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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돈
2014년9월6일 07시54분    조회:1907    추천:0    작성자: 리태근
가짜돈

리태근
 
  며칠째 가짜돈을 받아놓고 애꿎은 속을 태웠다. 가로 보나 세로 보나 금줄이 반짝이는 고양이 귀떼기는 똑 같은데 가짜란다. 모주석초상이 유표하게 새겨진 가짜돈을 만질수록  분통이 터진다. 한심하지, 위대한 주석이 찍혀있는 돈도 가짜로 만드는 세상이  원통하기 그지없다.  빌어먹을 개자식들, 나를 머저리로 보고 감쪽같이 속여넘긴게 더욱 괘씸하다. 어디서 받았을가?  백화점에서? 슈퍼마켓에서? 자유시장에서? 내가 갈만한 곳을 모조리 추궁해 보았지만  어디서 받았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괘씸한 놈들, 무슨 방법을 대서라도 꼭  앙값음하리라.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수금소였다. 달마다 어김없이 꼬박꼬박 전기세를 바치는 전업국수금소와  주는 대로  받아먹는 전화수금소가 떠오른다. 그다음 큰 길목을  가로 막고 건방지게 앉아서 양로비를 받아먹는  고속도로 수금소가  생각난다. 그런데 가짜돈이 얼마나 활개쳤으면  수금소마다  가짜돈 분별기를 갖춰 놓았을가?  괜히  발각되면  형사범죄로  치부하고 감옥에 처넣는다고 선전들이 요란하다. 날이 갈수록 가짜돈 가짜물품이 전 국, 전 세계를  휩쓰는데 엄하게 단속하지 않으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모른단다.
 
   어떻게 한담? 누가 귀띔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야밤에 택시를 리용하면서 은근슬쩍 택시비로 쓰는것이란다. 택시운전수들은 데면데면하고 돈욕심이 강해서 가리는게 없단다. 그래 그게 좋겠다. 택시비 때문에 얼마나 신경전을 벌렸던가? 택시비는 부르는게 값이였다. 얼마나 마구잡이 했으면 료금미터기를 갖추라고 명령했을가? 그런데 료금미터기를 놓고도 어떻게 요술을 피우는지? 타고나면 번마다 계산과 틀리였다. 그래서 죽어도 타지 않자고 맹세했지만 바쁜 놈이 우물을 판다고 타고나면 후회되는게 택시값이였다. 더구나 어리무던한 촌놈들을 싣고서  엎드리면 코 닿을곳도 에돌면서 검은 배속을 채우던 택시운전수들을  생각하면 치까지 떨린다. 당장 엿 먹이자. 그런데 가짜돈을 얼마나 많이 주물렀으면 택시운전수들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눈감고 만져도 제꺽 알아 맞춘단다. 그럼 또 누구를 찾아야 하는가? 
 
   갑자기 담배냄새 매캐한 마작판이 생각났다. 날마다 눈이 노래서 남의 호주머니 돈을 노려보는 마작군들이 생각난다. 괘씸하지, 나는  마작을 놀아서 한번도 따본적이 없었다. 봉창에 망한다고  악을 쓰고 달려들었것만  결국 원금은 고사하고 봉창에 망했다. 괘씸한 마작군들을  골탕먹이자. 마지막으로 가짜돈을 써버리고 영원히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가짜돈을 받으면 나처럼 먼저 떠오르는게 마작판이였던가?  그런데 마작판에도 가짜돈이 살판쳤다.  마작군들은 신통히도 냄새만 맡고도  제꺽 가짜돈을 가려낸다. 마작군들이 돈 냄새를 맡는 모습을 상기하면 인천공항에서 마악냄새를 맡던 사냥개가 떠오른다. 외국사람들에게 개를 갖다 붙히는 최악의 정상은 두고두고  잊을수 없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개코보다 못하길래  외국손님에게 개를 추기는게 아니냐? ...괜히 눈에 보이는게 없는  도박쟁이들에게 가짜돈을 썼다가 발각되면  뼈도 못추린다. 제기랄, 그럼 이 돈을 도대체 어디다 쓴단 말인가?
 
