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문학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남한 넘어 북·중·일까지 지평 넓혀야”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18일 10시03분    조회:142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ㆍ일본의 한국문학 연구자 오무라, ‘시리즈’ 3 ~ 5권 펴내


임수식 제공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84)가 연구하는 한국문학은 한국에만 있지 않다. 그의 한국문학은 한국은 물론 북한, 중국 옌볜, 일본에도 있다. 오무라 스스로 붙인 이름은 ‘조선문학’. 동아시아 곳곳에 이산한 한국어 사용자들이 펼치는 삶과 글의 풍경이 오무라의 연구과제다. 넓지 않은 한반도 남부의 문학에 국한한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오무라의 선구적이고 넓은 지평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문학 연구자 오무라 마스오의 저작집이 소명출판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윤동주 삶에 대한 <윤동주와 한국 근대문학>, 일제강점기 시인 김용제를 다룬 <사랑하는 대륙이여>가 나왔고, 최근 3~5권에 해당하는 <식민주의와 문학> <한국문학의 동아시아적 지평> <한일 상호이해의 길>이 출간됐다. 조만간 <오무라 마스오 문학 연구 앨범>이 나오면 전 6권 시리즈가 마무리된다. 평생을 조선문학 연구에 바친 오무라를 e메일로 만났다.

“조선문학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남한 넘어 북·중·일까지 지평 넓혀야”

“나는 픽션보다는 실록에, 작품보다는 그 사람의 사는 길에 직접적인 관심이 있습니다. 작품은 그 사람을 아는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오무라가 눈길을 준 작가들은 작품 못지않게 곡절한 삶을 살았다. 대표적인 이가 김용제다. 일제강점기 네 번 체포되고 4년간 옥살이한 프롤레타리아 시인 김용제는 어느 순간 일제에 투항해 적극적인 친일의 길을 걸었다. 사회주의와 친일이라는 두 가지 꼬리표를 붙인 김용제는 해방 이후 1994년 타계할 때까지 한국에서 백안시된 인물이었다. 오무라는 “김용제는 대열 맨 앞에 서서 일본인들과 싸운 시인이었다”며 “전향했다 하더라도 그 공적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 김용제와 인터뷰하고 200통 이상의 서신을 교환해 그의 생애를 연구했다.

김용제가 식민지 시기 한국문학의 그림자라면, 윤동주는 빛이었다. 옌볜에서 돌보는 이 없이 방치됐던 윤동주의 묘를 다시 세상에 알린 이가 오무라다. 오무라는 유족이 갖고 있던 윤동주 친필 원고를 연구자 중 처음으로 보았으나, “한국인 학자가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이의 없이 받아들였다. 옌볜 체류 시절 중국혁명가이자 조선족문학의 대가인 김학철과 교류하며 농밀한 녹취록을 만든 것도 그였다. 펑더화이, 김일성, 박헌영, 이태준, 한설야, 임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김학철의 녹취록이 없었다면, 중국 내 한인들의 투쟁사와 당시의 동아시아 정세에는 한 층의 안개가 더 덮였을 것이다. 그는 “조선문학을 제대로 하려면 한국문학만이 아니라 북한문학, 옌볜문학 그리고 재일조선인문학까지를 포함하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문학에 대한 오무라의 관심은 어찌 보면 ‘비문학적’이었다. 대학원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청말 사상가 양계초의 일본 체류 시절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양계초는 일본의 정치인이자 소설가인 도카이 산시의 정치소설 <가인의 기우>를 번역하다가 도중에 작업을 그만두었다. 양계초는 조선이 중국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카이는 일본 것이라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무라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 사상가가 언급하지 않은 조선 사람의 생각은 무엇인가.

오무라가 연구를 시작한 1950년대 후반엔 일한사전조차 없었다. 그는 재일 조선인유학생동맹을 찾아 조선어를 배우자고 청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한영사전으로 간접적으로 한국어를 배워야 했다. 조선문학은 중국문학에 비해 연구자가 적고 연구를 한다 해도 책을 내줄 곳이 없었다. 그래도 오무라는 굴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문학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1973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오무라는 “내 조국이라 부를 수 없지만 사랑하는 대지”라고 말했다. 전공이라지만 미묘한 관계의 타국에 대해 이렇게 말할 ‘용기’는 어디서 났을까. 그는 “용기는 없었다. 솔직한 마음일 뿐”이라고 답했다. 

일본인 한국문학 연구자는 한국에서는 의심스러운 시선을, 일본에서는 냉소를 받았다. 남한과 북한 정부의 알력 때문에 연구가 연구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적도 있었다. 문화운동과 학술활동은 정치에 휩쓸려 쉽게 뒤틀리곤 했다. 

