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고속도로에서 있은 일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31일 08시10분    조회:128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9)

◇김금단(심수)

 

 
아빠트 서재에서 서쪽으로 심수-산두행 고속도로가 보인다. 매번 고속도로를 바라보노라면 폭우로 혜주에서 심수로 가는 퇴근길이 막혀버려 혜주 담수와 심수 룡강행 고속도로를 세번이나 오가며 고속도로 옆의 집을 찾지 못해 애 태우던 일이 떠오른다. 그 때 지면보다 10메터 높은 고속도로는 집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였다.

 

북방과 달리 여기는 폭우가 마치 하늘에서 대야로 물을 퍼붓듯 내릴 때가 많다. 그것도 어떤 때는 한시간에 100미리메터씩 넘을 때가 많다.

그 날은 2008년 6월 13일이였다. 폭우 때문에 야근하지 않고 다섯시 반에 바로 퇴근하였다. 회사 대문 맞은편에서 공공뻐스를 기다렸지만 뻐스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10여분 기다려서 오토바이가 보이자 품질부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큰길까지 나왔다. 나는 호주머니에 차비만 넣고 다니다 보니 가방에 특별히 큰돈이 없었는데 친구는 일전 한푼 휴대하지 않아 오토바이, 뻐스 비용을 내가 전부 냈다. 거기서 동관으로부터 시내로 들어오는 뻐스에 올랐다. 시내 중심에 도착해서 나는 친구와 갈라져 심수로 가는 뻐스역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폭우로 길이 물에 잠겨 교통이 중단되였다면서 어떻게 심수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가방을 들여다보니 50여원 남아있다. 이 돈으로 호텔 방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고속도로로 택시를 타고 심수의 집까지 가려면 턱도 안되였다. 시간이 지나면 교통이 회복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무작정 기다렸다. 기다려도 뻐스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회사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친구가 있는 아빠트가 있는 곳이 지형이 낮아 물이 겨드랑이까지 온다는 말을 듣고 친구한테도 갈 수 없었다. 폭우는 계속해서 내리고 애는 열이 나서 남편이 청가 맡았는데 다행히도 괜찮다고 한다.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서 어느 한 사람이 심수의 친구를 부르고 있었다. 집으로 가야 했기에 체면을 무릅쓰고 함께 태워달라고 했다. 고속도로 옆의 집을 내가 아니깐 고속도로에서 나를 내려주면 된다고 했다. 다 같이 겪는 어려움이라 그 분은 차에 함께 태워주겠다고 흔쾌히 응낙했다. 끝내 그 분의 친구 차에 앉아 고속도로에서 집을 향해 달렸다. 고속도로 입구에서 5분 정도면 집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폭우가 억수로 쏟아지고 캄캄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가 높은 고속도로에서 집을 내려다 찾자니 어디가 어딘지 분별이 안되였고 금방 룡강 고속도로 출구까지 왔다. 집으로 가는 첫 길은 실패했다.

또다시 혜주 담수까지 돌아가는 길에서 집을 찾아 고속도로에서 내려야 했다. 나의 사정을 말씀드려 어렵게 다시 생면부지의 처음 보는 분의 차에 앉았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고속도로 옆까지 나와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남편은 보이지 않고 얼마 안되여 차가 혜주 담수 고속도로까지 도착했다.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차가 빨리 달려서인지 이번에는 남편이 고속도로 옆에서 기다렸지만 집 부근에서 내리지 못하고 두번째로 또 실패했다.

아무 차나 사정해서 타면 온 저녁 고속도로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집을 찾을 것 같지 못했다. 똑같은 방법을 쓸 수 없었다. 고속도로 입구의 매표부 아저씨 보고 나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그 아저씨께서 심수 룡강 컹즈까지 가는 자가용 주인에게 나의 상황을 말씀드렸고 그래서 나는 승산이 있게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기사분 아저씨가 차를 천천히 운전한 덕분으로 끝내 몇분 만에 고속도로 옆에서 나를 기다리는 남편을 발견할 수 있었고 마침내는 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 11시가 다되였다. 딸애는 혼곤히 잠자고 있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 때 나를 차에 태워주었던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교통이 중단된 상태에서 50여원으로는 집으로 가기까지는 불가능한 일이였지만 얼굴도 잘 모르는 분들의 도움으로 나는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집을 찾아 세번이나 오가던, 폭우가 내리던 그 날의 경험은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주었다. 그 후의 생활에서 많은 애로에 부딪칠 때마다 한번 안되면 두번, 두번 안되면 세번 노력하는 자세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게 되였다.

