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법조X파일] 박춘풍 ‘전두엽’ 손상, 끔찍한 나비효과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4월17일 09시49분    조회:242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거녀 토막살인 배경 찾고자 '뇌 영상' 촬영…사이코패스 아니지만 기질적 인격장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조 X파일’은 흥미로운 내용의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를 둘러싼 뒷얘기 등을 해설기사나 취재후기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엽기적인 사건은 ‘왜?’라는 의문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범인이 흉악한 범죄를 일삼는 사람이었다면 궁금증은 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는 인물이 ‘엽기 범죄’의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당사자인 박춘풍(56·중국 국적)씨도 그런 경우다.

법원은 박씨와 관련한 범죄 전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여권 위조와 관련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집행유예의 처벌은 받은 전력 이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

박씨는 폭력 전과가 없다는 얘기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생계를 꾸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일까. 박씨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왜?'에 대한 의문을 풀어줄 단서가 담겨 있다.

박씨는 초등학교 시절 눈을 찔려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박씨의 성격은 내성적으로 변했다.
 
학교에서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학생은 아니었지만,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중학교 때 자퇴했다. 박씨는 농사일을 돕다가 중국 동포 A씨와 결혼했다. 박씨는 여자관계가 복잡했다. 의처증도 있었다. 심지어 폭력도 행사했다.

사진=YTN뉴스 캡처

A씨와의 결혼은 순탄치 않았다. 박씨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온 A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면서 두 사람은 멀어졌다. 박씨는 A씨와 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중교포인 B씨와 교제했다. B씨가 중국에 있는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와서 함께 살자고 하자 박씨는 2013년 8월 동거관계를 청산했다.

이후 박씨는 2013년 10월 중국동포 C씨를 만나 교제를 하다가 헤어졌다. C씨는 2014년 4월 중국동포 D씨를 박씨에게 소개해줬는데, 알고 보니 C씨와 D씨는 자매 관계였다. D씨는 박씨와 C씨의 과거 교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D씨는 바로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해 여성이다. 박씨는 마트에서 일하던 D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했고, 이 문제로 여러 차례 다퉜다.

박씨는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다. D씨 어머니가 있는 상황에서도 폭력은 이어졌다. D씨와 어머니는 그 사건 이후 집을 나갔다. 박씨는 D씨와 재결합을 원했고, C씨와 D씨 등을 찾아가 자신의 뜻을 전했다.

D씨는 박씨의 재결합 요구를 거부했다. 박씨는 2014년 11월26일 D씨가 일하는 마트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나 박씨의 집으로 들어갔는데 바로 그날 D씨는 세상을 떠났다.

박씨와 D씨는 집에서 말다툼을 이어갔고, 박씨는 D씨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법원은 계획적인 살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얘기다.

박씨의 엽기적인 행동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박씨는 D씨가 숨진 이후 자신의 화장실에서 부엌칼을 이용해 시체를 훼손했다. 마트에서 사온 검은색 비닐봉지에 D씨 시체를 토막 내 담았다. 뼈와 살을 분리해 담기도 했다. 토막 낸 시체를 담은 비닐봉지를 화장실에 차곡차곡 쌓았고, 나머지 시체 부위는 그대로 화장실에 놓았다.

박씨는 11월27일 수원시 공동묘지 인근 야산에 D씨 머리 부위를 묻었고, 팔달산 등산로 인근에 몸통 일부를 묻었다.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철저히 마무리한 것도 아니었다. 등산객이 지나가다 시체 부위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묻었다.

박씨는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월세 방을 마련했다. 2차 시체 훼손은 그곳에서 일어났다. 자신의 주거지에도 D씨 시체 일부는 남아 있었다. 박씨는 월세 방으로 또 다른 시체 일부를 옮겼고, 그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검은 비닐봉지에 시체를 담았다.

박씨는 11월28일 훼손한 시체를 수원의 한 자재 야적장, 팔달산 등산로 인근, 수원천변 인근에 차례로 묻었다. 수원천변 나무와 돌 틈, 쓰레기가 모아져 있는 공간 등에 살점이 담긴 비닐봉지를 차례로 던지는 엽기적인 행동을 보였다.

박씨는 엽기살인을 저지른 지 며칠 뒤 다른 여성과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박씨는 자신의 일(일용직 노동자)도 계속했고, 치과 치료도 했으며, 여성과의 만남도 이어갔다. 박씨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삶을 이어간 셈이다.