 

하지만 오무라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함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남의 평가나 비판은 이후에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무라가 일본의 한국문학 연구자라는 ‘극소수파’로서 얻은 긍정적이고 강인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경향신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1
  • (흑룡강신문=하얼빈) 김광석 리광호 기자 = 중앙민족대학 황유복교수의 수필집 '사랑의 사회학' 기증식(상해희단국제무역회사 후원)이 19일 할빈시조선족단위와 할빈시조선족중소학교 10여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할빈에서 열렸다.   2004년에 출판된 황교수의 수필집 '사랑의 사회학'은 총 300페지...
  • 2014-03-20
  • 중국실화문학연구회가 모택동 탄신 120주년과 항미원조전쟁 승리 60주년, 모택동동지의 《뢰봉동지를 따라배우자》는 제자 발표 50주년을 맞이해 펼친 문예작품모집활동에서 조선족원로시인 조룡남선생의 시와 수필 작품들이 입선되여 수상의 영예와 함께 작품집에 수록되였다.   이번 문예작품모집에는 조룡남선생의...
  • 2014-03-19
  • [서울=동북아신문]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이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제16회 재외동포문학상’ 작품을 공모한다. 3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2개월간 실시하는 이번 공모는 △성인부문 시, 수필, 단편소설 △청소년(초·중·고등학생)부문 글짓기로 나누어 진행되며, 응모작품 중 부문별 대...
  • 2014-03-13
  • 연변조선족아동문학학회와 화룡시작가협회의 주최로 윤동길시인의 동시집 《아빠냄새 동동 엄마냄새 동동》 출간의식이 2월 28일에 연길고려원에서 진행되였다. 윤동길시인은 환갑생일을 맞으며 첫 작품으로 《내 가족 실기》를 책으로 펴낸 뒤를 이어 이번에 또 첫 동시집《아빠냄새 동동 엄마냄새 동동》을 출간하게 되였...
  • 2014-03-06
  • 중국 노벨문학 수상자 막언과 함께 2013년 중국 달력인물에 이름을 올린 조선족 문화명인이 있습니다. 중국조선족 원로시인 조룡남선생을 기자가 만났습니다. 조룡남의 처녀작은 서정시입니다. 1951년 훈춘시 제2중학교 2학년 재학시절 조룡남은 연변 제1차 하령영활동에 참가해 석현종이공장을 견학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 2014-03-05
  • 윤순례 장편 '낙타의 뿔', 박솔뫼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par:after{display:block; clear:both; content:"";} /*기사 본문 유형별 포토 팝업 탭 div*/ a.pop_btn_mov { width:90px; height:90px; display:block; position:absolute; top:50%; left:50%; margin-top:-45px; margin-left:-45px; backgr...
  • 2014-03-03
  • 저명한 조선족시인 남영전이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부회장에 련임되였다. 2월 20일,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는 북경에서 제3기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고 투표로 제3기 리사, 상무리사, 부회장, 상무부회장, 회장 및 비서장을 선거했다. 이중 조선족으로는 남영전시인이 유일하다.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는 1985년에 설립되였는...
  • 2014-02-26
  • [김혁의 독서만필](2)《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민족영웅 안중근에 대한 책자는 많이 나왔고 나의 서가에도 적지 않게 꽂혀있다. 지난 1980년대 장춘의 송정환선생이 쓴 《안중근》, 조선족시인 김파의 장편서사시 《천추의 충혼 안중근》으로부터 최근 한국의 유명작가 리문렬이 안중근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장편소...
  • 2014-02-18
  • -중편소설 《군마(战马)》 소설 《군마》의 중국판 표지 갑오년 말띠의 해에 읽을만한 책을 추천하라면 아마 올 한해의 주인공이요 용맹하면서도 진취적인 기상인 말에 관한 책이 가장 적격일것이다. 영국 작가 마이클 모퍼고의 《군마(战马)》(남해출판사)는 말에 관한 픽션작품중에서 단연 수작이 아닐가싶다. 저자 모퍼...
  • 2014-02-01
  • 존경하는 래빈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는 리영사장님을 비롯한 연변일보 관계자 분들과 문단의 여러 선생님들 및 수상자분들. 올해로 련21회로 이어지는 연변일보 해란강 문학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드리게 되여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의 해란강문학수상식도 2013년 연변일보 “해란강” 문학특집에 대...
  • 2014-01-28
  •  중국당대100명시사격언가작품집 모택동탄신120돐을 기념하여 중국당대문학연구회가 지난해 12월에 펴낸 《중국당대100명시사격언가작품집》에 중국조선족시인 조룡남선생의 작품들이 수록되였다. 중국문학예술령역에서 휘황한 성과가 있는 당대의 유명한 시사격언가 100명을 엄선해서 그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한데...
  • 2014-01-28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