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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합창단 리태근
2014년8월29일 06시40분    조회:1811    추천:1    작성자: 리태근
개구리 합창단

리태근
 
    밥술을 놓기바쁘게 외양간에 모여들었다. 생산대에서 문예연습을 할만한장소가 없다보니 키꼴이 천정에 대이는 소외양간 소똥을 쳐내고 연습장소로 정하고 매일 저녁마다 즐겁게 모여들었다. 전 향에서 처음으로 조직하는 농촌문예경색 대회라 만단의준비를 빈틈없이 잘해야 한단다. 기끈 골을 동이고 연구하고 짜냈다는 절목이래야 몇개박에 없었다. 모주석을 노래하는 절목은 첫번째로 앞장에 놓아야하기에 곤륜산을 노래 하는 칠언률시에 곡을붙힌  노래를 대합창으로 련습하였다. 악기 래야  김빠진 고무풍선마냥 말방구를 끼는 손풍금 한대밖에 없었다. 악기가 없으면 뭐라하는가 외양간이 떠나갈듯 목청껏 웨칠때면 무조건 일등은 떼놓은 당상이라 높아가는청춘의 정열에 산초의밤이 깊어가는줄 몰랐다. 생산대에서도 우리들을 고무격려 하느라고 일등만 하면 개를 잡아준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정작 련습을 시작하던 첫날에 처녀들이 소똥냄새가 더럽다고 코를 싸쥐고 도무지 련습하려고 하지않았다. 날씨는 춥지  날자는 아득빠득 다가오는데 한지에 나앉자서 련습할 수는 없지 않는가 금년은 왕년과 달라서 모주석이 탄신 80주 년을 기념해서 12월 달에(모주석이 탄생한 날은 12월 26일이엿다.) 전현의 농촌문에경색대회를 열기때문에 언제 장소를 가리고 날짜를 미룰 시간조차 없단다. 위대한 모택동이 공농홍군을 거느리고 2만5천리 장정을 걸어온 로고에 비하면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가 무산계급 혁명정신으로 문예련습을 대하며 결싸적인 정신으로 백일전투를 해서 무조건 일등을 쟁취하잔다.
 
    농촌문예선대라고 깔보지 말고 치렬한 계급투쟁의 제일선 으로 삼고서 열심히 연습하란다. 그런데 원체 모두들 한평생 소궁둥이를 두두릴 팔자가 되여서그런가 아무리 발성련습을 시켜도 올챙이가 개구리로 되기는 백번도 틀렸단다. 입만 벌리면 괭과리 두두리는소리 땅나귀 투레질소리 새벽닭이 잠꼬대하는 소리마냥 소리도 각각 얼굴도 각각이라 아무리 올리세우고 내리 맞춰도 목소리를 도무지 아름답도 유아한 고급합창단의 목소리를 만들아 낼수가 없었다. 선전대 의  배렬은  전통방식 그대로 녀자들을 앞줄에 세웠다. 그때 우리 생산대의 청년들은 전 향진에서 제일 끌끌했다. 처녀들이 저마다 달님같은 복덩인양 인물도 고와서 린근 생산대의 총각들이 군침을 겔겔 흘리였단다. 그런데 뚱단지같은 문화대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관계가 대단히 복잡해졌단다.무산 계급 정치사상을 선전하는  선전대에 아무나 참가시키서는 안된단다.
 
 마을의 간판 뀌꼴새라고 불리우는 분님이를 독창가수로 선발 한게 잘못되였단다. 분님이 아버지 촤창수를  누가 고발했는지 력사반혁명분로 여지없이 비판했다. 아무리 노래를 잘부르고 인물이 곱다고 한들 잡귀신이 딸 분님이를 그냥 선전대에 참가 시키는것이 옳은가? 아버지가 잡귀신이면 자식들도 무조건 잡귀신이라는 편견을 없애야 하지않는가 론쟁은 끝이없었다. 생산대의 맨발의사인 동화는 노래는 잘하는데 외지에서 이사올때 공청단원이 아닌데 공청단 원이라고 조직을 기만한게 문제란 다…그외도 춘세와 만춘이는 꼬리없는소라고 불리우지만 생 산대의 계급투쟁에 전혀상관하지 않는 <정치불문>이라 선전대에 참가할 자격이 없단다.  이렇게 끝이없이 따지게 되자 선전대 대장인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말로는 형님들이 항미원조를 간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는것이 문제란다. 더구 나  한참 내부에서 북한을 수정주의라고 비판하는 때에 선전대 대장이란 중임을 맏기는게 옳은가? 이처럼 출신 성분이 명확하 지 못한 청년들로 묶어진 선전대가 사원들이 말밥에올라서 쟁론이 끝이 없었다.
 