박씨 행동은 일반인 시각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박씨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박씨의 행동은 워낙 엽기적이어서 재판 과정에서 ‘뇌 영상’ 촬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검찰은 뇌 영상 촬영을 재판에 활용하는 것에 부정적이었지만, 법원은 의미 있는 증거물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박씨는 법적인 의미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진단됐다. 다만 ‘기질적 인격장애’ 소견이 나왔다. 대인관계가 다소 피상적이고 정서적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나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과 통찰력도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씨의 이러한 특성이 엽기적인 살인을 저지른 원인이었을까. 법원이 주목한 부분은 또 있었다. 박씨의 부정적인 특성을 더욱 악화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다.

박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4~5년 전 ‘노동 일’ 때문에 거주하고 있던 2층 높이 컨테이너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의식을 잃었고, 다음 날 의식을 회복했다.

박씨는 ‘낙상 사고’ 이후 피로감 호소, 기분이 가라앉음, 기억력 감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두통 등의 증상에 시달렸다.

박씨는 법적인 의미의 사이코패스 기준 수치는 넘지 않지만, 사이코패스 증상을 보이기는 했다. 낙상사고로 인한 전두엽 손상은 박씨의 사이코패스적인 기질을 악화하는 원인이 됐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법원은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기질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고, 낙상 등으로 인한 뇌손상 이후 전두엽 손상으로 인한 자발성 감소, 감정의 메마름, 우울, 공감능력의 감소, 감정 처리의 어려움, 감정 및 충동 조절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어 정신상태나 판단능력이 완전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26
  • "니가 경찰이면 난 대통령이겠네" [보이스피싱 기승에… 전화 건 경찰·은행원, 사기꾼 취급당하기 일쑤] - 전화 못믿는 사회 말실수라도 하면 "조선족 XX야" 욕 퍼붓고 신분 사칭한다고 신고 얼굴·명함 인증샷 찍어 보내고 직접 집 방문해 '진짜' 확인받아 시민들 모르는 번호 아예 안받아...
  • 2017-02-04
  •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새터민 부부 음독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는 31일 부인(40)이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26일 오후 11시께 구미시 모 아파트에서 남편 A(48·조선족)씨와 부인 B(40·북한이탈주민)씨가 신음 중인 것을 아들(17)...
  • 2017-01-31
  •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광산경찰서는 31일 주택가에서 수백만원대 마작 도박을 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중국 이주여성 오모(46·여) 씨 등 9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마작 [게티이미지뱅크 제공=연합뉴스] 오씨 등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 15분까지 광주 광산구의 한 원룸에서 200만...
  • 2017-01-31
  • [그 사건 그 후]   폭염 속 통학버스에 방치… 아직도 유치원생 부모는 웁니다   주임교사 執猶, 원장도 징계 면해… 유치원 폐쇄 명령도 취소 중국 동포라 복지혜택도 못받아… 간병비 등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   "'엄마~'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좋겠어요."   지난 23일 광...
  • 2017-01-26
  • 지난 14일 평택항에 입국하면서 1인 은닉할 수 있는 최대량(2.3kg)은밀한 부위에 숨겨 25일 경기 평택직할세관(세관장 최양식)은 평택항에 입국하면서 항문(12.6kg 시가 7억원) 등 신체를 이용해 금괴를 밀수입한(관세법 위반)혐의로 금괴 밀수조직 3개파(조직책 1명 등 5명)를 검거하고 판매조직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사...
  • 2017-01-26
  • 징역 4월·집행유예 2년…성폭력 혐의 추가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기숙사에서 여성 이주노동자를 무차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던 조선족 남성이 결국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성민 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40·중국 동포)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
  • 2017-01-12
  •   서울본부세관 적발    밀수 수법이 한층 교묘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세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SNS를 동원해 짝퉁 물품을 대규모로 유통시킨 업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에서 밀수입한 위조 해외고가브랜드 가방(정품 가격 146억 원대)을 시중에 유통한 문모 씨 등 2...
  • 2017-01-11
  • 조선족 관리자 횡포…회사에 수차례 알렸으나 '묵살'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외국인 근로자를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조선족 남성이 이전부터 피해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강간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성은 피해 여성을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
  • 2017-01-11
  •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국내 언론의 중국동포(조선족) 관련 보도에서 범죄 기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보다 다양한 소재로 이들의 삶을 조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사단법인 동북아평화연대가 지난해 5∼10월 국내 신문·방송 8곳의 중국동포 관련 보도 321건을 분...
  • 2017-01-11
  • (서울=뉴스1) -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에서 밀수입된 위조 명품가방 등(정품시가 146억원 상당)을 시중에 유통한 문모씨 외 2명을 상표법 및 관세법위반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물품을 주문한 뒤, 거주가 불분명한 조선족을 통해 물건을 공급받아 별도 임대한 지...
  • 2017-01-10
‹처음  이전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