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창작마당
쌍도끼
2015년1월4일 02시25분    조회:2136    추천:0    작성자: 리태근
쌍도끼


리태근


 
 
《우리 단위에  리규가 나타났다오》특대뉴스가 위생방역소에 짜하고 전해졌다. 순철이가 쌍도끼를 들고 지도자의 사무실에 뛰여 들어서 풍비박산 만들었단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평소에 꾸벅꾸벅 지도자가 시키는 일을 잘하던 순철이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단다. 왜서 도끼로 사장님의 책상을 란도질했다오?
 
《세상에 간 큰 놈도 있지, 그래 경찰을 불렀는가? 잡히우면 끝장인데》
 
《경찰을 왜 불러? 잘한 일이지. 새로 온 사장님과 풀지 못할 원한이 있어서 참다못해 란도질한게 틀림없단데…》
 
《그래도 그렇지, 당장  쫓겨 나자고 어리석은 짓을 했는가?  날마다 간부대오를 청산한다고 란리판인데…죽자고 어리석은 짓을 한다오? 빨리 가서 잘못했다고 엎드려서 싹싹 빌어도 살아남기 틀렸당께…》
 
《내막을 모르면 헛소릴 하지 말라오. 나라도 밸이 나겠소 어떻게 하면  30년이나  사업경력을 갖고있는 순철이를 밀어내고 햇내기를 과장으로 내 세운단 말이오? 사장님이 순철이를 밀어내고 햇내기를 내 세울때는 뭔가 오가는게 있었겠지. 요즘 세상에 돈만 내면 하늘에 별도 따오는판에,  막 뒤에서 벌어진 일을  누가 알겠소 ? 》
 
평소에 얌전하기로 새끼양같던 순철이가 참다 못해 쌍도끼를 해들고 사장실에 뛰여든게 장난이 아니란다. 거의 30여년동안  과원으로 온순하게 일해 온 순철이가 쌍도끼를 들고 나선것은 리해된다고 혀를 차는 직원들도 많았다. 직장에서 사장이 바뀌울 때마다 함께있던  과원들은  거의다 다른 과실로 과장으로 승진되여 가는데 순철이만은  앉은 자리 석동이란다. 오래잖아 퇴직하겠는데 이번에는 틀림없이 승진할거라고 믿었는데 사장님은 순철이를 왼눈으로도 보지 않았다. 참다참다 못해 화산이 터졌는가? 술김에 쌍도끼를 들고 나섰단다.
 
시시비비는 끝이 없는데 순철이는 뜨거운 솥에 들어앉은 개미신세라 할가? 술을 먹고 도깨비짖을 했는데 결국 호박쓰고 돼지굴로 들어간게 틀림없다. 동료들이 빨리 가서 잘못했다고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란다. 잘못하다간 콩밥먹고 쫏겨날 판이란다. 괜히 휘발유통을 안고 불속에 뛰여 들었다. 도끼를 들고 나설 때는 죽지 않으면 까무라 치기겠지, 물이고 불이고 모르고 뛰여 들었는데 결국 남잡이가 제잡이로 될줄이야 …
 
순철의 마누라는 너무나도 막연해서 가슴치며 통곡하다 까무라쳤다. 남편이 당장 철밥통 단위에서 쫓겨 난다는게 숨막힐 일이다. 남들은 국가의료보험 직장인 위생방역소를 들어가지 못해서 헤매는데 이건 돌 들어 제발등 까는 도깨비짓을 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그까짓 과장을 못하면 말지 옥살이를 하게 생겼으니 억울해서 이거 어디 살겠습니까?
 
한편 새로온 령도에게 잘 보이려고 납뜨는 보지고 (붉은바위 소설에 나오는 반역자)들은 차라리 잘 되였단다. 이번 사건을 틀어쥐고 닭을 잡아서 원숭이에게 보이라고 야단이다. 퍼런 대낮에 도끼를 들고 행패부리는 놈은 경찰에 신고해서 옥살이를 시키면  늘 말썽만 부리던 놈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고분고분  복종할게란다. 감히 어느때라고  퍼런 대낮에  도끼들고 사장님의 책상을 란도질 한단 말인가? …

벌둥지를 쑤셔놓은듯 와짝 고아대는 사람들은 사장님의 얼굴만 쳐다본다. 벌써 이때 쯤이면  110 경찰차가 들이 닥치리라고 모두들 창밖을 주시하는데 해질녁이 되도록 아무런 동정도 없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간다. 웬 일일가? 사장님이 괜히 량산박의 리규가 나타 다고 겁을 먹고 뒤걸음 치는게 아니냐?
 
