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무한상사’와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 우리는 대체가능한 소모품이 아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9월13일 11시18분    조회:271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부모세대가 이제껏 열심히 살아왔고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아마도 오르골 같은 인생을 대물림해주기 싫은 까닭이리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이마저도 누군가 태엽을 감아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삶을 자식들에게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대학에서 필요하면 해외유학까지 바득바득 챙겨 넣어준 것이 아닐까.
 
MBC 예능 ‘무한도전’이 tvN 드라마 ‘시그널’ 팀(작가 및 주조연들이 함께 했으니 이정도면 팀이라 해도 무관하지 않을까)과 합작하여 만든 ‘무한상사’는, 김혜수, 이제훈을 비롯하여 김희원, 손종학, 전석호, 권지용, 정형돈 등등에다 쿠니무라 준까지 다수의 유명인들이 출연하여 만들어진 역대급 패러디물이다.
 
하지만 ‘무한도전’답게 단순한 재미를 위한 패러디물로만 끝나지 않았다. 상사맨, 혹은 회사원으로 대표되는 ‘보통의 사람’을 둘러싼 부조리한 사회현실과 그것이 매순간 던지는 ‘보통의’ 위협들을, 적당한 재미와 촘촘한 얼개로 그려놓아 마치 잘 만들어진 블랙코미디같기도 했으니까. 한층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날 방영된 SBS 스페셜 ‘은밀하게 과감하게-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이하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도 이와 유사한 맥락을 취하고 있었단 점이다. 
 
차이가 있다면 ‘무한상사’는 가장 혹은 부모의 위치에 있어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는 제목 그대로 요즘 젊은 것들, 책임질 가족이 아직 없는 이들이 중심주체라는 것 정도다. 우연의 일치일까 혹은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진 공통적인 고민인 걸까.
 
“회사원은 말야, 위에서 까라 그러면 까는 거야, 회사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우선 ‘무한상사’의 이야기다. 주어진 삶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항상 열심히 살지만 상황은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고 눈부신 부와 권력을 가진 윗선은 때맞춰 내민, 한번만, 딱 한번만 눈 감아 보라고, 그러면 눈부신 앞날이 보장되어 있을 거라는 유혹의 손길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물론 굳이 눈부신 앞날이 보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보통의 삶을 근근이 이어가기 위해선 까라면 까야 한다.
 
‘무한상사’에 담긴 회사원의 모습은 우리네 아버지 대 혹은 일반적으로 가장이 된 보통 사람들의 것이다. 불법적인 일에 동원되어도 양심을 발휘할 권리조차 묵살당하는 이들은, 거대한 회사를 굴리는 주요 동력이면서도 그저 윗선에게 ‘음악이 넘치는 풍요로운 삶’을 제공할 뿐인 ‘오르골’에 불과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퇴사’한다!”

이러한 현실을 너무 많이 봐와서일까. 흔히 어른들이 보기에 뭐 하나 진득하게 못하고 툭 하면 사표를 내는 ‘요즘 젊은 것’들의 속내는,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남들은 쳐다보지도 못할 고수입의 직장이라 하더라도, 그러니까 진귀한 재료로 만들어지고 좋은 포장의 상자에 담기더라도 ‘오르골’은 되고 싶지 않다.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가슴 졸이며 스스로의 꿈이나 신념과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누군가의 ‘오르골’이 되라고 부모님이 뼈 빠지게 벌어 시킨 공부가 아니고, 엉덩이 닳도록 쌓은 스펙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누군가의 오르골이 되는 건 아니다. 소모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으로 여겨주는 회사가, 상사가 분명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오르골이 되라 하고 오르골처럼 여긴다 해도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가진다면,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회사를 다닐 여지는 항상 있다. 물론 죽을 만큼 힘들겠지만. 
 
“쪽팔리게 사는 것보다 바보처럼 사는 게 훨씬 나아요”

비록 몇 명의 죽고 나서야, 자신조차 죽을 위기에 처하고 나서야 깨달은 바지만, 유재석이 딱 한번만 눈 감자고 그러면 모두 잘 될 수 있다고 하는 하동훈에게 한 말이다.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쪽팔리게 살지 말자고, 즉, 더 이상 회사나 부라는 가치의 소모품이 아니라 우리도 한번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살아보자고 그의 간절한 의지의 발현이라 할 수 있겠다.
 
