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식당 앞엔 ‘중국인 출입금지’ SNS에선 ‘조선족 도우미 그만’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29일 20시09분    조회:194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 한자로 ‘중국인 출입금지’라고 쓴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28일 낮 12시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 등에는 오가는 사람들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곳에 12년째 살고 있는 50대 중국동포 ㄱ씨는 <한겨레>와 만나 최근 겪은 일을 털어놨다. ㄱ씨의 아들은 지난 4일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 다 낫지도 않은 상태에서 황급히 퇴원해야 했다. 아들이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걸릴까 두려운 것도 있었지만, 더 두려운 건 중국동포를 향한 혐오 정서다. “원래도 우리에 대한 차별이 심한데, 괜히 병원에 있다가 병에라도 걸리면 또 ‘조선족’이라고 뭐라고 할 게 뻔하지 않나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가짜 소문이 돌더니 이번에도 똑같아요.” ㄱ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신종 코로나가 중국동포를 향한 ‘포비아’로 번지면서 온라인을 넘어 현실에서도 혐오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에는 입구에 ‘중국인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는 배달서비스 노동자 노조는 ‘중국인 밀집지역 배달금지’를 요구했다가 사과했다. 누리꾼들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며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께 찾은 서울 중구의 한 주꾸미 집 출입문에는 빨간 글씨로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한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이곳은 평소 명동 등에 머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다. 식당 주인은 <한겨레>와 만나 “당연히 요즘 신종 코로나 때문에 시끄러우니까 안내문을 붙인 것이다. 지금은 중국인 손님을 받고 싶지 않다”며 “손님 받고 안 받고는 내 자유다. 세계적으로도 시끄러우니 찝찝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민라이더스지회(이하 노조)도 이날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쪽에 ‘우한폐렴 관련 협조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중국인 밀집지역(유명관광지, 거주지역, 방문지역 등)에 배달(업무) 금지 또는 위험수당 지급’을 요구했다. 논란이 일자 서비스연맹은 이날 저녁 “가맹 조직의 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해 연맹은 중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상처 입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한 커뮤니티에도 ‘우한폐렴 걱정인데 ‘조선족’ 도우미 아주머니 그만 오시라고 할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누리꾼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이번 명절에 중국을 가시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걱정된다”며 “집에 어린아이도 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조선족’ 도우미들 귀국하면 (중국동포 도우미가 많은) 강남부터 증상 오고 난리 날 거다. 미리 신고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조선족’ 식당 직원들이 침 튀길 거 생각하면 식당도 못 가겠다”고 했다.

 

대림동 중국동포들도 이런 여론을 잘 알고 있었다. 중국동포 ㄴ씨는 “(신종 코로나와 중국동포 연관성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속상하다. 그 부분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중국동포 이아무개(49)씨는 “억울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매장을 청소한다”며 “서로 조심해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림중앙시장상인회 김연아(49) 총무도 “중국동포들은 위생관념이 우리와 비슷하다. 원래 중국동포에게 깔려 있던 혐오 정서가 신종 코로나를 발판 삼아 더 심해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동포, 미국인, 한국인 모두 위험지역을 다녀온 분들이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증상 없는 사람들과 접촉했다고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26
  •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남부경찰서는 경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울산시 남구에 사는 오모(54·여)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
  • 2017-04-03
  • 【수원=뉴시스】이준석 기자 = 자신을 무시한 직장 동료와 중국 동포인 다방 종업원을 잇따라 살해한 50대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김정민)는 2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홍모(58)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 간 위지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
  • 2017-03-29
  •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서울 서부경찰서는 국내에 들어와 사기 행각으로 챙긴 돈의 인출책 노릇 등을 한 중국인 4명·몽골인 1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형법상 공갈,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압수품 사진 제공=서부경찰서) 2017.3.27. afero@newsis.com 단기비자로 입국해 수억원 中으로...
  • 2017-03-28
  • © News1 법원 "술에 취한 우발적인 범죄…합의금도 지급" 자신이 살해한 여성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으로 감형됐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는 최근 살인 등...
  • 2017-03-26
  • [연합뉴스TV 제공]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지방경찰청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단 행동책인 중국 동포 장모(19)씨와 조모(21)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보이스피싱 콜센터 유인책의 전화에 속은 70대 할머니가 예금에서 빼내 집에 보관해 둔 7천만원을 몰래 가져간 뒤 운반책...
  • 2017-03-24
  •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작년 12월 경북 경산의 한 편의점에서 30대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야간에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지만, 본사에서는 100일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바노조는 23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유가족과 함...
  • 2017-03-24
  • 경찰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 40대 여성 입건   불법 소시지 제조 현장 [인천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중국에서 돼지 내장을 밀수입해 20t이 넘는 소시지를 만들어 국내에 불법 유통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축산물위생관리법...
  • 2017-03-23
  • ㆍ56도 독주, 실수로 숯불에 쏟아 불 옮겨붙어 화상 ㆍ법원 “피해자 측 합의 참작”   식당 직원이 숯불에 독주를 쏟는 바람에 불이 옮겨붙어 세살배기 아이가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정은영 판사는 실수로 숯불 위에 이과두주를 쏟아 손님 박모씨(3...
  • 2017-03-20
  • 전남지방청 국제범죄수사대 현판.(전남지방경찰청 제공)/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전남지방경찰청은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제주도로 입국한 후 육지로 무단이탈한 중국인 A씨(22)등 10명을 붙잡아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사증 제도는 제주도의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무비자로 최대 30일동안 제주도...
  • 2017-03-18
  • 한국인 포섭 어렵고 '사고' 위험성 낮아…대규모 조직 '선호 방식'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시에서 한 젊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받은 체크카드로 범죄 피해 금액을 꺼내는 이른바 '인출책'이었다. 그는 인출을 지시받은 카드 1...
  • 2017-03-10
‹처음  이전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