란장판을 만들어 놓은 사무실에서 애꿎은 담배를 피우던 사장님의 얼굴에는 주름살만 깊어간다. 원숭이에게 닭을 잡아서 보이는게 직원들을 다스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것을 사장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국가간부를 다스린다는 게 뚝쇠를 녹이듯 쉬운 일이 아니라는것도 사장님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새로 전근해온 단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철저히게 따져야 한다. 법으로 해결하면 간담하지만 뒤끝이 깨끗할가?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일이 커지면 좋을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오랜 세월 순철이와  동고동락했던  직장동료들은 한결같이 순철의 등을 떠밀며 빨리 가서 사과하란다. 아무리 란도질을 했어도 사건성질에 따라 처리도 다를수 있단다. 한순간 밸을 참지 못해서 저지른 일과 원래부터 원한을 갖고 도끼질 한것과 갈라놓고 보아야 한단다. 사장님과 아무런 원한도 없던 순철이가 일시적인 밸을 참지 못해서 저지른 착오를 진심으로 빌면 사장님도 용서해줄것이란다. 그런데 열길 물속을 알아도 한길 사람속을 모른다고 아무때던지 칼자루를 쥔 놈이 이기는 세상이라 하회가 어떻게 될지 모두들 속수무책이였다.
 
하긴 한평생  순한 양처럼 꾸준하게 일했건만  과장 한번 못해보고 초급 간부 로임도 못받고 물러난 간부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우는 아이 젖 더 주라고 말로만 해먹는 공무원 직장은 머리가 베아링처럼 도는 사람만 《사람대접》 받는 판이였다. 소처럼 머리를 숙이고 꾸준하게 일만하면 그냥 머저리로 취급받다가 밀려나는게 현실이다.
 
철밥통 직장의 간부들 당안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거개가 돈을 먹여서  뒤문으로 들어온 간부들이였다. 그들은 저마다  가짜 졸업장으로 가짜당안을 만들어서 승진했는데 해마다 간부대오를 청리하건만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 지금은 돈만 먹이면 안되는 일이 없단다. 오랜 세월 정치혁명의 세례를 너무 받아서 기층간부들도 노예근성만 키워서  자기와 상관없는 일은 보고도 못 본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국가간부도 가짜요, 인민페도 가짜요, 애인도 가짜요, 정조도 가짜란다.  도대체 뭐가 진실이고 뭐가 가짜인지? 
 
며칠후 사장님의 사무실은 새롭게 장식되였다. 순철이도 출근하였다. 여기 려명은 고요했다. 구경 이번 사건을 어떻게 풀었는지? 순철이는 알고있으련만 한마디도 외우지 않는게 이상하다. 사람들은 틀림없이 거액의 돈을 주고 사과했을거라고 억측해 보지만 모든게 부질없는 예측뿐이였다. 누가 볼라니 그번 일이 있은 후부터  순철이와 사장님은 형님과 동생 관계로 되여서 자별나게 지낸단다. 싸움끝에 정이 들었을가?
 
사람들은 사장님이 과연 명지한 처사를 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쫒아냈대야 순철이와 더불어 사장님에 대한  나쁜 소문만 낫지 얻어 먹을게 없단다. 일생동안 착오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차라리 나쁜일을 좋은 일로 만들어서 매부좋고 누이좋게 지내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했을가? 《쌍도끼 사건》이 있은후부터 사람들은 어쩐지 사장님을 존경하는것 같았다.
 
  반년이 지난후  순철이는 끝내 과장으로 승급하였다. 《쌍도끼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람들에게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켜 준것만은 사실이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
결과가 없습니다.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 공지사항
  • 자유토론방
  • 최근리플 | 가장많이본글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