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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할머니와 90세 할아버지···노부부는 치매마저 행복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23일 07시50분    조회: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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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욕심 하나도 없어요. 그냥 집사람(아내)과 한날한시에 죽는 게 소원이지. 그래서 (요양보호사)자격증도 딴 거지요. 6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 다른 사람보다는 내 손이 더 편하지 않겠어요.” 
 


지난달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합격한 최대식 할아버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직접 돌보기 위해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충남 예산 최대식 할아버지, 역대 전국 최고령 합격
여든한살 아내 위해 요양보호사 도전, 한 번에 성공
최 할아버지 "내 손으로 돌보는 게 익숙할 것" 설명

지난 22일 오후 충남 예산에서 만난 최대식(90) 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그는 지난 19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제27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충남은 물론 전국 최고령 합격자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그저 아내를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라며 시험에 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현재 예산군 예산읍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인 김현정(81) 할머니와 살고 있다. 그가 서른살 때 결혼했으니 벌써 60년이 넘었다. 
  
최대식 할아버지가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도전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7월쯤 갑자기 할머니에게서 치매 초기증상이 나타났다. 당시 할머니는 자신이 갖고 있던 통장이 사라졌다며 내놓으라고 단단히 화를 냈다고 한다. 모든 통장을 할머니에게 맡겼던 할아버지는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 곧바로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진단 결과 치매 초기(경증)였다. 
  
약을 타기 위해 아내의 손을 잡고 병원을 오가던 할아버지는 지난 1월 예산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찾았다가 “요양보호사라는 자격증이 있는데 나도 할 수 있을까”라며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당연히 가능했다. 요양보호사는 치매와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을 앓은 노인에게 신체·가사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력으로 자격시험은 성별·나이·학력 등의 제한이 없다. 
지난달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합격한 최대식 할아버지(오른쪽). 지난 2월 할아버지가 예산군의 한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달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합격한 최대식 할아버지(오른쪽). 지난 2월 할아버지가 예산군의 한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충남도]

  
보건소 직원의 안내로 1월 25일 예산간호학원 부설 요양보호사교육원에 등록한 할아버지는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등을 거쳐 지난 3월 30일 시험을 치렀다. 100점 만점 두 과목으로 각각 60점 이상을 맞아야 합격하는 시험이다. 할아버지는 첫 번째 도전 만에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험에 충남에서는 2539명이 응시, 2253명(88.7%)이 합격했다.  
  
할아버지는 보건복지부가 일주일가량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치매전문교육을 추가로 받으면 ‘가족요양’ 자격을 추가로 얻는다. 평소처럼 아내의 식사와 목욕 등을 도우면서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할아버지는 가족요양을 통해 매달 50만~6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서울이 고향인 최 할아버지는 친구의 소개로 할머니를 만나 결혼했다. 결혼 후 10년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전과 천안을 거쳐 예산에 터를 잡은 건 50년 전이다. 할머니 고향이 예산과 가까운 청양인 데다 당시 예산에 방직공장이 많아 그 주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시계점, 할머니는 양품점을 운영했다. 
  
지금 사는 아파트에는 19년 전에 이사를 왔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레 가게를 정리하고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에게는 24년 된 승용차(뉴프린스)가 있다. 매달 1, 6일이면 장이 서는 홍성으로 할머니와 나들이를 간다.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게 할아버지와 장터에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시험에 도전하기 전 할머니에게 “내가 당신을 위해서 꼭 하고 싶다”고 알렸다. 30~40대 젊은 사람들도 떨어지는 시험이라 내심 걱정이 됐지만 “나야 당신이 돌봐주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아내의 응원에 힘을 냈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는 자식이 없다. 부부 사이가 더 애틋한 이유이기도 하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사는 최대식 할아버지가 지난달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합격했다. 사진은 예산군보건소 전경. [사진 예산군]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사는 최대식 할아버지가 지난달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합격했다. 사진은 예산군보건소 전경. [사진 예산군]

  
 

최대식 할아버지는 “(아내가)조기 한 마리를 사더라도 꼭 홍성장을 고집해서 늘 차에 태워간다”며 “우리 두 사람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는 날까지 내 손으로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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