   그뿐인가 만복이와 순녀는 금방  련애를 시작하는데 말강대 같은 그녀는 인물이 그닥잖다고 합창단에서 빼버렸다고 만복이가 앙심을 품고 나의 력사배경을  걸고들어서 애를 먹었다. 그외도 제일 골치아픈게 선전대 단체복이였다. 해마다 한공수에 마이 나스 8전도 못가서 <우표생안대>라고 소문났다. 째지게 가난하던 생산대에서 집체복을 해준다는것은 하늘에 별따기였다 처녀들은 그런대로 아주머니들이 시집올 때 해입은 꼬리치마를 얼기설기 맞춰서 그런대로 넘어갈수 있는데 남자들이 똑같 은 중산복을 갖춘다는건 상상조차 할수없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날 마지막으로 사원들  앞에서 회보연출을 하게되였다. 아무때도 남자들만 불쌍했다. 꿔온 보리자루인가 한평생 얼굴에 크림 한점 바르지 못했다. 그래도 처녀들은 어디서났는지 눅거리 크림과 연지곤지를 두텁게 바르고 눈섶은 도룡이 없으니 성냥가지를 태워서 숱검댕이로 까맣게 칠한 게 송아지 잡아먹은  물귀신으로 만들었다.
 
  연출은 생각밖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였다. 말도많고 탈도많던 선전대가 어물쩍하게 연출을 잘하자 대장은 큰맘먹고 한턱 쏜다고 야단이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제일 가슴아픈게 아무리 굶어죽게 되였어도 사진 한장은 꼭 남겼어야 했는데 밤낮으로 죽게 연습한게 수포로 돌아갔단다. 연출은 나무랄데 없는데 선전대 대원들이 성분이 불안해서 현문예대회에까지 참가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게 벼르던 개잡이는 말한대로 했는데 일등을 못했다고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말았다. 비록 현문예대회에는 못참가했지만 사원들이 한결같은 요청으로 해마다 생산대의 년말총결 할때면 온돌출을 하고 모내기가 끝나면 전간에서 회보연출도 했단다. 사원들은 아무때나 부르면 연출할수있는 선전대를 <외양간선전대. 개구리합창단>이라고 친절하게 불렀다. 개구리합창단 ! 얼마나 호매로운 이름인가 나는 매번 고향에 갈때마다 집체외양간자리에 멍하고 서서  아 름다운 상상에 잠기 군 한다. 시끌벅적했던 어젰날을 새삼스레 그려볼때마다 인생이 너무짧다는 자비감에 모대긴다.
 
  선전대의간판이자 꾀꼴새 분님이는 어디로 시집갔는지  쏠 로로 유명했던 맨발의사 동화는 외지로 이사간후 한번도 보지못 했는데 갑자기 앓다가 죽었다는게 지금도 믿겹지않다. 그럴줄 알았으면 생전에 언녕 만나보는건데...살다보면 별나게 잘살지도 못하면서 항상 세월에 쫏기워서 고향사람끼리도 자주만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리운 데원들이 얼굴을 하나 하나 손곱아 헤여보면 어째서 거의다 제명을 못살고죽었을가 시골사람들의 운명은 짧기도하다.  항상 키가 구척이라 날마다 외양간대들보에 박치기를 하던 춘세와 순녀 만춘이는 간다는 기별도 없이 갑 자기 요절했단다.  그리고 용광로주물에 찍어낸것처럼 인물이 똑같아서 동네방네 소문놓던  마씨네 쌍둥이형제 넷은 왜서 60도 못넘기고 몽땅 저세상 사람이 되였을가? 백년도 못살고 요절한 개구리합창단  노래소리가 지금도 귀가에 쟁쟁하다. 세상에 태여났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른 개구리합창단 노래 소리를 록음해 두지못한게 한스럽다. 력사의바퀴를 되돌릴수있 다면 개구리합창단을 멋지게 꾸려서 세계무대에 떳떳히 내세우련만 아쉽게도 인생은 왕복차비를 주지않는단다. 한없이 순박하고 인자했던 얼굴들을 력사에 남기지못한게 모두다 선전대 대장 나의  불 찰입니다  다시 태여날수 있다면 연변을 들썽하는 멋진 개 구리합창단을 만들수 있었겠는데...
 
  아! 세월이 갈수록 한없이 그리운 내 사랑 개구리합창 단이여… ….
200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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