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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22일 00시00분    조회: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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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4]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1988년도 겨울,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 옷 장사를 해 어려운 집살림에 보탬하려고 무작정 연길로 떠났다.

연길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샤쯔와 속내의를 도매가격으로 구매한 후 지방에 가 팔았는데 생각밖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 계산해보니 본전과 교통비용 등을 제하고도 남는 수입이 퍼그나 되여 애 공부 뒤바라지와 생활비에 드는 돈을 넉근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필자 원죽순

처음 하는 보따리장사에서 단맛을 본 나는 미리 옷매장과 약속한 일도 있고 하여 또 연길로 떠날 준비를 했다.

저녁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첫 차를 타고 연길로 떠나려고 했는데 생각 밖으로 친구들이 놀러 와서 수다를 떠는 바람에 어느덧 밤 11시가 다 되였다.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잠들 수가 없어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1시경에 겨우 잠들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아침밥 을 대충 요기하고 바로 연길로 떠났다.

그 때는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연길로 가려면 조양천역에 내려 차를 바꿔 타야 했다. 전날에 잠을 설친 연고로 몹시 피곤했지만 약속 대로 연길에 가 옷을 사고 화룡으로 가는 차표를 떼고 나니 3 원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1원으로 연길역에서 찐빵 두개를 사들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올라 점심식사로 찐빵 하나 먹고 마지막 한개는 절반도 채 먹지 못하고 손에 쥔 채 그만 잠들어 버렸다. 조양천역에서 내려야 하는 데 하면서도 정작 잠을 깨자 하니 도저히 깰 수가 없었다. 눈을 번쩍 떠보니 차창 밖 철길 량옆에는 우중충 높은 산이 눈앞을 가렸다. 맞은켠에 앉은 승객에게 물어보니 유수천이라는 것이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보고 그 분은 안도역에 내려 안도역에서 다시 저녁 여섯시 차로 연길로 가는 차를 타면 된다고 했다.

안도역에 내려 물어보니 설상가상으로 무슨 연고인지 연길로 가는 차가 11시간 연착되였다는 것이였다. 그날은 유난히 춥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지라 얼마나 추웠는지도 별로 감지하지 못한 채 서성거리기만 했다. 그 때의 안도역에는 대기실도 없었다. 매섭게 추운날 밖에서 어찌 11시간이나 기다리겠는가 해서 역전에 려관이 있는 것을 보고 하루밤 주숙비용이 얼마인가를 물었다. 4원이란다. 그런데 손에는 2원밖에 없고 연길로 가는 차표 살 돈도 모자라는 판인데... 친척도 없는 안도에서 추운 겨울날 11시간이란 긴 밤을 어떻게 보내겠는가,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 때 나의 옆에서 처음부터 나의 일거일동을 주시하는 40대 중반에 가까운 한 남성과 30대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있었다. 30대 젊은이가 익살스럽게 “아주머니, 저기 신 깁는 아바이가 있는데 이젠 방법이 있습둥? 거기서...”라고 롱담까지 해댔다. 역전 옆길에 정말 신방이 있긴 있었다.

나는 그 젊은이의 놀림을 당하면서도 실수로 빚어진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대꾸할 념두도 못냈다. 그 때 젊은이 옆에 있던 40대 중반의 선비 같이 자상해 보이는 분이 젊은이한테 악의없는 눈을 흘기면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살짝 꾸짖으며 어디론가 자리를 뜨는 것이였다. 한참 후에 돌아와 “주숙방을 예약해 놨으니 하루 밤 편히 쉬고 잊지 마시고 아침 연길로 가는 다섯시 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라고 신신당부했다.

생각 밖의 일이라 너무 고마와 어디에 계시는 분인지 려관비를 부쳐 드리겠다고 하자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극구 사절했다. 그리고 손에 있던 돈 2원을 드렸더니 저녁식사를 하는데 쓰라며 기어코 받지 않았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젊은이는 무거운 짐을 려관방까지 들어다 주기까지 했다. 그도 이름이랑 주소랑 알려줄 생각도 안했다. 다만 그들이 룡정시 정부에서 근무한다는 것만 알았고 그 40대 중반의 남성은 어데가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잘 도와주신다고 덧붙여 말하면서 아까는 롱담이니 속에 담아주지 말라며 젊은이는 사과까지 했다.

그 젊은이의 뒤 모습을 보면서 추위가 매서운 겨울밤에 11시간이나 밖에서 있느라면 얼어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격된 나머지 눈물이 나면서 목이 꽉 메였다.

2원으로 역전 소매점에서 과자라도 사서 요기할 수 있었지만 차표 값도 모자라 철도경찰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차에 올라야 할 판이였다. 만일 경찰에게 덜미를 잡히면 나머지 2원을 내놓으며 모자라는 부분은 사정해볼 예산이였다.

려관에서 새우잠을 자고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인사를 드리려고 려관비를 내준 그분을 찾으니 벌써 떠나고 없었다.

배에서는 꼬르륵-꼬르륵 하는 소리가 연신 들렸지만 나는 주린 배를 그러안고 아침 다섯시에 남 몰래 연길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연길역에 내려 차표를 검사하는 녀 직원에게 덜미를 잡혔고 옷보따리와 나머지 돈 2원도 몰수 당했다.

조급해난 나는 역전판공실에 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옷보따리를 돌려줄 것을 간청했다. 전반 과정을 귀담아 듣던 철도경찰은 옷보따리를 돌려주고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화룡까지 가는 차표까지 떼주는 것이였다. 참 고마왔다. 집에 가서 차표 값을 부쳐드리겠다고 주소와 명함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 철도경찰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길 떠날 때 차질 없이 다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 번의 실수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으로 남았다. 그때로부터 긴 세월이 흘렀지만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도와준 그 때 그 사람들의 얼굴이 지금도 가끔씩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 후로부터 나의 생활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남들에 대한 베품의 마음이 많아졌다.

이웃집 어른들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선뜻이 나서서 도와드리고 친구들이 경제상 곤난이 있으면 두말없이 보태주고 장사 밑천이 부족하다면 선대해 주기도 했다.

비록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사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길림신문/원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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