  언제봐도 어수선한게  자유시장이다. 내가 받은 돈도 속이 엉큼한  장사군들에게서 받았는지도 모른다.  노루뿔을  록각이라고 속이던 장족장사군이 먼저 떠오른다. 왼팔이 떨어진 양털옷을 입고 옆구리에는 긴 칼을 찬 장족장사군들에게 속히운 사람이 한둘인가? 가짜 약품허가증까지 만들어 가지고 퍼런 대낮에 칼을 차고 다니면서 가짜약을 팔아도 관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리해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비기면 전국을 누비는 약소군체인 조선족김치장사군들은 얼마나 순박한가? 가는 곳마다 정상적인 수속을 밟느라고 코밥인들 얼마나 먹었는가? 주어진 세금을 꼬박 꼬박 바치면 떨어지는 게 별로 없단다. 아무때든지 입이 드센 놈이 이기는 세월이란다. 괜히 칼찬 장사군에게 가짜돈을 쓰다가  발각되면 그 후과는… 절대 안된다. 
 
    차라리 눈을 딱 감고 촌티나는 농촌장사군에게 써버리는 게 낫지 않을가?  얼핏보아도 촌놈의 장사군은 표가 났다. 장세를  받느라고  그어놓은 네모반듯한 테두리안에서 꼼짝 못하고 로실하게 앉아있는 양인가? 정해준 틀안에  온순하게 들어 앉아서  장세만 꼬박꼬박 바친다. 행여나 누가 선심쓰고 왕창 사주나 해 넘어 갈때까지 오가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지만 마음처럼 되는 장사란 하나도 없다. 결국 암탉을 팔러 왔다가  닭알값도 못 건지고 한숨쉬며  돌아가는 촌놈의 장사군들은 불쌍하기 짝이 없다.  《약한 다리에 침질》이라고 저런 불쌍한 사람들에게 가짜돈을 쓴다는 것은 벼락맞을 짓이다.
 
 이것도 가없고 저것도 불쌍하면 가짜돈은 누구한테 쓰는가? 차라리  인민페를  분간할줄 모르는 외국사람을 상대해 쓰면 안될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한국사장이였다. 얼마나 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소나 말처럼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고있는가? 개도 안먹는 돈 때문에 숱한 연변처녀들이 《가짜시집》을 가서 정조를 짓밟히웠다. 《외국바람》에 고향은 망가지고 가정이 깨여지고 자식이 흩어지고 앞길이 막연해서 자살한 사람은 또 얼마였던가?  연변사람들을 소나 말처럼 부려먹는 한국사장에게 엿 먹이자!  그런데  뭘 가지고 거래한단 말인가? 그렇지, 한국 초청장을 해달라고 하자. 초청장 때문에  오붓했던 가정이 파탄되고 사랑이 깨여지고 자식들이 뿔뿔히 헤여지고  고향이 풍비박산났다. 가짜돈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냐?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중국의 가짜상품들이 많이 류통되여서 고양이 뿔을 내놓고는 없는게 없단다. 한국사람들은 참 이상하지 말끝마다 중국상품이 가짜라고 먹지 말라고 호소하는데 해관은 어떻게 통과시켰을가? 세계선진국이라고 자랑하는 한국해관이 얼마나 수준이 차하길래 보따리 장사군에게 속히울가?  서울이나 대전, 대구, 부산…  중국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중국인지 한국인지 분간하기 어렵단다. 가짜돈이 제멋대로 류통되여서 골치 아픈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란다. 한국사람들도 속히다 못해서 저마다 가짜돈 감별기계를 갖고 있단다. 젠장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로씨야사람들에게 써볼가? 아니면 일본사람들에게? 아니면 미국사람들에게? 백원짜리 가짜돈을 손에 쥐고  전 세계를 누비노라니 머리가 뗑해 난다. 차라리 재수없었던 셈 치고 나 혼자 묵새기는게 가장 좋을것 같다.  나 혼자만 손해보면 세상이 태평해지는데 뭐라고 가짜돈 가지고 끝없는 릴레이식 가짜돈풍파를   일으키겠는가?
 
땀에 흥건히 젖은 가짜돈을 만지고 또 만지노라니  한숨만 나온다. 언제가면 우리네 금융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올가?...
 
2014년 5 월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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