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조교리라고 하는 시골서
마흔세해 사시다가 쪽발이놈들 등살에
산 설고 물 설은 간도땅에 쫓겨와서
온역도 많이 돌았다는 안도 명월구에 괴나리 풀고
타향의 첫 눈물농사 시작하신 할아버지
고향에서 북으로 오육십리쯤 가면
자주빛 단풍잎에 문신 새긴 풍악산이 보이고
일만일천 송이구름 비로봉에 목화밭 일구는
전설같은 내금강이 있고
동으로 칠팔십리 나가면
하늘 한자락 베어다 놓았다는 속초의 앞바다에
비취색 진주방울 키우는 조가비들이
산호의 하얀 가슴 안고 잠든다는
신화같은 동해도 있었지만
할아버진 한번도 마라톤선수처럼 종주먹 쥐고 달려와
샛노란 모래톱에 쓰러지는 파도를 본적 없으시고
공작치마 날개짓 하는 봉래산 선녀도 구경 못했으니
열한살 젖내 물컹거리는 나이에 장가간답시고
먼 시골 처가집 마을에 네살 위인 색시 데릴러갔다가
앞뜨락 떡함지에 담긴 노오란 기장찰떡이
어찌나 눈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지
눈썰미 빠른 마을 아주머니가 썩둑 베주는 기장떡
냉큼 받아들고 누가 볼가 동구밖까지 뛰여나가서는
마른 목도 추기지 않고 집어삼켰다가 하마트면
색시구경도 못할번 했다는 할아버지 옛말
다섯살에 할아버지 등에 업혀
고향이 뭔지도 모르고 떠나온 아버지는
황해도 옹진 바다에서 해삼망태 끌어올리는 해녀들도 보았고
유별나게 구수한 서해의 김쌈맛도 혀끝에 새겨넣었지만
고향으로 돌아간다던 그 동강난 꿈처럼
할아버지 할머니 뼈를 가슴에 묻고
한마디 옛말도 할 줄 모르셨다
사랑보다는 못나고 달콤하지도 않아서
아무렇게나 등 돌리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고향은 누구의 가슴에나 옛말이었다
그리움과 꿈이 엉켜서
마음이 멍들고 아프기도 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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