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추위를 이겨내는 똑똑한 방법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6일 18시45분    조회:2958
동물들은 정말 겨울에 춥지 않을까?

기러기나 고니,원앙들을 보면 그 아무리 찬바람이 몰아쳐도 차가운 물 위에서 유유히 동동 떠다니고,심지어 온몸을 담근 채 자맥질까지 한다.겨울철새나 흔한 텃세인 참새까지,새들이 겨울잠을 자는 일 따위는 없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겨울은 고난과 시련의 계절이다.
그럼 그 연약하고 작은 것들이 어떻게 겨울을 이길까?무슨 특수한 장치나 능력이라도 있단 말인가?새들을 많이 부검해 보았지만 그런 기관들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오히려 새의 깃털은 날기엔 제격이지만 다른 동물의 털에 비하면 매우 엉성한 듯 보이고, 배 부위에 나 있는 연한 솜털은 잡으면 한 움큼씩 쉽게 뽑혀 버린다.그럼 피부라도 두꺼워야겠지만 오히려 습자지처럼 얇아서 핏줄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다.그나마 새들은 평균 체온이40도이상으로 높다. 그래서 먹을 것만 잘 먹으면 그 높은 체온을 이용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또한 다리에는 열 교환 기능이 있어 차가운 발끝으로 갈수록 피가 차가워지고 다시 위로 올라갈수록 데워지기를 반복하여 얼음 한복판에 서 있어도 얼음판도 녹지 않고 발바닥도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하지만 그것도 발에만 국한되는 일이다.

몸에 특별한 것이 없다면 역시행동거지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성싶다.겨울에 달라지는 동물들의 대표적인 행동은첫째,군집.운거 생활이다.겨울잠을 자는 뱀,너구리,오소리들은 아주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일본원숭이나 사슴 무리도 서로 꼭 껴안거나 옆구리와 옆구리를 맞대고 혹한의 겨울밤을 함께 보낸다.

기니피그의 사촌 '마라' 두 마리. 옆구리와 옆구리를 꼭 맞대고 혹한의 겨울밤을 보내는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남극의 펭귄들을 제외한 일반 새들에게서는 이 정도의 밀착 행동이 보이진 않는다. 다만새들도 겨울에는 철새들의 운무처럼 흩어져있던 무리들이 커다란 군집을 형성한다.이것은 추위를 이기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려니와,결혼 의식이기도 하다.또한 이때만큼은 불필요한 동작이나 모험적인 행동,특히 새끼 낳은 것 같은 위험천만한 일은 극히 자제한다.단, 곰은 이때 꼭 새끼를 낳지만 이 새끼는 정말 손바닥만 하여 어미만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서로에게 거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곰은 겨울에 새끼를 낳지만, 철새들은 겨울에 이런 위험천만한 일은 극히 자제한다.

두 번째는 몸의 움츠림이다.왜가리나 백로는 목이30cm이상으로 길다.그런데 쉴 때 보면 마치 목이 없는 동물 같다.날 때는 ‘ㄱ’ 자로 꺾는다.펠리컨이나 고니는 목을 뒤로 젖혀 날개 사이에 깊숙이 파묻는다. 두 발마저 배에 깔고 않으면 마치 하얀 공처럼 변한다.시골 분들은 이런 고니의 쉬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바구니 새’라고도 부른다.

펠리컨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목을 뒤로 젖혀 날개 사이에 깊숙이 파묻어 '공 모양'으로 몸을 움직인다.
일본원숭이들은옛날 할아버지들이 두루마기 소매 속에 손을 넣은 것처럼 가슴 앞에 두 손을 깍지 끼고 허리를 수그리며 아장아장 걷는다.그리고 잠 잘 때나 쉴 때는 두 발과 두 손을 한데 꼭 모으고 고개를 가슴 쪽으로 푹 숙인다. 마치 뭔가 깊이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위를 이겨내는 그들만의 간결한 생존비법이다.

세 번째는 움직임의 최소화이다.오직 추위를 방어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는 것이다.겨울밤 새들이 자고 있는 전시장에 몰래 들어가 보면 어떤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가 있지만 대부분의 새들은 긴 횃대에 나란히 앉아서 졸고 있다.보통 때는 가까이 다가가면‘퍼드득’날아가기 바쁜데 겨울밤에는 웬만해서는 잘 날아가려 하지를 않는다.삵,족제비 같은 것들이 겨울밤의 이득을 보기 위해 그토록 농가 주위를 배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양이도 주로 밤에 비둘기 사냥을 하기 때문에 아침에 가보면 날개 깃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널려있다.

황조롱이(위)와 부엉이. 겨울에 동물들은 추위를 방어하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다.

