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영화] '남과 여' 불륜본색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31일 07시22분    조회:194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영화 ‘남과 여’에서 핀란드 여행 뒤 일상으로 돌아온 상민(전도연)과 기흥(공유)이 KTX 특실에서 밀회하고 있다.

 
영화 ‘남과 여’(지난달 25일 개봉)에서 전도연과 공유는 유부녀 유부남이다. 둘은 모두 장애를 가진 자녀와 함께 핀란드 설원에서 펼쳐지는 캠프를 찾았다가 자신들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가 ‘유부남 유부녀’가 아닌 ‘남과 여’를 제목으로 택했다는 것은 불륜이 아닌 뭔가 원형적인 사랑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매혹적인 남녀 배우, 환상적인 핀란드의 시공간, 이윤기 감독의 밀도 높은 미장센을 통해 이 영화 속 불륜은 아름답고 절실한 사랑으로 비친다. 


이승재 기자
 
하지만 이 영화를 뒤집어 보면 외려 불륜의 본질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사실! 친절한 문답 형식으로 알아보자.

Q. 영화의 의도가 불순합니다. 유부녀 유부남이 남편 아내 제쳐두고 몸을 섞습니다. 아무리 미적으로 그려진들 이게 무슨 사랑입니까? 불륜이지.

A. 불륜과 사랑은 상대어가 아닙니다. 불륜(不倫)은 ‘도리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만 있을 뿐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지요. 똥차도 자동차이듯 불륜도 사랑입니다. 다만 이 영화의 매우 소심한 태도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전도연과 공유 모두 몸이 불편한 자녀를 두었고 각자 배우자와 그리 완전하지 못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설정을 통해 잘못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영혼의 허기를 두 남녀가 백그라운드로 가졌음을 애써 웅변하려 합니다. 

아, 이건 잘못입니다. 불륜의 세계는 우주처럼 깊고 광활합니다. 불륜은 단지 결핍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마땅한 이유가 없어요. 그게 바로 불륜이 멸종되지 않는 이유이지요. 한국 불륜 영화의 최고봉 ‘정사’(1998년)를 보세요. 이미숙은 멋진 집에 잘나가고 자상한 남편에다 똑똑한 아이까지 두고 있어요. 상처도 없고 결핍도 없습니다. 근데 여동생의 약혼자인 이정재와 금지된 사랑에 빠지죠. 아이의 학교 지구과학실에서도 정사를 벌여요. 이게 진정한 불륜의 세계입니다. 밑도 끝도 없지요. “우리 섹스해요. 당신, 나 좋아하고 내가 당신 좋아하잖아요. 뭐가 더 필요해요”라는 전도연의 대사야말로 불륜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는 명대사입니다.

[removed][removed][removed][removed]
Q. 이 영화에서도 그렇듯 불륜영화에는 대부분 먹고사는 데 전혀 지장 없는 남녀가 나옵니다. 전도연은 잘나가는 신경정신과 의사 남편을 두고 한강변 멋진 아파트에 사는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공유는 유명 건축가에다 부잣집 사위죠. 이렇게 ‘등 따시고 배부른’ 유부녀 유부남의 사랑이 진짜 사랑일까요? 리얼리티가 떨어집니다. 

A. 아닙니다. 먹고살 걱정이 없는 사람의 사랑이야말로 절실할지 모릅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이 과외비 35만 원(교재비 포함)이 걱정되고 주택담보대출이 걱정이면 불륜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부자에겐 진짜 사랑이 없다’는 말은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자기 위안으로 삼으려는 말 아닐까요. ‘등 따시고 배부른’ 인간들이야말로 온종일 사랑, 사랑, 사랑만 생각하니까요. ‘탑골공원 박카스 아줌마의 에버래스팅 러브’ 같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까만 프라다 백을 들고 공유가 기다리는 특급호텔 객실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는 전도연의 마음에도 절실함은 있는 것입니다.  
[removed][removed]
Q. 이상합니다. 결국 남편을 뿌리치고 ‘스위트 홈’을 뛰쳐나온 전도연은 공유에게 자신의 남은 인생을 던지려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바로 이때, 공유는 돌아서서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가지요. 이건 배신 아닙니까?

