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곰, 아빠곰, 애기곰…정말로 함께 살아?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2일 07시43분    조회:3691
[한겨레] [애니멀피플] 노정래의 동물원 탐험

동물도 부부가 함께 살까?…종마다 다른 ‘가족 형태’




동물은 인간과 다른 형태로 가족을 이루고 헤어진다. 반달곰 두 마리가 바위 위에 올라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이란 노래가 있다. 아빠랑 엄마와 아기가 가족으로 함께 산다는 말이다. 정말 곰이 이렇게 살까? 아니다. 엄마 곰은 얘기 곰이랑 살다 다 커서 번식 시기가 도래하면 분가시킨다. 나중에는 엄마 곰 혼자 살거나 옆집 아줌마 곰들과 어울려 지낸다. 

그럼 아빠 곰은? 아빠 곰은 다른 수컷 곰이랑 함께 산다. 이 수컷 무리에는 결혼한 적이 있는 기혼도 있고, 총각도 있다. 수컷 무리에 살다가 발정기 때 암컷 무리에 불려가 달콤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만 ‘가족’이다. 코끼리도, 호랑이도, 말도, 대부분의 포유류가 이렇게 산다. 부부끼리 살지 않는다. 따로 사는 수컷은 자식이 태어나도 돌봐야 할 몫을 짊어지지 않는다. 

새도 그럴까? 아니다. 조류는 번식 기간에 부부가 함께 산다. 암수가 만나 부부가 되고, 서로 협력해서 둥지를 만들고, 번갈아 알을 품는다. 자식이 깨어나면 함께 먹이를 물어다 기르며 돌본다. 자식은 다 커서 스스로 살 수 있을 때가 되면 부모를 떠난다. 자식과 부모 관계는 이것으로 끝이다. 자식의 효도, 봉양 이런 것 없다. 자식의 독립과 동시에 금실 좋던 부부도 남처럼 본체만체하고 살다 다음 해 번식기에 다시 만나 인연을 이어간다. 간혹 다른 짝과 재혼하는 경우도 있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홍도에서 알에서 깨어나는 새끼를 어미 괭이갈매기가 지켜보고 있다. 통영/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갈매기처럼 바다에 사는 새들은 일부일처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경이 열악한 바다에서는 부부가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인간들은 경제적 여건이 나빠지면 이혼율이 높아진다. 다른 동물들보다 똑똑하다는 인간들이 이해 안 된다. 1998년 구제금융 시기(IMF) 때부터 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했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이혼 시 경제적인 이유가 3.5%(1996년), 4.2%(1997년), 6.6%(1998년), 7.1%(1999년), 10.7%(2000년)로 계속 증가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동물에게 배울 게 많다. 

그럼, 늑대는? 늑대는 수컷 몇 마리와 암컷이 모여 무리 지어 산다. 우두머리 수컷과 함께 사는 서열이 낮은 수컷은 아직 가족을 꾸릴 능력이 안 된 어린놈들이다. 부부끼리만 살지는 않는다. 태어난 자식은 무리에서 살다 다 크면 무리를 떠난다. 여우도 그렇다. 다 큰 자식이 부모를 떠나지 않고 버티고 있어도 어떻게든지 무리에서 내보낸다. 

부부끼리 사는 동물 흔치 않다

사람들만 부부끼리 산다. 인간은 번식기가 따로 없어 천생연분 배필로 만나 죽을 때까지 함께 산다. 태어난 자식은 부모랑 함께 살다 다 크면 분가한다. 다 큰 자식이 떠나지 않으면 다른 동물들처럼 등 떠밀어 내보내야 한다. 야생동물처럼 독립시키는 것이 자식이 잘 살길이다. 