이 밖에도 사슴이나 북극곰같이 열심히 움직여서 열을 내는 동물들도 있고 물범이나 수달처럼 따뜻한 바위 위에서 몸을 데우는 무리들도 있다.우리가 배운 생물학 교과서에는 북극곰들이 두터운 털 때문에 추위에 끄떡없다고 하지만 그들도 추우면 물에 들어가지 않고 빙산에 가만히 앉아서 햇빛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우리가 옷만 걸치고선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교과서와 달리 북극곰도 마냥 추위에 강한 건 아니다. 바위에 앉아서 햇빛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린다. 픽사베이
예외 없이 어떤 동물들에게나 겨울은 커다란 시련의 계절이며 이때 약한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은 많이 소멸된다.이 고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매우 치밀한 전략,전술이 필요하다.단지 차이라면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태워 이를 이겨내는 반면 동물들은 극히 에너지 보존적이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뿐이다.야생동물들도 겨울밤이 춥기는 우리와 매한가지다.


글ㆍ사진 최종욱 야생동물 수의사

(‘아파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저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28
  • 지구 행성 대충돌 달 탄생설 유력 "위성·지구 합친 뒤 분리" 새 가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리태백이 놀던 달아." 날씨가 좋은 밤이면 언제나 볼수 있는 친숙한 달. 하지만 아직도 인류는 달의 기원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한가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달,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것일가. 1969년 미...
  • 2013-09-25
  • 23일 11시 7분. 중국이 태원(太原) 위성발사센터에서 장정(長征)4호 병(丙) 운반로케트로 3번째 "풍운(風雲)3호" 기상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위성이 예정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했습니다. 이 위성은 궤도운행 중에 있는 두개의 "풍운3호" 기상위성망에서 운행되며 중국의 기상관측 능력과 중기 기상예보능력을 한층 제...
  • 2013-09-23
  • 성층권 외계 생명체 사진=영국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성층권 외계 생명체 성층권에서 외계 생명체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영국 BBC를 비롯한 영국 현지 언론은 셰필드 대학교 밀튼 웨인라이트 교수의 논문을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일제히 보도했다. 웨인라이트 교수는 이 논...
  • 2013-09-23
  • 상해 9월 21일발 신화통신(기자 장건송): 우리나라 과학가들이 생체공학, 인지과학과 현대정보기술을 융합시켜 의태계산기 신리론을 제기함과 아울러 세계적으로 첫 구조동태가 변화할수있는 의태계산기 연구제작에 성공했다. 21일, “신개념 고효능 계산기 체계구조 및 시스템연구개발”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가...
  • 2013-09-22
  • 9월 19일은 음력으로 8월 열닷새, 중국의 전통명절인 2013년 추석이었다. 천고마비의 계절,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중국 각지에서 휘영청 밝은 둥근달을 사진으로 본다. (사진설명: 산동성 청도에서 본 보름달) (사진설명: 호북 의창에서 본 고건물과 보름달) (사진설명: 베이징 노구교의 돌사자와 보름달) (사진설명: 베이...
  • 2013-09-21
  • “하선하고 나면, 우리는 자오룽(蛟龍)호에 대한 전면적인 검사와 수리를 진행할 예정이고 그 후, 4500미터 유인잠수정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후전(胡震) 자오룽호 시험응용항해 부(副) 총지휘관 겸 잠수정 본체 책임자는 16일 자오룽호 모선인 ‘샹양훙(向陽紅) 09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
  • 2013-09-17
  • (흑룡강신문=하얼빈)인도에서 성폭행방지 반지가 14일 출시돼 눈길을 끈다. 반지에는 작은 바늘모양의 침이 있고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을 넣을수 있는 자그마한 홈도 설계돼 있다. 이는 최근 인도에서 성폭행사건이 빈발하면서 성 폭행범을 대처하기 위해 생각해낸 여성들의 정당방위 무기이다. 출처:중국...
  • 2013-09-16
  • [서울신문 나우뉴스]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 교수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있다. 특히 교수는 시간여행은 미래로만 가능하며 현재로 돌아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 브라이언 콕스는 최근 열린 브리티시 과학 페스티벌의 연사로 나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콕...
  • 2013-09-16
  • [서울신문 나우뉴스]귀여운 외모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양이는 왜 개처럼 길들여지지 않을까? 최근 영국의 인간·동물관계학자 존 브래드쇼가 고양이의 비밀을 밝힌 책(Cat Sense)을 출간해 관심을 끌고있다. 마치 사람 위에 군림하는듯 행동하거나 개와는 달리 집나가 돌아오지 않는 고양이는 그 특징 때문에 많...
  • 2013-09-16
  • 중국이 시속 700km가 넘는 세계 최고속 헬리콥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최대 국영 우주항공업체인 중국항공공업집단 산하 중항공업헬기설계연구소가 회전날개 4개를 가진 틸트로터(tiltrotor)를 개발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틸트로터는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면서 고속...
  • 2013-09-13
‹처음  이전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