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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는 바보처럼 행동한다’□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1월26일 08시23분    조회: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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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속 세상 엿보다-《포레스트 검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포레스트 검프(阿甘正传)》는 지능이 낮은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으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의 현대사를 관조했다. 영화는 제67회 아카데미상에서 13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고 그중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시각효과상 등 주요 6개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는 미국의 연예 전문지《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뽑은‘2000만 딸라 값어치를 하는 유일한 배우’로 선정된 바 있는 톰 행크스가 톱 배우로서의 립지를 굳힌 작품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사상 50년만에 처음으로 2년 련속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운 주연 배우의 기막힌 연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영화라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새털 하나가 바람에 실려 소도시의 거리와 하늘을 떠도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거리의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던 새털은 뻐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있는 포레스트 검프의 발 옆에 떨어진다.

서정성이 넘치는 영화의 도입부는 많은 관객들이 꼽는 가장 완성도가 높은 오프닝 신의 하나이다.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영상일 뿐만 아니라 영화 뒤부분의 슬픈 이야기의 복선이기도 하다.

포레스트 검프가 유일하게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한 제니는 알콜중독 홀아버지의 성적학대에 시달리던 어린 시절 아버지를 피해 옥수수밭에 숨어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새가 되게 해주세요. 여길 벗어나 멀리멀리 날아갈 수 있게요.”

새의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이리저리 흩날리는 깃털은 새의 부재를 상징한다.

아이큐 75인 포레스트 검프는 척추가 휘여져 다리마저 불편하다. 다리 교정기를 착용한 검프를 대대로 물려받은 앨라배마 집에 려행객을 상대로 단기 세를 놓아가며 경제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현명한 홀어머니가 헌신적으로 돌본다.

첫 등교길 학교뻐스에서 아이들의 배척 탓에 자리를 못찾고 있던 검프는 함께 앉기를 청한 제니와 절친이 된다. 돌을 던지며 못되게 구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검프에게 제니는‘어서 달려’를 웨치고 무작정 달리는 검프는 교정기가 필요없는 훌륭한 러너가 되여 덕분에 미식축구 특기자로 대학에까지 진학한다.

이후 영화는 검프의 시선을 통해 흑인의 앨라배마주 대학 입학 허용 파문 사건, 존 F 케네디 암살, 베트남전쟁, 닉슨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 등 미국현대사의 주요장면들을 두루두루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이전 필름에 톰 행크스를 등장시키고 다큐 필름에 CG를 입혀 뉴스 속 인물들이 검프와 대화를 나누는 자연스런 입모양을 만들어냈다.

특히 베트남전에서 동료 5명을 구하고 부상을 당한 검프가 군병원에서 우연히 탁구를 접하고 천부적 재능 덕분에 당시 중국에까지 날아와‘탁구 외교’를 돕는다는 설정은 폭소를 자아낸다.

베트남전에서 만난 유일한 친구 흑인 버바 덕분에 새우잡이 배를 구입한 검프는 전쟁으로 두 다리를 잃은 상관 댄 중위와 함께 새우잡이로 갑부가 된다. 그러는 내내 자기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제니와 다시 만날 날만을 꿈꾼다.

영화의 시작 장면은 다른 도시에서 웨이트리스 생활을 하며 새 인생을 시작한 제니가 뉴스로 소식을 알게 된 검프를 집으로 초대한 장면이였다.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답게 이 영화엔 인상적인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검프의 엄마, 그리고 검프 자신이 반복하는‘바보는 바보처럼 행동하는 거지.’라는 말은 바보로 상징되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꼬집는 대사이다.

죽음을 앞둔 검프의 엄마가 남긴 말도 명대사로 남았다.

“제 운명은 뭐죠?”

검프가 묻는 말에 검프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네가 알아내야 해. 인생은 쵸콜레트 상자와 같은 거야. 뭐가 나올지 아무도 알수 없단다.”

검프가 좋아하는 쵸콜레트안에는 땅콩이나 크림이 간혹 섞여있다. 신중하게 골라도 먹어보기 전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알수 없다. 사는 일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우연한 선택의 련속으로 운명이 만들어진다. 막연하고 언뜻 보면 실체가 없어 보이는 꿈이 진짜일지 모른다. ‘예정된, 계획된 운명’을 믿는 사람들은 인정할지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우연한 선택은 거듭된다. 중요한 건 계획된 인생을 사느냐,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다. 영화는 선택 그 자체보다 선택을 현명하게 만드는 선택 이후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저 하는 바는 지능이 떨어지는 바보라서 벌린 일들이야말로 정상이라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아니였던가 하는 질문일 것이다. 즉‘바보라서 바보처럼 한 행동을 바보가 아닌 당신은 왜 못하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이다.

검프는 사랑하는 제니가 남긴 아이를 키운다. 밀밭을 걸어 아이를 뻐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그 자리에서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밀밭과 하늘을 번갈아 보며 기다린다. 검프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상이다.

영화는 2시간 22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를만큼 재미있다. 우린 막연한 꿈의 의미를 모른다. 무엇이 돼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기 때문이다. 정직하고 순수한 한 남자의 만화 같은 인생을 다루는 감독의 감상적이지만 령리한 연출 덕분에 우리는 언제 다시 봐도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우리의 령혼도 덩달아 정화되는 드문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영화이다. 잘 만든 영화가 끼치는 영향력은 영화의 종류에 상관없이 함부로 무시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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