동물원에 가 보면 돌산양, 염소, 등 초식동물들이 우글우글 많다. 조류인 홍학도, 원앙도 그렇다. 이런 종에서 부부 개념은 없다. 자연에서 떼 뭉쳐 사는 종이라 야생처럼 살게 해 준 것이다. 부부끼리 또는 단지 몇 마리씩 살게 하면 불안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코끼리는 모계사회를 이루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치앙마이(타이)/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덩치가 가장 큰 코끼리는? 모계사회에서 사는 코끼리도 부부끼리 살지는 않는다. 곰처럼 엄마 코끼리가 자식들을 데리고 산다. 코끼리 사회에서 다 큰 아들은 무리를 떠나지만, 딸은 무리에 계속 남아 있다. 그래서 코끼리 가족은 할머니, 엄마, 딸과 어린 아들로 구성되어 있다. 야생에서 코끼리 수컷들은 ‘독신자 클럽’처럼 모여 산다. 그러다 운 좋게 암컷과 눈이 맞은 수컷만 무리에 합류할 특권을 얻지만, 사랑을 나눌 때뿐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서 동물원에서 암컷 코끼리를 중심으로 몇 마리씩 살게 해 놨다. 동물원에서 코끼리 새끼가 태어나면 무리에서 함께 살게 하다, 다 크면 분리해서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든지 따로 옆집에 살게 한다. 다 큰 새끼를 그냥 뒀다간 어미가 독립하라고 괴롭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코끼리는 서울동물원에 가장 많다. 서울동물원 코끼리들이 쓰는 면적이 동양에 있는 다른 나라 동물원에 비해 넓은 편이다. 서울동물원 코끼리 있는 곳에 가 보면 칸을 나눠 따로따로 살게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코끼리의 특성을 이해하면, 왜 그렇게 옆집에 살게 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동물원이 ‘방 배정’ 고민하는 이유

동물원에서 야생과 달리 암, 수 한 마리씩 부부끼리 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멸종위기종이거나 개체 수가 부족해 새끼를 낳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합방시켜서 그렇다. 금실이 좋아 새끼가 태어나면 아빠를 얼른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아빠가 태어난 자식을 죽일 수도 있어서다. 야생동물 아빠들은 자식이 태어나도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식을 아빠와 함께 살 경우 아들이 커 가면서 아빠의 괴롭힘이 심해지니 서로 떨어져 살게 해야 한다. 아들이 다 크면 자식이 아니라 경쟁자로 여겨서 못살게 군다. 

동물원에 꽃말, 얼룩말 또는 몽고말이 있다. 어느 말이건 암컷 중심으로 사는 종으로, 수컷 1~2마리, 암컷 3~5마리와 그 자식이 한 무리를 이룬다. 말도 사람들처럼 부부끼리 살지는 않는다. 동물원에서 말을 야생처럼 구성원을 맞춰 살게 할 수 없지만, 반드시 지키는 것이 있다. 암컷 무리에 수컷 여러 마리를 함께 살게 하지는 않는다. 발정기 때 우두머리 수컷이 다른 수컷을 괴롭혀서 그렇다. 우두머리 수컷이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이다. 야생에서 발정기가 끝나면 무리 구성원의 개념이 흐려지면서 말들은 흩어진다. 동물원에서도 발정기 이외의 계절에는 수말 여러 마리를 한 곳에 살게 하기도 한다. 이때엔 언제 싸웠냐는 듯 친하게 지낸다. 결국 수컷들 싸움의 원인은 암컷이다. 사람들도 그런가? 

주변에서 야생동물을 찾아보자

야생에서 동물들이 부부끼리 사는지 어쩐지 보려면 서식지에 가 보길 권한다. 영주 소백산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여우 증식장이나 구례 화엄사 근처 반달가슴곰이 있는 곳도 좋다. 야생과 똑같지는 않지만, 야생과 흡사하고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여름철새 번식지도 좋고, 겨울철새 도래지도 좋다. 연못 주위에 앉아 자세히 보면 식물이랑 수서곤충, 양서·파충류도 다 볼 수 있다. 외국의 멸종위기종 서식지도 좋다. 아시아에 서식하는 유인원으로는 오랑우탄이 유일한데, 오랑우탄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탄중푸팅 국립공원도 좋다. 

동물의 자연스러운 생활을 보려면 서식지에 가라. 너무 멀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동물원도 좋다. 자연에 비하면 동물원이 인위적이긴 하나 최대한 야생처럼 생활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물에 관한 지식 없어도 눈만 살짝 돌리면 생태설명 안내판, 사육사 노트와 사육사들이 이끄는 설명회가 엄마, 아빠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이다. 