그 날, 집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어 비록 초조하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평정심으로 돌이켜볼 수 있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아있다. 집을 찾지 못해 고속도로에서 방황하던 그 길은 사랑하는 딸과 남편 곁으로 가는 길이였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과의 인연은 스치는 인연이였지만 나에게 젊은 청춘시절의 한단락의 잊지 못할 값진 이야기를 선물해주었다.

세상은 아름답다. 왜냐 하면 세상에는 오늘도 말없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기획 [한국친구 길림체험]— 쌀의 이야기 (2) 구태편(하) 전통 쇠가마에 성공한 쌀밥, 실패한 누룽지 안내원이 전람관 2층에서 리모콘을 누르자 건물의 북쪽 창문에 걷혀져있던 커튼이 한번에 량쪽으로 쫙 젖혀지더니 초대형 유리 창문 밖으로 일망무제한 황금물결이 한눈에 안겨왔다. 일행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 2021-08-27
  • "사랑으로 가는 길"프로에 등장한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의 막바지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스튜디오에서는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 제239기 촬영이 한창이였다. 그 현장에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이 주역으로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연변조선족자치주자선총회와 함...
  • 2021-08-11
  •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뢰봉식’부부 박철원,김봉선의 이야기 박철원, 김봉선부부는 퇴직 후 ‘연길시 뢰봉학습 10대 선진'으로 표창받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락으로 삼고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면서 여생을 불태...
  • 2021-08-06
  • 한 평범한 공산당원 최청숙선생의 고백 봉사와 헌신으로 공산당원의 본색을 지켜온 나날들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최청숙선생 지난 2020년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역정이 제일 엄중할 때 어김없이 월급을 받아 안게 된 퇴직교원 최청숙선생은 가슴이 뭉클해냈다. “아니, 이토록 어려운 처지에서도 당과 정부에...
  • 2021-08-04
  • 쓰레기 더미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하면서 생활하던 80대 로인이 쾌적한 생활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왕청현 천교령 삼림공안국 청송파출소에서는 ‘애민사랑 실천 방문 활동’을 전개한 가운데 관할구역 내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악취가 나 주민들...
  • 2021-07-13
  • 4월 15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만 되면 그 때 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나는 인생의 일대 전변을 가져왔다. 운명은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 나는 훈춘 태생이다. 7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문 월청으로 이사갔다. 고중을...
  • 2021-07-01
  • 《길림신문》은 ‘사랑+릴레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부동한 주제로 계렬 공익행사 진행, 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며 사랑 릴레이를 이어가려 합니다. 지난달 ‘사랑+릴레이’-‘고마움 전하기’ 주제로 진행된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가운데 기타 따뜻한 사연...
  • 2021-06-22
  • 머리글: 중국조선족은 중국공산당이 백여년전부터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준 호칭이며 혜택이다.중국조선족은 신민주주의 혁명시기로 부터 항일전쟁,해방전쟁시기에 이르기까지,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시기로부터 개혁개방,사회주의현대화 건설시기에 이르기까지 중국공산당의 령도하에 전국의 여러 민족 인민...
  • 2021-06-10
  • ‘6.1' 국제아동절을 맞으며 길림 백산방대그룹에서는 백산시조선족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위문하고 명절의 축복과 함께 장학금과 도서 등을 전달했다. 백산방대그룹 녕봉련(왼쪽)리사장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5월 26일, 백산방대그릅 당위서기이며 리사장 녕봉련과 이 그룹의 10여명 당원, 청년지원자들은 민족단결...
  • 2021-05-31
