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김보라는 무용단 '아트프로젝트보라'에 대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해서 이름을 붙였는데 사람들이 되게 좋아한다. 뿌듯하다"고 했다. /사진작가 박귀섭 안무가 김보라(40)가 이끄는 아트프로젝트보라는 선망의 대상이다. 무용계에 ‘보라처럼’이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다. 그녀의 창작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해외에서 러브콜이 잇따른다. 지난 6월 영국 런던에 초청된 김보라의 ‘무악(舞樂)’은 무용수들이 낡은 피아노를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춤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2019년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작품상, 2021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예술감독 이종호)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몸을 둘러싼 사유를 탐색하고, 낯설지만 매력적인 세계로 안내하는”(무용평론가 김혜라) 이 안무가에게 개막작을 맡겼다. 14~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르는 신작 ‘유령들’. 최근 방배동 연습실에서 만난 김보라는 “다들 ‘무대에 유령이 떼로 나오냐?’고 묻는다”며 웃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잘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유령일 수도 있다. 이 공연을 보면서 ‘나의 유령은 무엇일까’ 반추해도 좋겠다.”
김보라가 안무한 ‘무악’은 무용수들이 낡은 피아노를 해체하는 과정을 춤으로 만들었다. /아트프로젝트보라 –모든 이야기엔 씨앗이 있다. 신작 ‘유령들’은 어디서 출발했나.
“먼저 질문을 했다. ‘무용수를 춤추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을 찾다가 몸이 춤을 만나 도취 상태에 빠져드는 현상을 발견했다. 안무가가 금지하고 싶은 돌발 상태다.”
–무용수들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인가.
“안무가는 계획하지 않은 돌발 상황이 늘 두렵다. 그것을 극복하고 싶다. 그래서 ‘유령’이라고 명명했다. 몸과 춤 사이에 숨어 있는 유령.”
–수사학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유령이 존재하나?
“연습할 땐 없다가 무대에 출몰하는 극장의 유령이 있다. 무용수의 춤이 관객과 조명, 사운드와 부딪치기 때문인 것 같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유령을 불러낼 수도 있다. 안무가는 그 유령들을 내쫓지 않으면서 더 나은 춤을 뽑아낼 순 없는지 고민한다.”
김보라가 안무한 ‘100% 나의 구멍’. 춤의 비중은 10%도 안 되고 무용수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아트프로젝트보라 –이번 작품에 대해 조금만 귀띔해달라.
“무용수 6명이 출연한다. 대여섯겹씩 옷을 입고 있다. 춤을 추는 동안 벗겨지고 결국엔 나체가 된다. 무용수가 마지막 옷을 벗어 던지는 순간에 느끼는 감정이 있다. 자기 몸은 친숙하지만 나체로 춤추는 자신은 낯선 것이니까. 이 공연은 19금(禁)이다.”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나.
“낯선 아름다움이다. 소름이 끼치는데 혐오스러운 것인지 아름다운 것인지 모호한 장면을 나는 좋아한다.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뒤집고 싶다.”
–동물들의 꼬리언어로 현대사회를 풍자한 ‘꼬리언어학’, 물이 찰랑거리는 수중무대에서 펼쳐지는 ‘소무’, 춤보다 이야기가 중심인 ‘100% 나의 구멍’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나는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음악도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고, 관객에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이 공통점이다.”
수중무대에서 공연하는 김보라 안무작 '소무' /아트프로젝트보라 –남편인 안무가 김재덕은 음악과 흥이 핵심인데 너무 다른 것 아닌가.
“그는 낙관적이고 나는 비관적이다. 춤이 조금씩 쌓여 어떤 서사가 생기는 것을 피하고 싶다. 같은 의미로 사운드는 괜찮지만 음악은 배제하려고 한다.”
–춤으로만 승부한다는 뜻인가.
“무용은 언어 바깥에 있는 장르다. 생각과 감정을 몸짓으로 소통해야 한다. 지금 당신과 내가 사용하는 이 언어 없이도, 때로는 말로 담을 수 없는 것까지도 관객에게 실어나를 수 있다.”
김보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 모인 LDP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다 2013년 아트프로젝트보라를 만들었다. 10월에는 그리스, 스페인에서도 공연한다. ‘유령들’을 보러 올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뭘까. “한마디로 줄이면, 당신의 유령과 마주하라.”
제25회 서울세계무용축제가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강대 메리홀, 서울남산국악당 등에서 열린다. 독일 무부아르 무용단의 ‘헬로 투 엠프티니스’(HELLOTOEMPTINESS)’, 포르투갈 조나스 로페스&란더 패트릭의 ‘바트 파두’(BATEFADO), 국립무용단 수석 김미애의 ‘여[女]음’ 등 34편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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