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春光乍洩>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다□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8월12일 09시19분    조회:282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벌써 20년도 훌쩍 넘겼다. 력사상 가장 아름다운 영화중 하나로 뽑을 만한 《해피 투게더(春光乍洩)》가 나온 지 말이다. 1988년 《열혈남아》로 연출 데뷔를 한 왕가위 감독의 6번째 작품이자 《아비정전》으로 시작된 ‘왕가위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렬에 당당히 올라갔다. 왕가위 감독의 수많은 명작중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 《해피 투게더》를 골라야 할 것이다.

《해피 투게더》를 말함에 있어 또 한명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003년 우리 곁을 떠난 장국영이다. 1978년 영화계에 데뷔한 이래 1985년 《영웅본색》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1990년 《아비정전》, 1991년 《종횡사해》로 최고의 배우로 거듭났다. 1993년에는 《패왕별희》로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섰다. 《아비정전》과 《동사서독》, 《해피 투게더》로 왕가위 감독과 함께 했다.

《해피 투게더》의 또 다른 주인공을 맡은 량조위가 왕가위 감독의 자타공인 페르소나(왕가위와 량조위는 자그마치 7편을 함께 했다.)라지만 장국영이야말로 왕가위의 진정한 페르소나가 아니였을가 생각해본다. 1983년에 데뷔한 량조위는 향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배우가 됐다. 《해피 투게더》가 크게 일조한 건 당연하다. 《와호장룡》, 《적벽대전》, 《일대종사》 등으로 친숙한 장진의 애된 모습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영화애호가들에겐 잔치나 마찬가지이다.

아휘(량조위 분)와 보영(장국영 분)은 향항을 떠나 아르헨띠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아간다. 내성적이지만 책임감이 강하게 삶을 영위하려는 아휘에 반해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기만 한 보영, 헤여졌다가 만나기 일쑤이다. 떠나간 사람은 당연히 보영일 테니 돌아오는 사람도 보영일 테다. 그렇지만 아휘는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량손에 피를 흘리며 찾아온 보영을 아휘는 받아들여 극진히 보살핀다. 보영도 평소와는 달리 얌전히 보살핌을 받는다.

하지만 손이 낫자 보영은 다시 예전의 보영으로 돌아간다. 바깥으로 돌며 아휘를 가슴 아프게 한다. 어김없이 파국을 치닫는 모양새이다. 한편, 힘들어하는 아휘 곁에 식당에서 일하는 동료 창이 살며시 다가온다. 그의 방식으로 위로를 건네며 가까워진다. 그렇지만 곧 떠나야 할 시간이 림박한다. 각자의 길로 말이다. 아휘와 보영은 함께 가고 싶어했던 이구아수 폭포를 함께 갈 수 있을가.

만나고 헤여지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힘들어하고 위로받는 절대 보편의 간결한 스토리이다.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가 싶을 정도이다. 이 지점에서 비로소 감독의 능력이 발휘된다. 왕가위가 말하고저 하는 것들. 간결한 스토리에 투영되는 당시 사회상황,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동성애 그리고 제목과 련결되는 영화의 주제까지 말이다.

이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건 황홀하다. 만사를 제쳐두고 그저 왕가위가 구축해놓은 미장센만 감상해도 충분할 텐데, 그 수면 아래에서 편안하게 헤염 치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행운을 만끽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동성애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정확히는 남자들의 사랑, 영화는 시종일관 세 남자 아휘, 보영, 창만 비춘다. 녀자는 단 한명이 단 한컷 등장할 뿐이다. 시작과 동시에 러브신에 돌입하는 아휘와 보영의 모습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것도 잠시, 곧 그 기시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대신 흔하디 흔한 사랑싸움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들의 동성애는 인류 보편의 사랑인 것이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많이도 봐왔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 받아본다. 아마도 오랜 세월이 지나도 이런 느낌을 받을 영화는 없지 않을가. 그건 다분히 배우들의 연기에 기댄 바가 크겠다. 특히 왕가위 감독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설득시킨 량조위는 실제 동성애자인 장국영보다 더 동성애자처럼 보였다.

왕가위 감독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다름아닌 ‘미장센’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비주얼리스트이다. 색감과 카메라 구도만으로 장면이 보여주려는 리면까지 설명한다. 이 영화에서도 단연 압권이다. 그나마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건 색의 대비, 흑백과 칼라이다. 의도적으로 아휘와 보영의 관계를 색으로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사이가 좋을 때는 칼라로, 좋지 않을 때는 흑백으로 처리하며 영화적 기법 사용에 있어 최상의 것을 보여준다. 덕분에 더욱 풍성하게 다각도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독특한 카메라 구도와 슬로우 모션 또는 스톱 모션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데 한몫한다. 정확히는 카메라 구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라고 해야 하겠다. 구도만 바꾼다고 해결되진 않기 때문이다. 색의 대비가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 카메라 구도와 연기 앙상블은 립장변화를 보여준다 하겠다.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보이는 걸로 상태를 설명하기란 정말 힘들 텐데 말이다.