  • 수박할머니 (西瓜奶奶),연변의 1세대 ‘왕훙’이라 칭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이시다.   모멘트와 미니블로그(微博)가 성행하던 시절, 지금의 ‘왕훙’들만큼 얼굴이 많이 알려진 수박할머니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결코 SNS덕분이 아니였다. 바로 연변축구였기에 가능했다.   ...
  • 2021-05-29
  • 5월 21일, 심양시 황고구 명북사회구역 ‘당창건 100주년 경축’ 계렬활동 일환으로 명렴로조선족로인협회는 당사학습과 더불어 ‘자신의 사상인식 이야기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89세 리의숙 로인은 자신의 입당이야기 등을 통해 초심을 수호하는 중국공산당원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리의숙 ...
  • 2021-05-25
  • 30여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나는 수많은 제자들을 졸업시켰다. 제자들과 떨어진 후 련락이 있든 없든 때로는 기억의 편린들이 떠올라 그들의 삶이 궁금할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부질없는 로파심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문뜩문뜩 제자들이 나의 위챗을 노크한다.   며칠전 늦은 저녁, 딩동- 메세지가 도착했다. 상해에 ...
  • 2021-04-20
  • [수기72]교장선생님이 들려준 추억의 홍색교양이야기 기억이란 어제 있었던 일도 가물가물 잊혀질 때도 있지만 몇십년이 흘러도 색바래지 않게 생생히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는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한해다. 요즘 우리 당 력사를 학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떠오르는 한가지 추억, 그것은 40여...
  • 2021-04-19
  • 항미원조 전쟁터에서 로획한 미군의 숟가락을 오늘까지 70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는 로전사(90세)가 있다. 포성이 천지를 진감하던 그 가렬처절한 전쟁년대 생사고락을 같이 하던 전우들이 그리워 오늘도 하루 세끼 식사를 이 숟가락으로 해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로전사, 그분이 바로 장춘시 정월고신기술개발구에서 만년을...
  • 2021-04-14
  • [수기] 그 시절 그 동네 그리고 정 많은 사람들 김순희 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날을 맞이한 이 때 나는 가끔 창가에 기대여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손에 손군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에 손군들의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장면을 내려다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근 60년전의 천진란만했던 그...
  • 2021-04-07
  •     우리에게 설은 최대 명절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고향을 찾아가 어르신들께 세배를 올리고 함께 모여 도란도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명절입니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 안부를 묻고 설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코로나시대를 겪으면서 우리에...
  • 2021-02-19
  • [연변애심어머니협회]“청소년 꿈터” 설맞이행사   음력설을 앞둔 2월 8일, 연변애심어머니협회(회장 방선화) 사무실은 명절분위기로 북쩍거렸다. 아침부터 각자 집부엌에서 애심표양념에 어머니손맛을 더해 달달 지지고 볶아 만든 맛갈스런 반찬들을 량손 가득 걸머쥔 협회 회장들과 부장들이 륙속 사무실...
  • 2021-02-09
  • [수기 ]‘주소 없는 편지’ 허동철 지난 한가위 추석을 앞두고 조카 허매화(연변전업국 고급 회계사)한테서 삼촌께 드릴 말씀이 있다며 연집강뚝 부산돌솥밥집에서 만나뵙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는 약정한 시간에 똑 같이 도착했습니다. 점심 밥상을 마주하고 조카는 썩 오래전부터 별렀다면서 만나고저 한 ...
  • 2021-02-07
  • 글/ 일본 김미란   김미란: 遼東大学 생물학부 졸업, 도문시 제1고급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 현재 일본 金澤企画国際株式会社에 재직중   애들 학교 때문에 도쿄로 이사해 오던 때가 이른 봄이었는데 벌써 늦가을에 들어서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세월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는 느낌이 종종 든다.  하지만...
  • 2021-01-29
  • 12월 24일 한국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프로그램에서 우수상 수상-   1952년 12월 중국 화룡시 출생, 현재 천안시 두정동 거주.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나는  60대 후반에 들어선 할미꽃입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흥취가 있어서 소학교에 입학...
  • 2021-01-2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