감격해 하였다. 
2018년, 고원건은 연변조선족자치주정부로부터 벼짚공예 무형문화재 전승인으로 추천됐다. 향후의 계획에 대해 고원건은 전통문화의 지속적인 보존과 발양에 중점을 두었다. 그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벼짚공예에 관심을 갖고 직접 체험해보며 흥취를 가지고 재미를 느꼈으면 하기를 바랐다. “산업화시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선양해야 합니다. 전통문화인 벼짚공예가 사회경제활동에서 더욱 빛을 뿌리고 립지를 굳히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원건의 목소리에는 희망과 신심이 가득차 있었다. ▣(출처:《중국민족》조선문판  글/한동준  편집/리호남  조판/ 한동준)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합뉴스 2006-01-18 11:42]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캐나다 토론토대학 화학과에 재직중인 진병직(52) 교수가 오는 5월 캐나다화학협회(CSC)로부터 `2006 버나드 벨루상'을 받는다. 18일 현지 동포신문인 `더 코리아 타임스'에 따르면 진 교수는 `DNA 자르는 촉매 개발연구'를 비롯한 생화학, 의화학분야의 기초과...
  • 2006-01-19
  • 중국 록의 왕으로 불리우는 최건이 고효송과 합작해 제작한 인터넷년말영화 '둘도없는 이야기(故事无双)'의 개봉식이 10일 북경에서 열렸다. 최건의 첫 영화작품인 '처녀막복구시대'와 고효송이 감독을 맡은 '단지의 소리(断指之声)'를 통합해 '둘도없는 이야기'라고 부른다. 최건은 단편에서 자신이 음악...
  • 2006-01-18
  • 오늘 있은 주12기 인대 상무위원회 제23차 회의에서 악희전이 주 공안국 국장으로 임명되였습니다. 아래에 주 공안국 국장으로 부임된 악희전의 간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악희전: 남, 1962년 10월 길림성 서란현에서 출생, 한족, 대학학력, 1982년에 사업에 참가, 1984년 8월에 중국공산당에 가입. 1980년에 길림성 경찰...
  • 2006-01-18
  • [원제: 박준덕-우리 민족이 낳은 《제갈량》] 2005년 중국기획년도회를 기념하여 소집된 제2기중국《제갈량》기획평의활동에서 연변금천계획연구소소장이며 연변금천상무광고유한회사 사장인 박준덕은 조선족으로 처음으로 《2005년 중국 10대 기획전문가》영예칭호를 수여받았다. 《기획의 생명은 자주적인 창의정신》이라...
  • 2006-01-18
  • 도문시 시장 박송렬 인터뷰 박송렬시장은 《목전 도문시의 경제사회발전면에서 봉착한 문제점은 경제총량이 적고 발전속도가 더디며 구조가 최적화되지 못한 점이다》고 현황을 분석, 올해에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사업중점을 《대상건설과 환경건설을 일괄 추진》하여 도문시 경제사회의 쾌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것이라고...
  • 2006-01-18
  • [img count='1' widht='400' img] [연합뉴스 2006-01-11 11:45] 중국 조선족 가수 김해심의 최신곡 `햇빛 아래의 별(陽光下的星星)'이 지난해 말부터 연속 3주 동안 중국의 `뮤직 라디오 톱'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2006-01-18
  • 연변팀 YOYO체능시험에 29명이 통과 얼마전 하문에서 열린 올해 중국갑급축구시즌회의에서는 2006년 중국갑급축구시즌 제도를 상의했다. 회의에서 올해 갑급시즌은 3월 25일에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갑급시즌에서는 두팀을 승격하고 한팀은 탈락시킨다고 규정했다. 매 팀은 3명의 외적선수를 영입할수 있지만 한번의 경...
  • 2006-01-17
  • [img count='1' width='400' img]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정부 김진길주장과의 인터뷰 ● 《11.5》기간 연변의 사유는 무엇인가 ● 《서부대개발》 《동북진흥》연변에 어떤 실혜를 주었는가 ● 로무경제를 우세산업으로 발전시킬 대안은 무엇인가 ● 주장으로 사업해온 4년간 무엇이 가장 보람스러운가 김진길주장이 말하는 ...
  • 2006-01-17
  • [원제: 새 과정표준에 따라 민족특색 부각] 연변교육출판사 김춘근 부사장 인터뷰 자질교육에 따른 새로운 과정개혁의 격랑에 편승하기 위한 새로운 교재의 편찬은 자못 중요한 의의가 있다. 새로운 과정정신을 담은 새로운 교재의 편찬은 새로운 과정개혁의 실시를 위한 기본조건이고 과정개혁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관건...
  • 2006-01-17
  • [원제: 길림성동부중심도시로 건설] 연길시 시장 조철학 인터뷰 조학철시장은 《11.5》기간 연길시에서는 《성실신용으로 공업도시를건설하고 법으로 도시를 다스린다》는 전략적방침으로 경제구조조정과 체제, 기제 혁신을 추진하여 공업화진척을 다그치며 중심도시로서의 창구역할과 선두주자의 역할을 착실히 하여 《11....
  • 2006-01-1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