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통에 모은 남긴술 사들여 주택에 기계 설치 ‘양주 잡탕’
하루 60병씩 진짜와 교환 후 싸게 팔아 1억8000만원 챙겨
먹다 남은 양주를 수거해 와 값싼 양주를 섞어 만든 가짜 양주를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유통시킨 조선족 출신 3인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개월 동안 이들이 유통시킨 가짜 양주는 모두 5400여 병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유흥업소에 가짜 양주를 건네고 진짜 양주를 넘겨받아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팔아치워 1억8000여만 원의 부당이익도 챙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가짜 양주를 제조해 유통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 등)로 총책 임모(29) 씨와 가짜 양주 제조책 김모(31)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양주를 유통시킨 판매책 박모(2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4년 전 강남의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며 알게 된 이들은 일하던 업소에서 양주의 유통경로와 가짜 양주 제조법을 알게 됐다.
형편이 넉넉지 않던 이들은 본격적으로 가짜 양주 제조 및 유통에 나서기로 하고 올해 3월부터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주택에서 가짜 양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수거책으로부터 유흥업소에서 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양주가 담긴 500㎖짜리 생수통을 1병당 1만 원을 주고 사들였고, 남은 양주와 5000원짜리 국산 저가 양주를 3대 1의 비율로 섞어 진짜 양주와 비슷한 맛과 향이 나도록 만들었다.
이후 미리 업소를 돌며 수거한 양주병에 이를 넣고 중국에서 수입한 뚜껑으로 닫아 진짜 양주처럼 만들었다. 이들은 열처리 기계를 이용, 뚜껑에 비닐포장까지 해 진짜 양주와 구별이 되지 않도록 했다.
이런 수법으로 하루 평균 60병씩 제조된 가짜 양주는, 6병씩 한 상자에 담겨 유흥업소 영업이 끝난 오전 4∼5시 사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4개 유흥업소에 배달됐다. 과거 일당과 안면이 있던 업소 종업원들은 영업이 끝나 손님과 업주가 없는 틈을 타 2만∼5만 원의 수고비를 받고 업소에 있던 진짜 양주와 가짜 양주를 바꿔줬다. 이들은 이렇게 빼돌린 진짜 양주를 시세의 70%가량인 12만∼18만 원에 매입업자들에게 팔아 1억8000여만 원을 챙겼다.
경찰은 가짜 양주를 바꿔준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가짜 양주 제조를 사전 공모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술을 사들인 업자와 수거책을 대상으로 또 다른 범행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