노정래/전 서울동물원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28
  • [서울신문 나우뉴스]개미는 다른 개미집을 염탐하기 위해 ‘스파이 개미’를 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 연구진은 개미들이 정기적으로 다른 개미집의 모양을 감시한다고 영국 학술원 생물학 저널(Royal Society journal Biology Letter...
  • 2013-10-09
  • [서울신문 나우뉴스]우리가 사는 은하의 중심이 땅콩 모양인 것까지 밝힌 가장 세밀한 삼차원(3D) 지도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독일과 칠레 공동 연구진이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여러 망원경을 통해 얻은 수백 항성의 움직임을 측정한 데이터를 조합해 지구 쪽에서는 볼 수 없는...
  • 2013-10-09
  • 목성 8배 크기의 초거대 행성이 발견돼 8일 국내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초거대 행성은 뉴질랜드와 일본 천문학계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미시중력렌즈프로젝트(MOA)'를 수행하던 가운데 은하 팽대부(Galactic bulge)에서 발견됐다. 해당 연구자들은 최근 국내외 보도를 통해 "지구에서 2만5천광년 떨어진 곳...
  • 2013-10-09
  • [서울신문 나우뉴스]최근 브라질에 이어 스페인의 해안에서도 고래 22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7일(현지시간) 휴양지 마논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된 이 고래는 ‘창거두고래’(Long-finned Pilot Whale)로 병코 돌고래와도 교류할 정도로 사회성이 뛰어나다. 지난 2009년에도 ...
  • 2013-10-09
  • [서울신문 나우뉴스]뇌의 특정 영역을 미세한 전기로 자극하면 범죄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구진이 인간의 뇌에서 사회적 규범에 관여하는 부위를 찾아냈으며 이 부위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냈다고 7일(현지시간) 의학 전문지 사이크센트럴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뇌 제어...
  • 2013-10-09
  • iPhone 5s 해체도   iPhone 5c 해체도 시장조사기관인 IHS iSuppli는 25일 APPLE사의 신제품 iPhone을 해체한 후 원가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미국의 유명 과학기술사이트인 AllThingsD가 사전에 입수한 IHS 보고서에 따르면, 16GB급 iPhone 5s의 부품과 조립 원가가 199달러이고 16GB급 iPhone 5c의 부품과 조립 원가는...
  • 2013-09-26
  • 가장 아름다운 우주사진. 사진=씨넷.   ‘가장 아름다운 우주사진’이 공개됐다. 씨넷은 24일(현지시간) 지난 4년간 천문사진 콘테스트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주사진을 선정해 온 영국왕립천문대의 올해 수상작들을 소개했다.  올해 ‘가장 아름다운 우주사진’ 오로라 부문에 선...
  • 2013-09-26
  • 새로 개발한 3D 프린터로 제작한 놀이감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원이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3D프린터를 연구해냈다. 이 프린터는 보편적으로 채용하는 3D프린터보다 70%의 잉크를 절약할수 있다. 최근에 들어 3D프린터 기술은 공업제조, 의학공학, 원형검증, 맞춤 제작 등 분야에 쓰이고있다. 원자재와 프린터 원리의 제한을...
  • 2013-09-26
  •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친자확인소송은 빛나는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지만 그 리면에는 돈과 성(性)에 얽매인 인간사회의 추악함과 량면성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현재 세계 각지에서는 친자확인소송과 함께 유전자검사가 덩달아 늘면서 사회적이슈가 되고있다. 전문가들은 “성(性) 개방 풍조 및 불륜증가...
  • 2013-09-25
  • 스마트폰 배터리가 “바닥”나서 꺼지기 일보 직전인데 급히 전화할데가 있다. 책상에 놓인 컴퓨터를 리용하며 충전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써야 되는데 콘센트가 저 멀리 있어 충전기 선이 닿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법한 이런 난처한 상황을 타개할 “무선충전” 기술이 몇년안에 상용화될...
  • 2013-09-25
‹처음  이전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