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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에 울고웃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2월12일 09시47분    조회:2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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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주름에 얽힌 사연…공 하나에 울고웃었다


최운택옹.
 
 
“내가 얼마나 연변축구를 좋아하는가를 이야기 할라네. 요즘 젊은이들 연변축구에 까막눈이라니 가슴이 답답하네.”

뭐 꼭 조선족이라서 연변축구를 좋아하란 법은 없지만 80 고령을 넘긴 이 할아버지에게는 연변축구가 자못 큰 의미로 다가오나싶다. 할아버지는 “축구”라는 공놀이의 마법 같은 힘을 뿌리칠수 없었나본다.

“몸이 부실해 10년째 경기장을 못 찾아가고있네. 그동안 참으로 축구에 미쳐 살았다네…”

최운택할아버지(81세)의 축구이야기가 시작됐다.

어찌 보면 주위에서 축구팬이라 자부하는이들에게서 흔히들 들을수 있는 밋밋하고 뻔한 이야기가 이어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만히 귀 기울여 듣노라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특유의 잔잔한 감동과 귀 쫑긋 잡아당기는 재미가 녹아있었다.

고향이 왕청인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축구놀이를 즐겼단다. 그때 그 시절에는 시골 개구쟁이들의 유일한 심심풀이가 공놀이였다고 한다. 다 해진 뽈 하나만 있으면 가을걷이 막 끝낸 논밭에서, 눈덮인 마을회관앞 너른 마당에서 언제든지 하나로 뭉칠수 있었으니 말이다.

최운택할아버지의 류별난 축구사랑은 퇴직하고나서부터였다. 김광주, 고종훈과 같은 실력있는 선수들이 한창 현역으로 경기장을 누빌 때였다. 그는 “나에게 연변축구는 조선족으로서의 자부심을 가득 채워줬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1959년에 연변대학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평생을 조선어문을 가르쳐온 할아버지는 거침없고 능란한 말솜씨 덕분에 주위에 늘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강뚝축구팬”협회 부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여름이면 땡볕을 피해 서늘한 나무그늘아래서 구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가 하면 축구경기와 선수들의 경기력을 재미나게 분석하면서 시간 가는줄 몰랐다고 한다.

선수들의 훈련장에도 어김없이 할아버지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늘 나이가 엇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해주러 훈련장을 찾아다녔다.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이른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장 한귀퉁이에 있는 느티나무아래에서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봤다. 마냥 바라만 봐도 흐뭇하던 시절이였다. 축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어느새 축구가 그의 일상 많은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늘 선수들과 함께 했기에 고훈, 리호은과 같은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도 할아버지를 모르는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 맺은 인연으로 연변팀의 감독을 맡았던 김광주씨는 지금도 자주 문안을 해오고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몸이 부실해지고나서 10년 동안 경기장에 다니지 못했네.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귀로 연변축구를 들었네.”

주내 크고작은 매체의 축구전문기자들사이에서는 “최운택할아버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할아버지를 모르는이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연변팀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기자들에게 어김없이 할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오니 말이다.

“연변팀이 이겼나? 꼴은 몇개 넣었고? 어느 선수가 활약이 좋았나?”

“연변축구는 나에게 감동과 기적이네”라고 하던 할아버지의 말이 와닿는다.

“늙은이가 주책없는진 몰라도 죽을 때까지 연변축구 응원할라네.”

축구공 하나로 울고웃는 할아버지이다.

올 한해 할아버지에게는 소원이 있다.

바로 올해부터는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치르게 될 경기에 단 한번이라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것과 연변팀의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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