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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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다와 까오퍼쎄(稿破鞋)란 말의 유래
2007년 10월 14일 16시 37분  조회:6152  추천:85  작성자: 김정룡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9

바람피우다와 까오퍼쎄(稿破鞋)란 말의 유래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같은 사물을 갖고 민족에 따라 그 언어 표현법이 다른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민족과 민족 간의 언어표현 차이는 곧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남녀불륜을, 우리민족은 바람피우다고 하고 중국인은 까오퍼쎄(?破鞋)라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남녀 성을 표현하는 포인트가 우리민족은 ‘바람’이고 중국인은 ‘신발’이라는 것이다. 

 왜 전자는 ‘바람’이고 후자는 ‘신발’로서 표현할까? 여기서 먼저 후자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중국인은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게 ‘전족(纏足:쫑발)’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현시대 사람들은 흔히 ‘전족’이 여성들이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려고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중국인은 세상에서 생식숭배사상이 가장 강한 민족이다. 그래서 중국은 세상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따라서 중국인의 남녀 성을 연구한 방중술(房中術:섹스 기술)이 가장 발달했으며 ‘전족’문화도 역시 중국인의 방중술에서 유래되었다. 

 즉 중국인은 발이나 신발이 성기를 상징한다고 여겼다. 물론 이러한 관념은 고대사회 여러 민족이 갖고 있던 공통된 관념이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는 신혼 첫 날밤 신랑신부가 동방(洞房)에 들 때 신부가 신랑의 신발을 벗겨주는 풍속이 있으며, 우리민족은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에서는 여성들이 외간 남자 앞에 맨발을 드러내 보이는 행위를 터부시했다(여성이 맨발을 보이는 것은 치부를 보여주는 행위와 같은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국인이 타민족에 비해 발이나 신발이 성기를 상징한다는 관념에 대한집착이 가장 강했다. 

 실제로 여자의 인체부위에서 ‘치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위 중 발을 애무하고 자극하면 흥분이 빨리 오고 가장 절정에 이른다. <<금병매>>에 서문경이 반금련의 발가락 사이에 포도를 끼워놓고 비벼 터치우고 혀로 빨아먹으니 반금련이 몸을 지체 못할 정도로 흥분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에피소드가 묘사되어 있다. 

 그건 그렇고 세상의 남성들이 여자의 성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매력적이라 여겼다. 그런데 중국인은 여자가 발이 작으면 성기도 작다는 인식이 타민족보다 강했다. 동양 최대 미인인 양귀비의 발이 10센치가 되나마나 하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아마 양귀비가 최대 미인으로 평가된 이유 중에 ‘소족(小足)’이 크게 한몫을 했을 것이다. 양귀비는 당나라 사람이므로 ‘전족(송나라 때 생겨났음)’문화가 생겨나기 훨씬 이전부터 중국인이 이미 ‘소족’에 대한 숭배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결국 이러한 ‘소족’숭배에 의해 ‘전족’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중국인은 여자의 발과 신발이 여자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남녀 성행위를 말할 때 우회적으로 발(第三者揷足:제3자가 끼어들다.) 혹은 신발(?破鞋:바람피우다)로 표현하게 되었던 것이다. 까오퍼쎄(?破鞋)는 외간남자한테 ‘내맡기’는 여자의 성기는 헌 신발처럼 천하다는 의미도 있다. 

 다음 우리민족이 남녀불륜을 바람피운다고 표현하는 유래에 대해 아래와 같은 세 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가. 아득히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여자의 임신이 남자의 역할에 의해 이루진다는 관념이 생기기 전에는 바람을 맞으면 여자가 애를 밸 수 있다고 인식했었다. <<이역지(異域志)>>에 “여인국이 있는데, 그 나라는 순수하게 음(여자)만 있는 곳이다 ······ 여자들이 몸에 실 한 오리 걸치지 않고 홀딱 벗은 채 남풍(봄바람)을 맞으면 바람에 감하여 잉태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대목이 있다.

 나. 우리민족은 일상생활에서 바람이란 낱말을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민족이다. 따라서 우리민족의 전통복장인 한복을 바람 옷이라 하며 통풍이 잘 되라고 옷 디자인이 굉장히 널찍하다. 이는 옛날 우리 선조들은 성기에 바람이 잘 통해야 성욕이 강하고 생육력도 강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한국인이 추운 겨울에 내의를 입지 않고 팬티에 바지만 걸치는 습관이 역시 이러한 인식의 관성표현이라 볼 수 있다. 

 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가뭄이 오면 조정에서 직접 조직하여 수백 명의 여무(女巫:여자무당)를 동원하여 기우제(祈雨祭)를 거행하였다. 여무들이 굿판에 설 때 속옷은 벗은 채 치마만 걸쳐 입고 다리를 번쩌번쩍 쳐들면서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소설가 김별아 씨는 그의 <<미실>>에서 고대 우리민족의 기우제 때 있었던 무당들의 굿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오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땅이 마르고 곡식이 타들어 갈 때, 궁중에서는 엄숙한 천제의 의식을 거행하는 한편 민간의 처방을 병행하여 기우제를 치렀다. 무당들은 속옷을 벗고 치마만 걸쳐 입은 채 굿판에 섰다. 물기 하나 없는 바람이 함부로 그녀들의 통통한 허벅지와 엉덩이를 매만졌다. 무녀들은 분노한 신령과 교접하며 영신했다. 치마를 들추어 바람을 희롱하며 가랑이를 번쩍번쩍 들어 한바탕 음란한 춤을 추었다. 가뭄이야말로 양이 음을 이겨 눌러 음력이 부족해 빚어진 탓이다. 그래서 무녀들이 지닌 음력의 발산을 통해 신령을 위로하고 천기를 다스리려 한 것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우리민족은 수천 년 동안 남녀 성행위가 바람의 역할과 연관이 크다고 인식하여 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남녀 성행위를 바람피운다는 말로 표현하게 되었다. 

 지난 밤 꿈에 문화혁명 때 불륜을 저지른 남녀에게 헌 신발을 새끼줄로 꿰달아 목에 걸어놓고 대중비판투쟁을 하던 일이 나타나 이렇게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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