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대멸종은 잔인한 봄날에 일어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2월24일 08시32분    조회: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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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카페] 6600만년 전 철갑상어 화석의 뼈 성장층이 봄날 형태와 일치
 
 

6600만년 전 봄날 소행성 충돌로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 생명체 4분의 3이 멸종하는 순간을 그린 상상도./Joschua Knüppe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 시인 엘리엇은 시 ‘황무지’에서 1차 세계대전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은 땅에 다시 라일락이 피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중생대 백악기 미국 노스 다코타주의 봄날은 더 잔인했다. 사방에 꽃이 피고 막 알을 깨고 나온 어린 공룡이 어미를 찾을 때 하늘에서 불덩이가 떨어져 거의 모든 생명을 앗아갔다.
 
스웨덴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예론 반데르 루베 교수 연구진은 “6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을 부른 소행성 충돌은 봄에 발생했음을 화석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23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길이 10㎞ 소행성이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로 인해 지름 180㎞, 깊이 20㎞인 칙술루브 충돌구가 생겼다. 엄청난 양의 가스와 암석이 하늘을 뒤덮어 지구는 햇빛이 차단된 핵겨울을 맞았다. 육상 공룡을 비롯해 지구 생물종 75%가 이때 멸종했다.
 
◇생물종 75%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스웨덴 연구진은 유카탄 반도에서 3500㎞ 떨어진 미국 노스 다코타주의 태니스에서 당시 소행성 충돌 충격으로 흙과 나무, 동물 사체가 완전히 뒤죽박죽된 채 쌓여 화석이 된 곳을 연구했다. 소행성 충돌 당일 발생한 충격파로 높이 10m의 지진해일이 좁은 해역을 덮친 것이다. 연구진은 태니스에서 발굴한 어류 화석을 분석해 소행성 충돌이 봄에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원래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은 10년 전부터 발굴했다. 맨체스터대 연구진은 지난 2019년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화석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미세 유리 입자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입자는 충돌 15~30분 이후 대기로 퍼진 암석 알갱이가 결정이 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태니스의 철갑상어는 소행성 충돌 직후 죽었다는 말이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웁살라대 멜라니 듀링 연구원은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발굴한 철갑상어목 어류 화석 6점을 새로 분석했다. 입자가속기에서 나온 X선으로 지느러미뼈에서 얇은 세포 성장층을 조사했더니 두께가 봄철 성장 형태와 일치했다. 뼈 세포층은 봄에 두꺼워지고, 여름에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가을이 오면 다시 얇아진다.
 

 
미국 노스 다코타주 태니스에서 나온 6600만년 전 철갑상어 화석. 세포 성장층의 두께와 탄소 동위원소 비율이 사망 시기가 봄임을 알려준다./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뼈 성장, 동위원소 비율이 봄과 일치
연구진은 철갑상어의 뼈에 있는 탄소 동위원소도 측정했다. 탄소 동위원소는 원자량이 12인 탄소12와 13인 탄소13이 있다. 물고기는 날씨가 따뜻하면 광합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식물처럼 광합성을 하는 플랑크톤은 탄소13 동위원소가 많다. 연구진은 철갑상어 지느러미 뼈에서도 탄소13 동위원소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플랑크톤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여름철 수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철갑상어들은 봄에 죽어 화석이 됐다고 밝혔다.
 
맨체스터대 연구진도 지난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태니스 화석의 탄소-산소 동위원소 비율이 물고기가 늦은 봄이나 여름에 죽었음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스웨덴 연구진은 입자가속기로 화석의 성장층을 세포 단위까지 확인해 사망 시기를 더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었다.
 
스웨덴 연구진은 북반구 봄에 소행성이 충돌한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시기 남반구 동물들은 겨울잠을 준비하고 있지만 북반구에서는 대부분 생물들이 밖에서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해 피해가 더 컸다는 것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케이 베렌스마이어 박사는 사이언스에 “스웨덴 연구진이 태니스 화석의 연대 측정과 분석에 좋은 기준을 세웠다”며 “이처럼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생물이 매장된 매우 드문 화석은 이런 수준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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