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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세상 엿보다-《덩케르크》 피 한방울 없는 전쟁영화□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2월17일 08시55분    조회: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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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지난 2017년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덩케르크(敦刻尔克)》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음악상 등 무려 8개 부문 후보작에 올랐고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꽤 알려진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극적으로 다루기 위해 놀란 감독은 여러 시점이 교차하는 연출방식을 택했다. 잔교 일주일, 바다 1일, 하늘 한시간 등 세가지 시점이 시간순서에 상관없이 교차 진행돼 뒤섞이게 만든 것이다. 잔교란 부두에서 선박에 닿을 수 있도록 해놓은 다리 모양의 구조물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덩케르크 해안에 만들어진 잔교에서의 7일을 기본으로 바다에서의 하루와 하늘에서의 한시간을 겹쳐 같은 러닝 타임 안에서 세가지 시점이 공존하게 만든 것이다.

7일이라는 시간은 영국 병사인 토미와 작전 지휘자인 해군 중령 볼튼의 하루가 병행되고 덩케르크의 상공에서 독일군 적기와 맞섰던 파리어의 한시간이 겹쳐진다. 이 세 시점은 사오항의 심각성과 긴박함을 각각의 립장에서 절절히 드러내고 마침내 그 셋은 교점을 이루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밀하게 치닫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영화의 또다른 특징은 보통의 전쟁 영화와 달리 피 한방울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탄과 포탄 파편이 날아다니지만 류혈이 랑자한 장면 같은 건 없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이 영화는 전쟁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영화가 중시한 것은 잔혹한 묘사를 최소화해 관객이 공포감에 눈을 돌리지 않고 스크린에 계속 몰입해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그것이 리얼리티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화는 작은 해안 도시 덩케르크에 고립된 련합군 병사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영국 륙군 병사 토미의 분대는 항복하라는 독일군의‘삐라’가 흩날리는 덩케르크 시내를 걷고 있다. 그러다 갑작스런 독일군 사격에 동료들이 쓰러지고 토미는 프랑스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는다.

해안가로 온 토미는 시신을 묻고 있던 깁슨을 발견하고는 그를 도와주고 물을 얻어 마신다. 토미는 승선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선다. 하지만 곧 독일 공군기의 폭격이 시작되고 토미 바로 옆 병사가 폭사한다. 독일기가 돌아가고 혼란을 수습하던 중 토미와 깁슨은 시체들 사이에서 아직 살아있는 부상병을 발견한다. 둘은 그 부상병을 들것에 들어 잔교로 달려가고 잔교 우에서 빽빽하게 줄지어 있던 다른 영국군과 프랑스군들이 부상병을 위해 길을 열어준다.

토미와 깁슨은 간발의 차이로 부상병과 함께 병원선에 오르지만 승선을 감독하던 해군 하사가 둘에게 내려서 줄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그들은 돌아가는 척하다 잔교 밑으로 내려가 숨는다. 이때 해군 제독이 탄 다른 배가 잔교로 다가오고 볼튼 해군 중령과 위넌트 륙군 대령은 전황과 철수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제독은 완전히 포위된 상황이며 병력을 나를 배도 충분치 않아 민간 선박들을 징발중이지만 잘해야 전체 병력의 10분의 1 이하인 4만 5000명 정도만 구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때 다시 시작된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병원선이 침몰해가고 잔교 아래 매달려 있던 토미와 깁슨은 바다로 뛰여든 장병들을 구조하다 배와 잔교 사이에 끼여 죽을 위기에 처한 알렉스를 구해준다. 이들은 뒤이어 도착한 구축함에 올라 목숨을 구한다. 구조선에 오른 병사들이 담요와 토스트를 공급받는 동안에도 깁슨은 배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갑판에 머문다. 뒤에 밝혀지지만 깁슨은 사실 깁슨이라는 전사자의 인식표와 피복을 훔쳐 영국 륙군으로 위장한 프랑스 병사였다. 영화안에서는 탈출의 뒤전으로 밀린 프랑스군을 대표하는 인물인 셈이다. 이때문에 영화 말미에 프랑스어로 짧게 말하는 장면을 빼고는 대사가 없다.

영화 전반 흐름은 전투 자체보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병사들, 어떻게든 그들을 살리려는 민간인 선주와 전투기 조종사의 사투에 집중한다. 해안에 도착한 병사들은 바다가 한쪽에 좌초돼 있던 어선에 들어가 밀물 때 배가 떠오르길 기다리지만 독일군의 잇단 사격으로 배에 구멍이 나고 물이 차오른다. 그러자 알렉스가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깁슨을 배에서 쫓아내려 한다. 토미는“프랑스군도 아군이고 어차피 한명 내려봤자 달라질 건 없다.”며 반대한다.

토미: 그가 우리를 구했어.

알렉스: 한번 더 구하라고 해.

토미: 이건 불공평해.

알렉스: 생존이란 원래 불공평한거야.

영화의 많지 않은 대사 중에서 이 짧은 대화는 생사가 갈리는 상황의 절박성과 맞물리면서 의미심장한 울림을 갖는다. 이렇듯 영화는 자극적인 장면 위주로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하늘 저 멀리서 돌진해오는 적기의 기세 등을 한스 짐머의 음악과 함께 적절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화면을 더욱 긴장되고 공포스럽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체험’에 가까운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면 두려움에 질린 애된 병사들의 얼굴과 조국의 청년들을 구하기 위해 덩케르크로 달려간 평범한 국민들의 얼굴이 뇌리에 저절로 각인되는 잊지 못할 작품이다.

사지에 내몰린 영국 병사 토미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와 영국 국민들의 사기를 올려놓은 토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비춤으로써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력사적 의미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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