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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도깨비를 그리기가 가장 쉽다 (신철호)
2008년 04월 12일 19시 18분  조회:5996  추천:123  작성자: 두만강수석회
 

             귀신과 도깨비를  그리기가 가장 쉽다


                                                신철호

                                                  

  “귀신과 도깨비를 그리기가 가장 쉽다”를 사자성어로 귀매최이(鬼魅最易)라 한다.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이 잘 모르니 그리기가 쉽다는 말이다.

  옛날에 제(齊)나라 임금이 어떤 화공(畵工)에게 물었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이 무엇인고?”

  “개나 말 같은 게 가장 어렵나이다.”

  “그렇다면 가장 그리기 쉬운 것은 무엇인고?”

  “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것이 가장 쉽나이다.  개나 말은 사람들이  잘 아는 것이고 아침저녁으로 눈앞에 보이므로 그와 똑같게 그릴 수가 없나이다.  그러나 귀신이나 도깨비는 형체가 없는 것이라 눈앞에 나타날 리가 없나이다. 그래서 그리기가 쉬운 것이옵니다.”

  남방 사람들은 꿈에 낙타를 보지 않고 북방사람들은 꿈에 코끼리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는 교통수단이 낙후하여 험악한 산들과 장강이나 황하와 같은 천험들을 넘을 수가 없어 남북으로 왕래한다는 것이 두 곳 사람들에게는 다들 하늘에 오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남방사람들은 낙타를 모르고 북방사람들은 코끼리를 모를 수밖에 없고, 또한 보지도 못한 것들이니 꿈에 나타날 리가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산해경』이라는 책을 보면 가히 귀신이나 도깨비의 선조가 아니면 친척들이 될 만한 해괴망측한 동물들이 많이 나온다. 꿈속에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을 옛사람들은 확실히 존재한 것처럼  기상천외하게 그리고 그럴듯하게 글로 적어놓았다. 귀매최이니깐 돈을 팔지 않는 허풍 치기야 식은 죽 먹기지.

 

  마르코 폴로 여행기

  마르코 폴로(Marco Polo)[1254-1324]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가로서 이탈리아 베니스의 한 상인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여행은 대대로 내려온  그의 집안 가풍이었다. 17살 되던 해에  마르코 폴로는 아버지와 숙부를 따라  중동을 거쳐 4년 만에 중국에 왔고 17년간이나 중국에서 살았다. 귀국한 후에 『마르코 폴로 여행기』(일명 「동방견문록」)를 썼는데 중국의 역사, 문화, 예술을 자세하게 묘사한 이 책은 당시 봉폐상태에 있던 유럽 사람들의 눈을 번쩍 띄어주었다. 서방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자기들이 모르는 지구의 저쪽 동방에 중국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있음을 알았다.  

  이 책에 깊이 매혹된 다 ․ 가마와 같은 모험가들은 부유한 동방세계를 찾으려고 배를 타고 세계항해의 길에 올랐다.  콜럼버스가 집요하게 새 항로 개척에 나서고 남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고도 인도로 착각한 것은 순전히 『마르코 폴로 여행기』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다.

  좌우간 서방열강들이 아편전쟁을 일으켜 중국의 문호를 손쉽게 열어놓은 근본 동기를 『마르코 폴로 여행기』에서 찾은 학자들도 있으니 그렇다고 보면 서방사람들이 중국이 있는 동방에 군침을 흘린 역사만도 500년이 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여튼 이 『마르코 폴로 여행기』가 500년 동안이나 서방사방사람들에게 대대손손 이어간 원대한 이상을 심어줄 수 있은 원인이 무엇일까?

  다름이 아니다. 마르코 폴로도 귀매최이라는 이치를 후무려서 쓴 것이다. 중국이라는 이름조차 몰랐던 유럽 사람들에게  본 것과  보지 못한 것을, 한 일과 하지 않은 일,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들은 것과 상상한 것들을  아주 죽을 쑤듯이 마구 휘저어서 서술하였다.  그래서 후세사람들로부터 중국에 간 일이 없다는  전혀 없었다는 평가를 받기까지  하였다. 그 “신비하기 그지없던 이야기”들이 차츰차츰 사학자들에 의해 적잖게 사실로 증명되면서 중국에 왔다간 것만은 사실이라고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그 여행기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무성한 것만은 에누리 없는 진실이다.

  이런 귀매최이를 최근에 필자는 신문들을 통해 실감하였다.


  티베트 유학생

  올 3월에 들어서서 중국 서장(西藏)자치구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겨나니 한국 내 신문들에서는 이 일을 아주 중요한 뉴스거리로 취급하면서 앞 다투어 연일 보도하였다. 그런데  종시 갈피를 잡지 못할 부분들이 있어서 애당초 귀인지 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사람들을 오리무중에 들게 하였다.

  3월 17일자 모 신문에서는 중국 내 소수민족 인구통계를 아래와 같이 실었다.

  쫭(壯족)족 1700만, 만(滿)족 982만, 회(回)족 860만, 묘(苗)족 740만, 위구르족 721만, 이족 658만, 투쟈(土家)족 573만, 몽골(蒙古)족 481만, 장(藏)족 460만,  부이족 255만, 뚱족 250만, 조선족 193만.

  그런데 이튿날인 3월 18일자 다른 한 신문에서는  수치가 다른 통계표를 실었다.

  壯족 1717만, 回족이 981만, 苗족이 894만, 維吾爾족 839만, 土家족 802만, 蒙古족 581만, 藏족 541만, 조선족 192만, 카자흐 125만.

  각각 어느 때 어디에서 만든 통계표를 인용했는지 투쟈족은 230만, 묘족은 154만, 회족은 120만, 위글족은 118만, 몽골족은 100만, 그리고 소위 티베트족이라 부르는 장족은 80만 등등으로  수치가 한심하게 파도를 쳤다.

  더욱 “의미심장”한 통계가 있었다.

  “……티베트인 900만으로 추정. 그중 98%인 884만 명이 중국에 모여살고 있다. 중국 전체 인구를 13억으로 감안하면 전체 인구의 0.67%에 해당……”

  역시 3윌 18일 모 신문에 실린 통계수치이다.

  현재 중국 관방의 통계에 따르면 장족은 459.3만 명이며 그중 284만 명이 서장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각각의 통계기준이 어떠하기에 이렇게 차이가 심할까?

  이쯤이면 약과라 하자. 더 해괴한 보도가 있다.

   3월 19일자 모 신문의 제20면에 실린「티베트 유학생들 베이징서도 촛불시위」라는 기사이다. 유학생이라면 최저 여권이니 외국인등록증 같은 것들이 있어야 하는데 필자의 생각으로 이 시위에 참가했다는 60명의 ‘유학생’들에게 그런 것들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있는  것 같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이니 신분증에 학생증이면 고작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유학생’이라고 하니 이 이상한 신분이 과연 어떤 기준으로 정해진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귀매최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귀신이나 도깨비를 제 마음대로 그리기가 가장 쉽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무리 외국이라 하여도  지금은 세월에 좋아져서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가볼 수 있는 곳인데, 서슴없이 추정을 하거나 없는 신분을 만들어 주면서 귀매최이로 손쉽게 다루는 것은 암만해도 독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200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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