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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독립도 안하고, 언제 철들래' '나도 답답해, 왜 못살겠다고만 해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6월8일 09시23분    조회: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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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캥거루 가족의 불편한 동거

60대 부모 "생활비 받아도 너 때문에 적자다… 손주라도 있으면 보람이라도 있지"

30대 자녀 "월세 구하려해도 너무 비싸요, 엄마 생활비 안드렸으면 난 진작 독립"

 

시집·장가 보내면 다 키운 거라고 생각했다. 자녀들이 독립하기만을 기다렸다가 느긋한 노후를 보내려던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이들에게 시련이 닥쳤다. 결혼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30대가 늘어나면서 사회인이 된 자식과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공개한 '서울시민이 희망하는 노후 생활'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서울 시민의 45.2%는 자녀와 동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서울 시민 2명 중 1명은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30대 자녀들은 늦어진 취업과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독립을 미룰 수밖에 없는 처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연령은 남자 32.6세, 여자 30세다. 취업을 했다고 해도 바로 집을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형 주택(59㎡ 이하)의 물량이 부족한데다, 전월세의 상승폭도 가파르다. 지난해 8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캥거루족은 ▲같이 살면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유형1 ▲같이 살면서 경제적 지원을 안 받는 유형2 ▲같이 안 살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는 유형3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에서는 두 번째 유형이 약 69%를 차지한다. 부모에게 용돈을 받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분담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해 주거를 해결하는 주거 의존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이다.

 

 

 

30대 자식은 같은 주거 공간 안에 사는 '동거인', 그 이상이다. 부모가 청소, 빨래, 식사 준비 등을 해결해주던 어린 시절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여전히 양육의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자식은 법적 성인이 된 지 10년도 넘었지만, 집 밖에 나가 살 수 없다는 이유로 10대 때와 똑같이 '애 취급'을 받는다. 60대 이상 부모와 30대 이상 자녀 간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캥거루 하우스’의 내부는 연결이 되지만 1층과 2층 공간의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부엌 천장을 높게 하고 창을 내 2층에 있는 아들과 1층에 있는 부모가 대화할 수 있게 했다. / 조선일보DB

① 자녀 "나는 더 이상 애가 아니에요" vs. 부모 "권리만 알지, 책임은 몰라"

 

 

 

 

서울 목동에 사는 장민정(60)씨는 31세 딸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딸이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기 때문이다. 딸에게 잔소리를 하면 "평일 내내 힘들게 일하고 엄마한테 생활비도 주는데 내가 왜 주말까지 시달려야 하냐. 엄마는 주부가 직업이 아니냐"며 딸이 도리어 화를 낸다. 장씨는 "사회생활을 하는 딸의 생각하는 수준이 아직도 학생처럼 책임감이 없어 걱정이다"며 "열받을 땐 돈 한푼도 안 주고 내쫓고 싶다"고 했다.

 

 

 

32세 딸, 36세 아들과 한집에 살고 있는 이미숙(62·가명)씨도 "아들이나 딸이 한번도 집안일을 도와준 적이 없다. 나랑 남편이 언제까지 애들 밥, 빨래, 청소까지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손주 챙겨주는 건 보람과 재미라도 있겠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집세'라는 명목으로 두 사람에게 각각 20만원씩을 받고 있지만, 남매가 쓰는 샴푸, 치약, 휴지 등의 생필품과 드라이클리닝 비용, 식비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적자다. 그는 "우리 집 남매는 간섭하지 말라, 잔소리 하지 말라고 요구하지만, 이렇게 철 안 든 모습을 보고도 어떻게 믿고 내버려두겠냐"고 했다.

 

 

 

② 부모 "숙식에 대한 대가 지불해야" vs. 자녀 "독립하려면 빠듯"

 

 

 

 

대형 병원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는 강미정(31·가명)씨는 취업하자마자 부모에게 '십일조' 얘기를 들었다. 월급에서 10분의 1을 생활비로 보태라는 요구였다. 결혼 자금을 혼자 힘으로 모아야 하는 강씨에게는 큰돈이다. 그는 "부모님은 주말마다 지방으로 놀러 다니고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은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며 고개를 저었다.

 

 

 

집에 매달 20만~30만원을 생활비로 보내는 윤지숙(34)씨도 "지난 10년간 이 돈만 모았어도 보증금은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눈치가 보여도 독립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우겼어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윤씨 아버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이 집은 엄연히 우리 부부의 집이다. 집세와 생활비로 그 정도만 받고 있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윤씨의 오빠는 이런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대출까지 받아 독립을 했다.

 

 

 

③ 자녀 "사생활은 지켜달라" vs. 부모 "가족끼리 뭐 어때"

 

 

 

 

웹디자이너인 김정인(32·가명)씨는 7년간 사귄 남자친구를 가족에게 숨겼다. 서른이 넘어서도 통금은 밤 10시고, 외박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때문이다. 최근 남자친구에게 청혼을 받고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다. 오랫동안 딸에게 속았다는 생각에 부모의 반응은 싸늘했고, "남자가 마음에 안 든다"며 결혼까지 반대했다. 심지어 퇴근 시간이 되면 "언제 들어올 거냐"는 문자까지 보낸다. 김씨는 "이젠 주말에도 남자친구를 마음 편히 만날 수가 없다. 이러다가 (남친이) 나를 떠날까봐 두렵다"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권순태(35)씨는 시시때때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는 "옷을 갈아입거나 여자친구와 통화하고 있을 때 부모님이 불쑥 들어오면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쁘다. 나는 안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님께 "노크를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가족끼린데 뭐 어떠냐. 섭섭하다"는 것이었다. 권씨는 "집에 있을 때는 방문을 아예 잠가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변희원 기자 nastyb82@chosun.com] [최주용 기자]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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