아휘가 온통 보영의 기억으로 때묻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지구 반대편 향항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만에 들러 창의 부모님이 있는 식당에서 사진 한장 간직했다는 것이 아휘의 미래에 또 사랑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한 장면, 아니 한 프레임도 놓치고 싶지 않다. ‘한뜸 한뜸 장인이 만들었다.’는 어구를 다름아닌 이 영화에 쓰고 싶다. 앞뒤 장면과의 련계를 무시하면서도 오직 최고의 한 장면을 추구하는 ‘왕가위스타일’에 딱 들어맞다.

연변일보
사진 바이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738
  • 2022년 7월 1일, 제12회 중국곡예모란상 전국곡예대회(장치시합구) 각 상의 후보명단이 공포되였다. 이번 수상은 4개 부문 모두 22개 후보상(提名奖)을 선정했다. 길림성곡예가협회에서 추천한 1명과 길림성이인전예술가협회가 추천한 2명이 후보상을 수상했다.   그중 길림성 연변가무단 배우 최려령은 본선 진출작 ...
  • 2022-07-10
  • 문화부 산하 영화국, 롯데엔터테인먼트 '심의 신청' 반려 "영화 배경 호찌민시 '부정적 이미지' 우려" 분석도 영화 '범죄도시 2'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한국에서 관객수 1천만명을 돌파한 범죄액션 흥행작 '범죄...
  • 2022-07-07
  • 가수 이효리의 남편인 가수 이상순이 카페 사장님이 됐다.   이상순은 지난 1일 제주 구좌읍 동복리에 작은 카페를 오픈했다. 이곳에서 이상순은 직접 커피를 내리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회색빛 단층 건물 문 앞엔 LP플레이어 그림 간판이 걸려 있다. 카페 내부는 화이트톤 인테리어에 따뜻함을 더하는 원목 가...
  • 2022-07-03
  • /쿠팡플레이   ‘유미’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다. 걸맞지 않은 꿈을 꾸다 입시에 실패했다. 설움을 견디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그런데 우연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통째로 바뀐 인생이 찾아왔다.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잘 나가는 대학 교수이며, 미남 벤처 기업가와 결혼해 모든 걸 다 가진 인생을...
  • 2022-06-30
  • 현빈-손예진 결혼식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결혼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현빈-손예진 부부의 결혼식 사진이 공개됐다. 현빈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11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결혼식 사진 4장을 게재하며 "현빈-손예진 배우가 여러분들의 응원과 축복 속에 결혼식을 마쳤다"며 "...
  • 2022-06-28
  • 26일 6살 연하 촬영감독과 웨딩마치를 올린 장나라. /인스타그램 배우 겸 가수 장나라(41)와 6세 연하 촬영감독의 결혼식 현장이 공개됐다.   장나라는 26일 오후 6시 서울 내곡동 한 예식장에서 약 2년간 교제해온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6세 연하인 연인은 2019년 장나라가 출연한 SBS 드라마 ‘VIP&rsquo...
  • 2022-06-27
  • '세계 3대 콩쿠르' 버금가는 대회…"신들린 듯한 연주" 무대 압도 청중상·현대곡상까지 3관왕…선우예권 이어 두 대회 연속 한국인 우승 임윤찬 연주에 심사위원장 눈물 훔치기도…결선·준결선 연주 화제 반클라이번 콩쿠르서 연주하는 임윤찬 [ⓒ반클라이번콩쿠르/목프로덕션 제공...
  • 2022-06-19
  •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 [BTS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아침에 나와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며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어요." (R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4일 '정체성 회복' 등을 이유로 그룹 음악 활동 잠정 중단이라는 &#...
  • 2022-06-16
  •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 온라인 공개···훼손의혹 제기 2016년 62억원 낙찰···세상에서 가장 비싼 드레스 킴 카다시안(왼쪽)과 마릴린 먼로의 드레스 비교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킴 카다시안이 지난달 2일(현지시각)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2022 멧 갈라...
  • 2022-06-15
  •   RM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 성숙하게 놔두지 않아” ”휴식” 이유로 단체활동 중단 멤버들 “쉰다는게 죄송하다”며 울먹     최근 미국 백악관에 초청됐던 방탄소년단(이하 BTS) 멤버들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함께 손가락 하트 포즈...
  • 2022-06-1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