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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얀마 국민감독` 마웅마웅 “연기 향한 韓 젊은이들의 열정 부럽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2월1일 06시04분    조회: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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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온 국민에게서 사랑을 받는 감독에게는 ‘국민감독’이라는 영광스런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다. 이는 흥행만을 노리는 ‘얼치기 감독들’이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관객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에도 ‘국민감독’이 있다. 미얀마 국민들이 자국 최고의 감독을 꼽을 때면 항상 ‘1순위’에 오르는 신 요 마웅마웅(Zin Yaw Maung Maung) 감독이다. ‘Mystery of Snow(2004)’와 ‘Eternal Mother(2017)’ 등 대표작을 비롯해, 여러 주옥같은 작품으로 미얀마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마웅마웅 감독은 지난해 열린 미얀마 대종식에서 무려 6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작품은 미얀마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마웅마웅 감독이 제작한 영화 ‘Eternal Mother’는 미얀마 전역은 물론, 태국과 싱가폴 등 동남아 지역과 중국, 대만 등 중화권 지역, 미국 일부 지역에까지 상영됐을 정도다. 

미얀마에서 영화계 거장으로 추앙받는데다 막강한 ‘소프트파워’까지 지닌 마웅마웅 감독. 그러나 그의 모습 어디에서도 ‘거만함’과 같은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타고난 거구의 소유자이지만, 위압감보다는 오히려 친근한 ‘동네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순박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다. 

마웅마웅 감독의 성품을 짐작할 만한 일화가 한 가지 있다. 본지 취재진과 마웅마웅 감독이 얼마 전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당시 마웅마웅 감독의 좌석은 창가 쪽이었고 미얀마인 직원은 통로 쪽 자리에 앉았다. 

심한 허리디스크로 고생한 적이 있는 마웅마웅 감독은 긴 시간동안 열차를 타려니 몸이 뻐근했던 모양이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옆자리에 앉은 직원이 피곤했는지 곤히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앞 의자와의 사이 간격이 매우 좁았기 때문에 덩치가 큰 마웅마웅 감독으로선 가운데 통로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직원이 잠시 일어나 자리를 비워줘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마웅마웅 감독은 직원이 혹시라도 잠에서 깨어날까 조심하며 ‘불편하게’ 나오는 방법을 택했다. 미얀마의 장관들조차도 만나기 쉽지 않을 정도로 현지 영화계에선 ‘정점’에 있다는 그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직원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인격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한국사회가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것을 떠올려보면, 마웅마웅 감독의 이러한 신사적 태도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마웅마웅 감독은 오는 4월말 한국·미얀마 합작영화 ‘Winter’s Tale’ 촬영에 들어간다. 한국 남자 주인공과 미얀마 여주인공의 국경을 넘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마웅마웅 감독은 "한국과 미얀마 간 관계가 더욱 좋아진다면 보람이 클 것”이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국과 미얀마가 합작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의 블록체인 기반 분산슈퍼컴퓨팅 개발회사 코넌글로벌(의장 표세진)과 미얀마 한상기업 JBJ엔터테인먼트(회장 정분자)가 공동으로 투자하고, ZinYaw프로덕션이 제작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동남아 지역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다. 

마웅마웅 감독은 지난 1월 26일부터 31일까지 영화 촬영지 답사 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차기작 ‘Winter’s Tale’의 배경 중 3할은 한국에서 촬영이 이뤄질 계획이다. 마웅마웅 감독이 특히 눈여겨보는 곳은 ‘부산’이었다. 한국만의 특색 있는 풍경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스토리상에서 중요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웅마웅 감독은 부산에 대해 "대도시의 모든 상징을 가진 도시이자, 자연이 준 선물인 바다와 바위, 해변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며 "부산의 젊은이들은 패셔너블하고 스마트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부산이 마치 집처럼 편하게 느껴졌다”며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다음은 마웅마웅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

Q. 원래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것으로 안다. 영화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국 식민지시절 명문 ‘세인트 폴(St.Paul) 국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양곤 대학교(University of Yangon)’에서 수학을 전공해 대학원까지 마쳤다. 처음에 대학을 갔던 목적은 교수가 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친형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형은 영화를 배급하는 사업을 했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사업을 이끌기에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내가 도움을 줘야 했다. 본의 아니게 영화계에 발을 담군 셈이다. 