‘무한상사’ 속 회사원들과 쉽게 사표를 내는 ‘요즘 젊은 것’이 대면하고 있는 문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세대차이 혹은 변화된 세상살이로 답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무한상사’에서 유재석의 대사 중 하나인 ‘우리는 그저 대체가능한 소모품이었을 뿐이니까’가 더 정확하고 알맞은 답이지 않을까. ‘대체 불가능한 살아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서로 다른 방향의 노력을 취하고 있었을 뿐이다. 결국 현 사회에서 ‘보통 사람’이든 곧 보통 사람에 합류할 ‘요즘 젊은 것’들이든, 쟁점은 ‘오르골’과 같은 ‘소모품’이 되느냐, ‘살아있는 사람’이 되느냐다.

티브이데일리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KBS 2TV 저녁일일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 18회분에서 윤설(오지은)은 구도치(박윤재)에게 깊은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를 향한 연민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복수로 가는 길은 멈추지 않았다. 과감히 구해주(최윤소) 앞에 모습을 드러내, 보란 듯이 오지은이 최윤소 앞에서 서지석에게 키...
  • 2017-05-19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개봉 예정인 영화 ‘노무현입니다’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언론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재 감독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가 등장하는데 분량은 일부러 조정한...
  • 2017-05-17
  • [6월말 '옥자' 개봉 앞둔 봉준호 감독]   넷플릭스, 560억원 투자해 화제 봉 "처음으로 만든 러브 스토리" 국내선 극장 동시 개봉하지만… 해외, 넷플릭스 독점 상영해 논란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간 생선이 된 것처럼 두렵기도 하네요."   15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 회견장. 봉준호(48)...
  • 2017-05-16
  • 사람도 영화도 세월앞에서 마주치는 선택지는 간단하다. 그저 늙어가거나 아니면 나이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는것이다. 시리즈 영화는 힘이 세다. 어떤 영화들은 그저 그런 흥행에 만족하며 혹은 지나...
  • 2017-05-11
  • 지난 2013년 9월, 10월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 시 처음으로 "일대일로" 중대한 협력창의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실크로드(일로)를 뜻합니다. "일대일로" 창의는 고대 실크로드의 역사적 기호를 빌...
  • 2017-05-11
  •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이미지 원본보기 JTBC '청춘시대' 오는 8월 첫 방송하는 JTBC 드라마 '청춘시대2'에 류화영을 대신해 '키 큰 애'가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청춘시대2' 관계자는 11일 스타뉴스에 "앞서 시즌1에서 류화영이 하숙집을 나간 터라 이를...
  • 2017-05-11
  • “웹드라마” 인기…인터넷 소비층에 어필 참신한 시각으로 연변의 변강풍모와 민속풍정, 민족단결진보의 다채로운 모습을 재현한 웹드라마-“진달래입니다(金达莱思密达)”(총 13회)가 연(延)류 열풍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지난 1일 드디여 개봉했다.   근 8개월간의 촬영과 후기제작...
  • 2017-05-08
  • 황당한 캐릭터.PPL 넣고 中 입맛에 맞게 스토리 변경 등 할리우드, 찰리우드 눈치 봐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에 출연한 중국 배우 징텐.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 출연한 싱가포르계 중국 배우 친한.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전 엑소 멤버 크리스는 영화...
  • 2017-05-06
  •  최근 영화 “건군대업” 스틸(영화에서 골라낸 한 장면의 사진)이 공개되였다. 영화는 류위강감독이 연출,한삼평이 총기획 및 예술감독을 책임지고 황건신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영화의 출연진에 대해 황건신은 “기개가 름름한 젊은 혁명선구들을 재현하는 임무를 비슷한 년령대의 원...
  • 2017-04-16
  •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1996년 선상반란 사건 실화 다뤄 5월10~21일 동양예술극장 3관   1996년 8월 남태평양에서 조업중이던 온두라스 국적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호에서 일어난 선상 반란 사건을 다룬 연극 ‘페스타마-고기잡이 배’ 포스터. 문재인...
  • 2017-04-11
‹처음  이전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