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 고향에 들 뿔뿔이 떠나가고
서울도 한적할 때가 있더냐
인적 끊긴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밤늦도록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중국 전통월명을 사다놓고 먹으니
왠지 가슴에 섧음이 북받치는데
십오야 밝은 대보름 둥근달이
내 술잔에 찰랑찰랑 담겨 있을 줄이야
술 한 잔 마시며 월병 한입 깨무니
나서 자란 북쪽하늘 먼먼 내 고향
거기 료하강 굽이굽이 흘러내리고
갈잎 꺾어 구슬피 풀피리 불던 곳
갈잎 따서 배 띄워 놓고 꿈을 싣던 곳
이맘때면 집집이 월병들을 먹겠구나
술 한 잔에 월병 한입 술 한 잔에 월병 한입
나도 고국에서 먼 고향월병을 먹는다오.
-2011년 출간 나의 <무성한 나무>시집에서
보름달
고층빌딩 아파트 숲속에
서울에도 달이 있는지 없는지
팔월 한가위 대보름날에도
나는 보름달을 모르고 살았다오
달은 시골 고향에만 있는 줄 안다오
오늘이 팔월 중추가절 대보름날
아들 손자 고향에 다들 떠나보내고
늙은이 혼자 서울에 남았으니
어머니 손잡고 달마중 가던 그 시절
꿈만 같이 보름달이 떠오르네
누군가가 계단 밖에서 달 보러 간다기에
남은 옥상꼭대기에 올라 간 걸 모르고
나도 승강기 타고 땅 밑에 내려왔네
그런데 절벽 같이 높은 아파트에 가렸으니
서울의 하늘에서 달을 못 찾았네
손을 이마에 얹고 이리저리 올려다보니
우리 집 창가에 둥실 보름달이 떴네
가로등 전봇대 끝에도 둥그런 보름달이 떴네
고향의 개울에도 우물에도 달이 떴었더니
여기 서울에는 집집에 골목골목에 보름달이 떴네.
*2011년 나의 시집 <무성한 나무>에서 원명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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