Q. 신인 감독 시절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는데?

"제일 처음 제작자로서 나선 것은 1983년부터다. 당시 만든 첫 번째 영화가 미얀마 영화제에서 각각 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았다. 다음으로 만든 두번째 영화는 미얀마 내에서 ‘국민영화’로 불리고 있는 ‘레인 인 더 워터페스티벌(Rain in the water festival, 1984년作)'이다. 미얀마에서 현재까지도 TV로 재방송되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여배우 ’mey than nu‘를 발굴했는데 지금은 미얀마에서 제일 유명한 배우가 됐다. 



Q.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시나리오에 나온 캐릭터를 하나씩 느껴보고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도한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맞는 외모도 중요하지만, 완벽히 연기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촬영을 시작할 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어야 한다. 조명·의상·사운드 등 모든 스태프들의 조화가 매우 좋아야 한다. 또한 감독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모두 관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Q. 해외에서 영화 작업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해외에서의 작업을 모두 합하면 총 11번이다. 싱가폴에서 직접 투자한 영화를 시작으로 일본과 스위스 등에서 합작영화를 제작했다. 사실 해외에서 영화작업을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 미얀마도 국제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것을 제가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Q. 일본에서 했던 작업은 어땠나?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배우 오디션을 한 단계씩 진행했고, 심사 끝에 적합한 남자배우를 기용했다. 영화가 개봉한 후 이 남자배우를 보고 미얀마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더라. 계속 영화에 출연시켜달라는 요청도 쇄도했었는데 해당 배우가 일본에서 결혼하고 배우를 그만두는 바람에 성사되지는 못했다.”

Q. 그렇다면 ‘Winter’s Tale’에 출연하게 될 한국 배우도 미얀마 등 동남아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인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영화가 성공적이라면 드라마 시리즈 제작도 검토해 볼 생각이다.”

Q. 이번 ‘Winter’s Tale’에서 주인공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외모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한 인상을 지닌 배우였으면 좋겠다. 극장 스크린에서 한국과 미얀마 관객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간을 잘 지키고, 노력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국과 미얀마 등에서 프로모션도 함께 다닐 수 있었으면 한다.”


Q. 직접 오디션 심사를 진행하셨는데, 한국 배우 지망생들의 연기를 보신 소감은?

한국 영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한국 젊은이들의 재능과 노력하는 열정이 부럽다. 가능성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영화와 맞는 연기자를 찾고 있는 만큼, 당장은 누가 주인공으로 결정될지 말씀드릴 수는 없다. 협의를 통해 좋은 배우를 선정하게 될 것이다. 


Q. JBJ엔터테인먼트의 정분자 회장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다. 

"정 회장과 알게 된 지 벌써 7년째가 됐다. 마치 남매처럼 지내는 사이다. 정 회장이 하는 일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계기는 정 회장이 제게 보여준 호의에서 시작됐다. 5년 동안 다발성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는데 정 회장이 한국에 있는 병원으로 저를 데리고 가서 무료로 치료해줬다. 허리 수술 직후 병실까지 찾아와 말벗도 돼 주고, 기도도 많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처럼 친해졌다. 이 밖에도 미얀마에 있는 한국인 지인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한국에서 주(駐) 미얀마 대사가 오실 때마다 만나 뵙고 있다. 한국의 철강기업 포스코의 미얀마TV 광고 20여개를 제가 찍기도 했다.”

Q. ‘Winter’s Tale’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국에도 미얀마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이 영화를 통해 미얀마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그리운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 또 한국의 관객들도 영화를 보고 미얀마 사람들의 친절함을 알 수 있을 것이고,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도록 만들고 싶다. 한국의 좋은 기술과 높은 수준의 시스템을 미얀마에 소개하고 싶다. 미얀마는 한국 사람들이 관광으로든, 사업 차 방문하는 것이든 환영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시고픈 말씀은?

"한국과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랑’의 크기가 같다는 점이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는 미얀마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음식과 의상, 화장품, 심지어 언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미얀마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Winter’s Tale’이 미얀마에서 개봉하면 반향이 클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과 같은 영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좋아졌으면 보람이 클 것 같다. 영화 촬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한국 분들의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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