A. 불륜 자체가 배신인데, 이게 무슨 어불성설인가요. 불륜과 수컷의 본질을 여전히 모르시네요. 불륜남이 원하는 건 오직 섹스입니다. 반면 불륜녀가 원하는 건 관심과 사랑이지요. ‘불륜남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내도 사랑하는 불륜남은 가을에 떨어지는 은행잎처럼 널리고 널렸습니다.

불륜남과 불륜녀는 위기를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여자는 이미 마음이 떠난 남편을 등지고 지금의 사랑에 충실한 것이 불륜이라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불륜 초기엔 머뭇거리지만 점차 과감해지지요. 반면 남성은 초기엔 들이대지만 갈수록 새가슴이 됩니다. 가정이 풍비박산 망가지고 개망신 당하기 전에 조용히 불륜을 접고 새로운 불륜의 기회를 기약하는 방식으로 비정상을 정상화하려 하지요. “아내와 사이가 멀어진 지 오래다. 곧 이혼하겠으니 기다려 달라”는 불륜남치고 진짜 이혼하는 남자 봤습니까? 그래서 남자는 진상입니다.  

동아일보 이승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제22회 부천국제정우성 "지난 정권 이상한 처세술, 자기검열 분위기 깨야" 판타스틱영화제 정우성 배우인생 25년 특별전 출연작 12편 상영…사진전 개최 명대사 적힌 굿즈는 하루만에 불티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정우성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 중인 정우성.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ldq...
  • 2018-07-14
  •         동굴탐험에 나섰다가 실종된 후 17일만에 극적인 생환 드라마를 연출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콰 코치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소년 4명과 코치 1명의 구조작업을 끝으로 13명 전원이 구조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미 할리우드...
  • 2018-07-11
  • 조손가정 복지혜택 살펴보니   최근 한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주인공 이지안(21·아이유)은 청각 장애인 할머니를 모시고 단둘이 산다. 극 중 대기업 파견직으로 일하는 지안이 받는 월급은 110만원. 이 돈마저 사채를 갚는 데 대부분 쓰인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요...
  • 2018-06-19
  • 영화 '인랑' 김지운 감독 "지금까지 많은 장르를 섭렵해왔는데, 해보지 못한 것이 멜로와 SF다. 이걸 제대로 해보고 싶어 '인랑'을 선택했다."   김지운(54) 감독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인랑'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배우 강동원(37)·정우...
  • 2018-06-19
  •   영화 ‘독전’ 포스터 [사진 NEW]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이 개봉 13일째 1위를 달리며 주말 극장가를 휩쓸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독전’은 주말 사흘간 98만 143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 2018-06-04
  • '독전' 범죄 액션 '독전'(감독 이해영)이 개봉 5일째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투자·배급사 NEW는 '독전'이 26일 오전 8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서 누적 관객 수 100만456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독전'은 25일 전국 1187개관에'서 5622회 상영하며 21만9560명...
  • 2018-05-27
  •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5월 19일,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에서 일본 감독 코레에다 히로카즈의 새 작품인 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신화사).
  • 2018-05-21
  •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부문 초청 '모범시민' 김철휘 감독 "확신 없이 열심인 우리 세대, 작은 성취감 얻는 모습 그리고파" 제71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김철휘 감독 단편 '모범시민' 한 장면. [사진 칸국제영화제] ‘버닝’ ‘공작’뿐 아니다. 제71회 칸영화제를 찾은 한국영...
  • 2018-05-19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드라마 《환주공주》가 올해로 20돐을 맞이했다.   《환주공주》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청나라 건륭제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98년 4월부터 방송된 《황제의 딸》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작품을 통해 주연...
  • 2018-05-11
  •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에서 인상적인 ‘여전사’ 역을 소화한 샤를리즈 테론(44)이 달라진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177㎝의 큰 키에 늘씬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던 샤를리즈 테론이 몸무게가 무려 22㎏이나 늘어난...
  • 2018-04-19
‹처음  이전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