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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행복(허연주)
2020년 05월 08일 10시 28분  조회:1380  추천:0  작성자: netizin-1

얼마 전 독서모임에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들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넘쳐나는 물건 속에 허우적대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많은 공감을 느낀 책이였다.

언제부턴가 SNS에는 은근슬쩍 자신의 값비싼 소유물을 로출하면서 과포장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얼마나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믿는 가치관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그런데 정반대로 버릴수록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역시 미니멀리스트이다. 삶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을 일컬어 미니멀리즘(极简主义)이라고 한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한 것만 놔두는 미니멀리즘이 인기이며, 생활 속에서 자본주의의 소유욕보다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미니멀리스트(极简主义者)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가구와 그릇, 의류 소지품 등 물질적인 소비를 줄이고 맛집 투어, 영화, 공연 등 ‘경험소비’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쓰기도 하며 불필요한 련락처나 인맥, 물건 등을 정리해서 ‘보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것을 지향한다.

미니멀리즘을 접한 건 5년 전 회사법인장이 《소제력》이라는 책을 추천하면서였다. 불필요한 것을 줄여서 사용공간을 넓히고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기본으로 마음가짐을 똑바로 하면 진정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는 내용이였다. 지난해, 나 역시 120평방메터의 아빠트에서 60평방메터 남짓한 작은 아빠트로 이사를 오면서 많은 물건들을 버려야만 했다. 큰것부터 버리기로 했다. 침대를 버리고 매트리스만 들고 왔다. 그러니 안방 천장 높이가 높아지면서 훨씬 큰 공간이 확보되였다.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들은 정리하여 위챗 모멘트에 공유하고 필요한 지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물론 그 후로 더 이상 책을 사는 일도 없었다. 필요한 책은 대여해서 읽거나 전자책을 리용해 책들을 줄였다.

주방은 70% 이상을 비워냈지만 사는 데 조금도 지장이 없었다. 나머지 30% 되는 물건중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걸 보면 아직도 버려야 할 것들이 참 많다고 느껴진다. 늘 언젠가는 쓰겠지 하고 놓아두는 물건들은 버리고 보면 무난하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옷장의 옷들도 절반 이상을 비워냈다. 돌이켜보니 충동구매가 많았던 리유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즉흥적으로 사들였거나, 고가 브랜드를 세일기간에 사들였거나, 년말파티를 위해서 장만한 드레스와 같은 각양각색의 옷들이 옷장을 꽉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옷에 대한 애착이나 소중한 느낌은 별로 없었다. 대신 정말로 자주 입는 제일 기본적인 옷들은 몇벌밖에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달에 세번 이상 입지 않은 옷들은 과감히 버렸다. 그랬더니 몇벌 안되는 옷중에서 전에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조금 더 아끼거나 소중해지는 옷들이 생겼다. 이런 체험을 몸소 해보니 어떤 것이 진정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였다. 그 후로 물건을 구입할 때도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번 더 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좋은 습관도 생겨났다.

이런 미니멀리즘은 물건에 한해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음식과 인간관계로도 확장되여갔다. 한꺼번에 많은 량을 하여 음식쓰레기를 남기던 데로부터 마트에서 필요한 량만 구입하여 제때에 해먹을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음식쓰레기를 줄였고, 휴대폰에 저장되여있던 1300개에 달하는 련락처들중 필요한 300명만 남기고 지워버렸다. 위챗에 있는 대화가 없는 분들과 모멘트 공유를 안하는 분들을 모멘트에 공지를 한 후 불필요한 인연들을 삭제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정리되였다.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면 여유가 생긴다. 이렇듯 미니멀라이프는 더 큰집, 더 많은 물건 등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향한 소유욕과 남과의 비교 속에 정해진 눈높이에 맞춘 기준을 좇던 삶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물건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을 버릴수록 공간 뿐 아니라 마음까지 쾌적한 상태를 즐길 수 있었다. 대신 체험가치를 늘여갔다. 더 많은 시간을 독서로 채우고 맛집탐방이나 야구련습, 암벽타기 등으로 마음과 정신적 체험을 더해갔다.

인터넷쇼핑몰이 생겨난 후로 그 어떤 물건이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만큼 집에는 물건들이 넘쳐나고 있다. 부분적 지역에서는 아직도 ‘소유=행복’이라는 문화가 주류이지만 미니멀리즘을 체험한 주변인들로부터 비우는 행복의 소소한 기쁨들을 많이 듣고 있는 요즘, 허세와 소유욕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절제와 배우는 삶을 통해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는 시간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연변일보 

(저자는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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